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EXID(이엑스아이디) 출신 배우 하니(안희연)와 공개 열애 중인 정신과전문의 양재웅이 '장미의 전쟁'에서 입담과 자상한 조언으로 매력을 드러냈다.
5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예능 프로그램 '장미의 전쟁'에서는 믿기지 않는 전쟁 같은 사랑 이야기들이 소개됐다. 이 가운데 고정 멤버 중 양재웅이 정신과 전문의로서 가해자와 피해자들에 대한 분석에 더해 진심 어린 조언을 덧붙였다.
먼저 이상민은 미국에서 발생한 역대급 치정극 살인 사건을 소개했다. 바로 미국 남성 크리스토퍼가 외도를 저지른 뒤 아내 섀넌과 두 딸을 모두 살해한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크리스토퍼는 섀넌과 두 딸을 낳은 것은 물론 셋째 아이까지 가지며 가정을 꾸렸다. 겉 보기에 자상한 남편이자 아빠였던 그는 알고 보니 수차례 외도를 저질렀다. 밖에서는 결혼반지도 끼지 않고 별거 중인 척 해 외도 상대들도 크리스토퍼의 결혼 여부를 정확히 알지 못했을 정도였다.
이 가운데 크리스토퍼는 셋째를 임신한 아내를 목 졸라 죽이고, 아내의 시신을 태운 차에 두 딸을 함께 태워 이동한 뒤 딸들도 죽이는 천인공노할 짓을 저질렀다. 그는 아내는 암매장하고 두 딸은 석유회가 기름 통에 유기한 뒤 천연덕스럽게 "아내가 떠났다"라며 내연녀에게 전화해 외도를 일삼았다. 심지어 두 딸은 부검 결과 폐에서 기름이 발견돼 유기될 때까지 숨이 붙어 있던 것으로 추정됐다.
크리스토퍼는 결국 재판에서 3연속 가석방 없는 공소시효를 판결받았다. 그러나 그의 모친은 "나는 아들을 용서한다"라며 크리스토퍼에 대한 변명 가득한 책까지 출간해 공분을 샀다. 심지어 크리스토퍼는 계속해서 감형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분노를 자극했다. 이에 양재웅은 "엄마가 아들을 장애성 인격으로 키운 것 같다"라고 의견을 내놨다. 충격적인 사건에 모두가 입을 다물기 어려운 상황에도 침착하게 전문가로서 의견을 내는 그의 모습이 시선을 모았다.

뒤이어 김지민은 영국에서 발생한 '가스라이팅' 살인 사건을 소개했다. 영국의 여성 샐리 챌런이 7세 연상의 남편 리처드를 망치로 20번 넘게 내리쳐 사망하게 했으나 살인죄가 아닌 과실치사죄로 처벌받은 일이었다. 알고 보니 샐리가 15세였던 시절 처음 만난 리처드가 30년 넘는 시간 동안 가스라이팅으로 아내를 핍박해왔던 것이었다.
이에 따르면 샐리는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라 15세에 첫 남자친구로 당시 22세였던 리처드를 만났다. 리처드는 "내가 널 사랑해서 그래"라는 교묘한 말로 샐리를 의존적으로 만들며 압박했고, 어린 나이에 임신하게 만든 뒤 결혼했다. 그러나 결혼 후에도 샐리의 모든 수입을 가져가면서 외도를 일삼는 등의 만행을 저질렀다.
결국 샐리는 리처드가 인신매매 성매매 업소에서 체포된 뒤 두 아들의 도움으로 이혼에 성공했다. 그러나 오랜 시간 '가스라이팅'에 시달려온 샐리는 리처드를 떠나지 못했다. 이에 그는 외출 시 동행, 낯선 사람과 대화 금지, 이의 제기 금지, 이혼소송을 제기할 경우 함께 살던 주택의 권리를 포기하고 한화 3억원 가량의 위자료만 받는다는 굴욕적인 계약까지 받아가며 리처드와 재결합했다.
하지만 재결합 후 샐리는 리처드가 오랜 시간 연락해 온 내연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샐리가 따지려 하자 리처드는 재결합 계약 조건을 들먹이며 질문하지 말라며 뻔뻔하게 나왔다. 결국 샐리는 이성을 잃고, 그 순간에도 자신이 차려준 저녁을 먹고 있던 리처드의 뒤통수를 망치로 20번 내려쳤다. 이후 그는 자수하기 전 죽은 리처드에게 "사랑해"라고 적힌 쪽지를 남겼다. "너를 사랑해서 그래"라던 리처드의 말을 되갚아준 것.

영국 재판부는 1심에서 샐리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징역 22년 후 가석방을 선고했다. 그러나 재심에서 과실 치사죄로 죄목이 변경됐고 9년 4개월의 징역형으로 감형됐다. 이에 사건 10년 만에 석방된 샐리는 '가스라이팅'을 '정신적 학대'로 인정받은 판결로 영국 전역의 이목을 끌었다.
이와 관련 양재웅은 '가스라이팅'이 어떻게 피해자들을 옭아매고 괴롭게 하는지를 설명했다. 무엇보다 그는 "저한테 상담을 오시는 많은 '샐리' 연령대의 분들이 계시다"라며 진심 어린 조언을 내놨다.
그는 "많은 분들이 남편이 외도를 하고 있고 오랜 시간 정당화 하는 걸 겪고 있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이어 "그 분들도 '가스라이팅' 가해자들이 처음부터 그러지 않았는데 사과하면 용서하고 다시 반복되는 과정에서 용인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 있다 보니 가해자들이 더 뻔뻔해지는 걸 겪었다"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양재웅은 "'샐리' 같은 분들이 용기를 가지셨으면 좋겠다"라며 "남편의 울타리 안에 있으면 정확한 내 능력을 모를 수밖에 없다. 거기서 나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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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에브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