“이 정도 스케일이면 실사 영화로도 나갔으면 좋겠다.”
배우 김강우가 1일 오전 네이버 바이브(VIBE)를 통해 진행된 ‘극동’의 온라인 제작보고회에서 “녹음하면서 땀을 정말 많이 흘렸다. 저는 두 발로 녹음하러 들어가서 네 발로 기어나왔다.(웃음)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영화 ‘극동’(감독 곽경택, 제공 네이버 바이브, 제작 네이버 바이브・㈜잉크스팟・필름295)은 세계 평화를 위협할 천문학적 규모의 비자금을 차지하려는 자들이 벌이는 일촉즉발 첩보 스릴러. 네이버 바이브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 미스터리 스릴러 ‘층’(2021) 이후 두 번째 오디오 무비다.

곽 감독은 영화의 시작에 대해 “탈북한 지 십수 년 된 북한 정치 호위부 출신 탈북자를 만나 얘기를 나누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 친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북한에 전설적인 인물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얘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그때부터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캐스팅에 대해서는 “오디오 무비지만 들으면서 배우까지 같이 연상을 하게 되지 않나. 그래서 이미지적으로도 캐릭터와 맞아야 했다. 성우가 아닌 배우들의 연기가 목적이니까, 힘들어도 도전해줄 배우들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친구’(2001), ‘똥개’(2003), ‘태풍’(2005), ‘사랑’(2007), ‘눈에는 눈 이에는 이’(2008), ‘통증’(2011), ‘극비수사’(2015), ‘희생부활자’(2017),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2019) 등 범죄부터 로맨스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해 온 곽경택 감독이 시나리오를 썼고 오디오 무비 연출을 맡았다.
이날 곽경택 감독은 “감독의 입장에서 끝까지 가주는 연기자들이 고맙다. 어떻게 보면 녹음실에 누워서 실제처럼 가정하고 연기하는 게 우스꽝스러울 수 있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느냐’면서 안 할 수도 있는데 이들이 다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부산행 열차에서 80% 정도 완성된 믹싱을 들어봤는데 너무 벅찼다.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열띤 녹음 현장을 전했다. 김강우, 유재명, 곽동연은 오로지 목소리만으로도 첩보물을 완성했다.

먼저 국정원 소속 러시아 주재 영사 안태준 역의 김강우는 이날 “가상화폐라든지 러시아 소재 얘기가 너무 현실에 있을 법한 얘기였다”며 “곽경택 감독님과 작업을 한다는데 제가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북한의 비자금 관리자 이수영 역의 유재명은 “곽경택 감독님이 다른 영화 촬영중 대본을 보내주셔서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었는데 이게 스케일이 커서 오디오물로 가능할지 궁금했다. 근데 결과적으로 너무 재미있는 작품을 하게 된 거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고도로 훈련된 북한 해커 집단의 리더 강영식 역할을 맡은 곽동연은 이 영화에 대해 “갓 튀긴 찹쌀 탕수육 맛이다”라고 극찬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고 각국 다양한 장소를, 생소한 장소를 어떻게 구현할지 궁금했다”라며 “곽 감독님과 두 선배님의 성함을 듣는 순간 제가 무조건 해야겠다 싶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북한군인이라는) 직업적 카리스마가 필수적으로 보여야 했다. 인물들과 대립할 때마다 긴장감이 팽팽하게 유지되려면 강한 기운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감독님이 세심하게 디렉션을 주셔서 원하는 방향의 캐릭터 색채가 전해져서 믿고 나갔다”고 전했다.
김강우는 힘들었던 녹음 과정을 떠올리며 “저는 첫날 세수도 안 하고 녹음을 하러 걸어들어 갔다가 나올 때 네 발로 기어서 나왔다. 세밀하게 연기를 해야해서 예민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곽동연이 나이에 비해 내공이 깊어 놀랐다면서 “‘저 친구가 혹시 탈북자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실제로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칭찬해 웃음을 안겼다.
이에 곽동연은 “몇 주 동안 북한 사투리를 준비했다. 언어 선생님이 실제 탈북자 출신이셔서 녹음해주신 것들을 들으며 연습했다. 그 바이브를 몸에 익히는 수밖에 없어서 반복된 연습을 계속 했다”고 타고난 듯한 북한 사투리를 쓴 비결을 전했다. 이어 “비주얼적인 요소가 없음에도 많은 상상이 돼서 신기했다. 제게는 값진 경험이었다”라고 김강우와 유재명의 연기를 칭찬했다.

곽동연의 북한 사투리 연기에 대해 곽경택 감독은 “물론 기대는 했지만 너무 놀랐다. 80% 이상 다 잡아와서 깜짝 놀랐다”고 극찬을 보탰다.
이어 곽경택 감독은 “실제 영화 촬영장에서는 (실사이기 때문에)액션 연기를 하면 되지만, (오디오 무비는 안 보이지만) 목소리 연기를 하면서도 액션을 부탁했다”며 “저는 (목소리만으로도) 캐릭터의 특성을 잡아내야만 했다. 녹음실에서 연기자들과 마치 레슬링을 한 기분이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써서 그들의 감정을 끌어내려고 노력했다”고 촬영 과정을 전했다.
‘꿀보이스’ 칭찬을 들은 유재명은 “목소리에 자신감이 있는 배우들이 많으실 텐데 저는 처음에 들어갈 때 불안했다. 감독님의 디렉션 하에 녹음을 하면서 찾아나갔다”며 “저는 네이티브 북한 사투리보다 외국에서 살아서 중화된 중간의 북한 사투리를 찾으려고 했다”라고 캐릭터를 소화한 비결을 밝혔다.

유재명과 영화 ‘소방관’(개봉 예정)을 같이 했다는 곽 감독은 “워낙 연기폭이 넓어서 부탁했다. 아니나 다를까 정말 캐스팅을 잘했다는 생각이다”라고 칭찬했다.
연기력을 갖춘 세 배우와 곽경택 감독이 만난 ‘극동’이 음향과 음악이 어우러진 오디오 콘텐츠 영화로서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달 26일 네이버 바이브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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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네이버 바이브 V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