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재범이 7년 간의 공백을 깨고 위로의 노래를 전한다.
임재범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정규 7집 'SEVEN,(세븐 콤마)'의 3막 '기억을 정리하며…'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임재범은 앞서 7년의 공백기를 깨고 정규 7집 'SEVEN,(세븐 콤마)’로 돌아와 3개월에 걸쳐 팬들에게 진심이 담긴 곡을 선물했다. 프롤로그곡 '위로'와 1막 '집을 나서며...', 2막 '빛을 따라서...'로 대중에게 위로와 감동을 선사한 그는 3막 '기억을 정리하며...'로 한 편의 소설 같은 앨범을 마무리 한다.
그는 7년 공백기 동안 어떻게 지냈냐는 질문에 “그냥 힘들었다 많이. 어떤 분들은 7년 동안 이나 그렇게 나타나지 않을 이유가 있겠느냐 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그 시간 동안 상처들이라는 것이 쉽게 지워지지 않더라. 자꾸 되뇌어져서 그걸 벗어나기 위해 애는 써봤지만 또 쓰러지고 또 쓰러지고 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사람을 만나서 잊어보라고 하는데 사람들을 만나기도 싫었다. 음악도 듣기 싫고 TV를 보면 다 나와서 웃고 즐겁고 하기 때문에 보고 싶지도 않더라. 혼자 자꾸 가두게 되니까 시간이 흐르게 됐다. 아예 음악을 듣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귀를 결심한 계기에 대해 “기획사 식구 분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저에게 충분히 시간을 할애해주셨고 다시 노래할 수 있게끔 마음에 힘을 넣어주고 용기를 많이 불어넣어 주셨다. 사실 팬분들 글을 많이 안 봤는데 어느날 보니 끊임없이 글을 계속 써주시더라. 아무런 활동도 없어서 기다려주시지 않을 줄 알았는데 끝까지 기다려주셔서 제가 이렇게 머물기 보다는 다시 선물을 드려야하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닐까 싶어서 돌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기억을 정리하며...'는 2막에서 얻은 빛의 희망을 들고 가족의 상징이자 상처이기도 했던 집으로 다시 돌아와 창을 열고, 지난 시간들의 모든 감정과 기억들을 돌아보며 버릴 감정과 간직할 마음을 하나하나 정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타이틀곡 '아버지 사진'은 상처와 갈등의 시간만을 보내며 미워한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느끼는 자식의 복잡한 마음을 담은 곡이다.
임재범은 ‘아버지 사진’을 타이틀 곡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3막에 세 곡이 있다. ‘아버지 사진’, ‘너란 사람’, ‘내가 견뎌온 날들’. 그 중에 아무래도 3막이 가족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 보니까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우선시된 것 같다”고 밝혔다.
2015년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 '애프터 더 선셋: 화이트 나잇 (After The Sunset: White Night)' 발매 이후 활동을 잠정 중단한 임재범은 2017년 아내와 사별한 후 2020년 아버지까지 떠나보내며 힘든 시간을 겪었다.

아버지에 대한 노래를 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제 아버지만 지정을 해서 의미를 담은 것은 아니고 여러분 모두의 아버지, 살아계신 분도 계시고 명을 달리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특히 명을 달리하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아쉬움, 상처를 제가 대신 불렀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그는 “제가 아버지를 많이 미워했다. 그런데 가사에 있는 것처럼 이별은 미움은 덮더라. 마지막 염하는 모습을 볼 때 마음이 정말 무너지더라. 아버지에 대해서는 미운 정도 있고 좋은 부분도 있었다. 아버지께 죄송하고 아버지 영정사진 가지고 내려오면서도 미운 사람을 떠나보냈다기 보다는 세상에 진짜 아버지가 없구나 라는 복잡한 마음이 컸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현재 목 상태에 대해 묻자 “첫 녹음 당시 소리가 안나오더라. 그 전에 어떻게 발성을 했는지 조차도 몸이 까먹은 것이다. 그걸 찾아가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같이 음악을 만드는 PD가 힘내라 용기내라 격려해줘서 점점 소리를 찾아가다보니까 그 전에 최고로 잘 나온 소리만 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찾아가고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많이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조금 두렵기도 하다. 7년이란 세월이 짧을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길었기 때문에 소리를 회복하는 것이 많이 두려운 부분도 있고 공연이라는 것이 저를 바라보고 오시는 분들이라 소리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연습도 열심히 해서 오시는 분들께 이전과 같은 폭발적인 것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이 모습 그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딸의 응원이 많은 힘을 줬다며 “딸한테는 친구처럼 대하는 편이라 이전 집사람 살아있을 때처럼 친구처럼 물어본다. 목이 안나오는데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는데 아빠 나름대로 최선 다하고 있잖아요 하더라. 이번에 녹음한 노래들 어떠니 하고 다 들려주니까 ‘괜찮은데’ 하더라. 본 녹음 끝나고도 냉정하게 이야기를 해주더라. ‘제3자 입장에서 들어보면 나쁘지는 않다’고 하는데 내 아빠라서 자랑스럽다는 이야기는 절대 안하더라. 그래도 ‘아빠 최선을 다하니까 잘하고 있다’고 응원을 해줘서 힘내서 녹음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임재범은 “노래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컸다. 다른 길을 가볼까 했는데 결국은 이렇게 마이크를 잡고 있다. 이전에는 원하는 대로 쉽게 부를 수 있는 상태여서 녹음실 가는 것이 기쁨이었는데 이번 앨범을 녹음하면서는 항상 무거운 마음으로 이 노래를 해낼 수 있을까 두려운 마음으로 가는 것이 힘들었다. 잘 마칠 수 있도록 해주신 스태프 분들께 감사하고 앞으로 주어진 것에 대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mk324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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