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씨들’ 막장인줄 알았더니 명품이었더라 [손남원의 연예산책]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22.09.09 10: 01

요즘 한국 드라마 수준이 장난 아니다. 에미상 도전에 나선 ‘오징어 게임’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세계 시청자에게는 덜 알려졌지만 ‘오징어 게임’의 재미와 수준을 뛰어넘는 명작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 드라마 전성시대다.
유아인의 ‘지옥’에서 입 벌리고 연상호의 ‘우리 학교는 지금’을 보다 결국 침을 흘렸다. 한국 드라마에 이토록 홀딱 빠질줄이야. 한때 미드와 일드 예찬론을 펼치며 ‘한국 드라마는 왜 이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기자 입장에서는 속된 말로 놀랄 ‘노’자다.
호러와 스릴러 장르만 잘 하는 게 아니었다.  ’나의 해방일지’ ‘우리들의 블루스’ ‘스물 다섯 스물 하나’ 등등 볼거리는 넘치는데 시간이 부족할 지경에 처했다.  지금 한국 드라마는 멜로와 로맨스, 드라마 등 소재와 영역을 가리지 않고 월드 클래스 연출과 연기, 각본을 선보이는 중이다. K팝 부럽지 않은 K드라마의 활약이랄까.

추석 연휴를 앞두고 좀 쉬어가나 했더니 신작 한 편이 또 발목을 잡았다. 급한 회사 일도 마무리하고 집안 일도 도와야되는데 이게 뭔 일인지. 범인은 바로 ‘작은아씨들’이다. 김희원 연출에 극본 정서경, 스튜디오드래곤 제작의 흥행 3중주다.
처음 10분은 고구마 막장 드라마인줄 알았다. 자칫 채널 돌릴 뻔한 위험한 순간이 몇 차례 다가왔다. 자식 등쳐먹는 부모와 연신 당하고 사는 착한 딸들이라니. 앞으로 전개될 스토리도 뻔해 보였다. 잘 됐다. 나도 드라마 좀 줄이고 쉬어가자 했더란다. 하지만 오프닝 크레딧이 사라지고 10분 후,  “이거 왜 이래. 왜 이렇게 쫄깃하지. 으악” 기자는 또다시 요즘 한국 드라마의 높고 높은 수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작은 아씨들’ 소개는 최소한으로 줄인다. 이건 본방을 사수해야할 드라마이지, 어설픈 연예 칼럼에서 스포일러 당해서는 절대 안될 명품 드라마이기에. 현재 ‘작은 아씨들’ 시청률은 단 2회 만에 최고 9.9%까지 오르며 호평을 이어가는 중이다. 믿거나 말거나 넷플릭스 한국 인기순위 1위에 올랐다./
‘작은 아씨들’은 가난하지만 우애 있게 자란 세 자매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부유하고 유력한 가문에 맞서는 이야기다. 거대한 사건에 휩쓸린 세 자매가 ‘돈’이라는 인생의 숙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짜릿한 재미를 선사한다는게 제작사 홍보 문구다. 이렇게 뻔한 포장에 “그렇고 그런 드라마’라고 생각했다가 뒤통수 맞는 게 묘미다.
 영화 ‘아가씨’ ‘헤어질 결심’부터 드라마 ‘마더’에 이르기까지 섬세한 필력을 입증한 정서경 작가와 ‘빈센조’ ‘왕이 된 남자’ 등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인 김희원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여기에 ‘가장 낮고 어두운 곳에서 가장 높고 밝은 곳으로’ 향하려는 세 자매를 그려나갈 김고은, 남지현, 박지후가 만들어낼 완벽한 시너지도 기대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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