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전쟁'에서 외도를 저지르고 아내와 두 딸을 죽인 역대급 살인마부터 30년에 걸친 '가스라이팅'의 피해들이 등장했다.
5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예능 프로그램 '장미의 전쟁'에서는 세계 각국의 기상천외한 전쟁 같은 사랑 이야기들이 소개됐다.
먼저 이상민은 미국의 역대급 살인마로 변한 주인공은 미국 남성 크리스토퍼 와츠, 그는 아버지에게 "아내가 아이들을 죽였고 그래서 아내를 죽일 수밖에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거짓말이었다.
크리스는 아내 섀넌과 결혼 후 두 딸을 낳으며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심지어 아내 섀넌이 셋째 아이를 임신했던 상황. 그러나 크리스는 실상 밖에서 '싱글'인 척 외도를 저지르고 다녔다. 심지어 그는 자신에게 반한 직장 동료 니콜이 결혼 여부를 묻자 "두 딸이 있다. 그런데 아내와 별거 중이며 이혼을 앞두고 있다"라고 천연덕스럽게 거짓말했다. 결혼반지도 빼고 다녔다. 외도 상대에는 남자도 있었다. 양성애자 성향이었던 것.
결국 크리스는 셋째를 임신한 아내를 목졸라 살해했다. 또한 그는 죽은 아내를 차 뒷좌석에 태운뒤 두 딸도 함께 차에 태워 석유 회사로 향해 딸들도 살해했다. 첫째 딸은 차에서 눈을 뜨지 못하는 죽은 엄마를 보며 "엄마 괜찮아?"라고 계속 물었다. 크리스가 둘째 딸을 먼저 코와 입을 막아 죽일 때에도 지켜보던 첫째 딸은 "아빠 나한테는 그러지 마"라고 호소했다. 이후 크리스는 아내는 암매장했고, 두 딸은 석유회사 오일탱크에 유기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 따르면 부검 결과 두 딸의 폐에서 기름이 검출 돼 오일 탱크에 넣어질 때까지 살아있었을 것으로 추정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재판 과정에서 크리스는 3연속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크리스의 모친은 "나는 아들을 용서한다"라며 아들에 대한 변명 가득한 책을 출간했다. 더욱이 크리스는 계속해서 감형을 위해 변호사들을 선임하고 있다고 알려져 공분을 더했다.

그런가 하면 코미디언 김지민은 영국의 가스라이팅 사건을 소개했다. 가스라이트는 1940년도에 '가스 라이트'라는 연극에서 유래됐다. 극 중 남자가 아내가 가진 보석을 찾기 위해 밤마다 집을 뒤지는데 집을 뒤지려면 가스등(가스라이트)을 이용해야 했고, 아내가 이를 의심할 때마다 오히려 아내를 탓하며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에 가스라이팅 피해자는 자존감이 남아지고 정서적 불안과 압박감에 시달릴 수 있었다.
영국 여성 샐리 챌런은 지독한 가스라이팅의 피해자였다. 그는 15세 시절 22세였던 남자 리처드를 만났다.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나고 자란 샐리는 첫 남자 친구인 리처드와 사랑에 빠졌고, 지독한 가스라이팅에 시달렸다. 결국 리처드의 뜻대로 임신을 했지만 제대로 인정도 받지 못한 채 불행한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
리처드는 외도를 일삼으면서도 "네가 이상한 거야"라며 샐리를 탓했다. 의존적인 삶을 살던 샐리는 자식들의 도움으로 성매매 업소에서 리처드가 붙잡히자 간신히 이혼했다. 그러나 결국 재결합을 요청했다. 이에 리처드는 샐리에게 외출 시 동행, 낯선 사람과 대화 금지, 말할 때 이의 제기 금지, 이혼소송 제기할 경우 주택 권리 포기하고 한화 3억 원에 해당하는 위자료만 받을 것이라는 불합리한 조건을 걸고 재결합했다.
이후 불안과 우울을 오가던 샐리는 리처드의 핸드폰에서 오랜 기간 통화한 내연녀 전화를 발견했으나, 리처드는 계약 조건대로 질문하지 말라고 뻔뻔하게 나왔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아내가 아니라 꼭두각시로 생각해왔다는 걸 깨달은 샐리는 이성을 잃고 자기가 차린 저녁을 먹고 있는 리처드를 보고 30년 참은 분노와 울분을 망치에 담아 뒤통수를 20번 내려쳤다. 그리고 자수 전 죽은 리처드에게 쪽지를 남겼다. '사랑해'라고. 바로 리처드가 샐리에게 가스라이팅을 할 때마다 "나는 널 사랑하니까"라고 말한 것을 되돌려준 것.

이후 1심에서 재판부는 질투심에 남편을 죽인 살해범이라 판단해서 22년 후 가석방하는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재심에서는 샐리의 가스라이팅 피해를 인정했다. 이에 살인죄에서 과실 치사죄로 죄목이 바뀌어 9년 4개월 징역형이 선고됐다. 사건 10년 만에 석방된 샐리는 정신적 학대를 인정받은 판결로 이목을 끌었고, 비로소 본인의 삶을 찾아 가족들과 여행을 다니는 등 자신을 위한 삶을 향해 노력 중이었다.
이에 양재웅은 "저한테 오시는 많은 샐리 연령대의 분들이 계시다. 남편이 외도를 하고 있고 오랜 시간 정당화 하고 있다. 처음엔 그러지 않았는데 용인하고 허락하는 게 있다 보니 뻔뻔해졌다. 가스라이팅 피해자 분들이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남편의 울타리 안에선 내 능력은 모른다. 거기서 나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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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에브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