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을 때도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배우 다니엘 헤니(43)가 6일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만나 뵙게 되어 너무 기쁘다. 이번에 스케일이 큰 영화로 다시 한국 관객들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하다. 한국에서 저를 계속 찾아주시는 게 너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같이 복귀 소감을 전했다.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감독 이석훈, 제공배급 CJ ENM, 제작 JK필름·CJ ENM·영화사 창건)은 글로벌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다시 만난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 분)과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분), 여기에 뉴페이스 해외파 FBI 잭(다니엘 헤니 분)까지 각자의 목적으로 뭉친 형사들의 예측불허 삼각 공조 수사를 그린다. 다니엘 헤니는 잭 역할로 캐스팅돼 현빈(41), 유해진(53), 윤아(33)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공조2’는 지난 2019년 개봉한 영화 ‘돈’(감독 박누리)에 다니엘 헤니가 특별출연한 이후 3년 만의 한국 작품이며, 주연작으로는 ‘스파이’(감독 이승준) 이후 9년 만이다. 이에 다니엘 헤니는 “저도 항상 한국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어려움이 있다. 제가 한국어를 완전히 잘하지 못 해서 기획사와 얘기를 하곤 하는데, 특히나 미국에 있다보니 스케줄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도 어렵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다니엘 헤니는 2005년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데뷔해 ‘도망자 플랜B’ ‘봄의 왈츠’ 등의 드라마와 ‘마이 파더’(감독 황동혁), ‘미스터 로빈 꼬시기’(감독 김상우), ‘파파’(감독 한지승), ‘스파이’, ‘돈’ 등의 한국영화에 출연했다. 해외에서는 ‘크리미널마인드’ 시리즈, ‘일야경희’, ‘상하이 콜링’, ‘라스트 스탠드’, ‘엑스맨 탄생: 울버린’ 등에 주조연으로 이름을 올려 한국계 미국 액션 스타의 에너지를 과시했다.
이날 다니엘 헤니는 “제가 한국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전세계에서 K컬처에 대해 얘기해 뿌듯하다. 외국에서 ‘기생충’에 대해 얘기한다”며 “한국이 규모로는 작은 나라인데, 훌륭한 콘텐츠가 많고 무엇보다 창의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훌륭한 작품들이 많이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물며 TV광고의 퀄리티까지 훌륭하다. 한국 사람들이 근면 성실해서 이런 콘텐츠들이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황동혁 감독의 전작 ‘마이 파더’(2007)에 출연했던 그는 “당시 저도 신인이었고 황 감독님도 큰 프로젝트의 상업영화는 처음이었다. 그때는 저희 둘 다 아이였는데 요즘엔 할리우드에서 ‘오징어 게임을 봤냐’고 한다. 저도 자랑스럽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사랑을 피부로 느낀다”고 전했다.
‘공조’(2017)의 1편에 출연하지 않았던 다니엘 헤니는 2편에서 미국 FBI 잭으로 분해 림철령 역의 현빈, 강진태 역의 유해진과 삼각 공조를 펼쳤다.
현빈과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극본 김도우, 연출 김윤철) 이후 17년 만에 재회했다. “그때는 제가 아이였던 거 같다. 17년이 지난 후에도 다시 연기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공조’처럼 제가 노력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면 너무 좋을 거 같다. 한국 팬들을 다시 만나 너무 좋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니엘 헤니는 현빈, 유해진, 윤아 덕분에 케미스트리가 완벽했다고 만족해했다. “현빈은 좋은 리더였다. 농담도 하면서 유쾌한 분위기를 형성해줬다. 유해진과는 낚시 얘기를 정말 많이 하면서 가까워졌다”고 했다. 또한 윤아에 대해서는 “제가 ‘마이 파더’라는 영화를 찍을 때 당시 윤아가 (소녀시대로서) ‘만원의 행복’이라는 예능을 찍고 있었다. 허그 받는 미션을 수행해야 해서 그때 처음 보게 됐다. 그 이후 소녀시대로서 멀리서 지켜봤다. 지금은 훌륭한 배우로 성장해 기쁘다. 현빈과 저 사이에서 윤아가 민영으로서 리액션을 잘해주셔서 연기하기 편했다”고 칭찬했다.
어머니가 한국계 미국인이지만, 한국어로 연기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은 없었을까.
“‘공조1’의 북한 사투리는 짜맞추면서 이해했다. 이번에 ‘공조2’를 하면서 북한 사투리는 80% 정도 이해했다. (개봉을 앞두고) 많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예능에도 출연하면서 도움 없이 (한국어를) 이해하게 됐다. 안전망 없이 카메라 앞에 서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웃음) 미국에서 한국말을 연습하기도 한다. 제가 키우는 반려견이 한국 출신이라 그들에게 한국말로 이야기한다. 일상적인 대화는 100% 이해하는데, 정치적인 이야기나 뉴스는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줄곧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는 그는 “대본은 제가 직접 번역을 하기도 한다. 한국어로 대본이 들어오면 매니지먼트에서 (영어로) 번역을 해준다. 한국어는 2005년부터 연습했는데, ‘김삼순’을 찍고 나서부터 책을 통해 공부를 해왔다”고 생활 한국어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다니엘 헤니가 연기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는 다름 아닌 김혜수(53)였다.
“오랫동안 김혜수와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 항상 김혜수의 연기와 커리어를 존경했다. 만약 같이 작업을 하게 된다면 그녀의 연기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거다. 김혜수와 작업을 하면 제 연기가 발전할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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