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전쟁'이 영화보다 영화 같은 실화 '갓 마더' 아순타 마레스카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5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예능 프로그램 '장미의 전쟁'에서는 유튜버 이승국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사건을 소개했다. 바로 50주년을 맞은 영화 '대부'보다 더 영화 같은 마피아 '대모' 아순타 마레스카의 이야기였다.
아순타 마레스카는 이탈리아 나폴리 최초의 여성 마피아 보스로 군림한 인물. 소피아 로렌을 배출한 미인대회 출신인 그는 작고 예쁜 얼굴로 인해 주위로부터 '푸페타(작은 인형)'로 불리며 배우로서의 성공을 꿈꿨다.
그러나 미인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아순타 마레스카의 인생은 크게 달라졌다. 이탈리아 4대 마피아 중 하나인 카모라의 지부 보스로 있던 파스쿠알레 시모네티가 대회에 출전한 아순타를 보고 첫눈에 반한 것. 시모네티는 아순타의 우승 3일 뒤 집으로 찾아갔고 아순타를 모르고 있던 사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결혼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소 황당할 수도 있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순타는 시모네티의 박력에 반해 사랑에 빠졌다. 시모네티가 아순타보다 12세나 많았으나 두 사람은 짧은 연애 후 아순타가 성인이 된 다음 해 곧바로 결혼했고 빠르게 아이도 가졌다. 하지만 시모네티가 시장에서 누군가의 총에 맞아 숨을 거두며 불 같은 사랑도 끝났다.

시모네티는 아순타의 품에서 숨을 거두며 "토니"라는 말을 남겼다. 이에 아순타는 '토니'가 범인이라고 생각에 수소문했고, 과거 시모네티와 절친했던 옛 친구 안토니오가 '토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경찰은 아순타의 고발을 증거가 없다며 외면했고, 아순타는 직접 시모네티의 복수를 하기로 결심했다.
이에 그는 시모네티가 사줬던 가방에 그의 신분증과 결혼반지, 총 한 자루를 넣고 남편이 죽었던 시장 어귀의 술집으로 향했다. 그는 그 곳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토니' 안토니오에게 "나가서 나랑 잠깐 얘기 좀 하자"고 말했다. 이는 마피아 세계에서 결투를 신청하는 은어였다. 이윽고 아순타는 자신을 따라 나와 차에 타려던 안토니오가 자동차 문을 연 순간 곧바로 총알 26발을 난사해 즉사시켰다.
두 달 뒤 체포된 아순타는 구치소에서 아들을 낳았다. 4년 뒤 그의 재판은 공개적으로 진행됐다. 나폴리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전역에서 아순타가 '죄 지은 프리마돈나'라고 대대적으로 알려졌고, 이에 법원이 마비될 수준으로 인파가 몰렸던 것. 나폴리 법원 측은 처음으로 확성기를 달아 대판 내용을 밖에서 들을 수 있도록 공개했다.

아순타는 죽은 남편의 복수를 대신한 영화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동정 여론을 받았다. 그러나 살인죄를 피할 순 없었고, 18년 형을 선고받고 10여년 뒤 출소한 그는 청소년이 된 아들과 재회했다. 출소 후 남편을 이어 보스 자리를 제안받았던 아순타는 이를 단칼에 거절했다. 그러나 18세 청소년이 된 아순타의 아들이 건축 현장에 일을 하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고 실종돼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이에 아순타는 아들 역시 누군가의 복수로 세상을 떠났다고 직감했다. 그는 결국 마피아 보스가 돼 복수를 끝내기로 결심했다. 그는 빠른 시간 안에 패권을 장악하는가 하면, 언론을 이용해 라이벌 마피아 보스를 협박하는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피의 전쟁'에 연루됐던 그는 체포돼 출소했으나 조직이 와해돼 시골에 은둔하며 생을 마감했다.
이에 이탈리아 경찰은 아순타가 영향력 있는 마피아 보스임을 감안해 그의 장례식에 사람들이 몰릴 것을 우려, 공식적인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영화보다 영화 같은 '갓마더' 아순타의 이야기가 '장미의 전쟁' 멤버들의 시선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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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에브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