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세상'에서 형 故김재기의 동생 김재희가 형이 교통사고로 떠났던 그 날, 29년 뒤 아내도 같은 기일에 떠났다고 고백했다.
15일 방송된 MBN 시사교양 '특종세상'에서 부활 출신 김재희를 찾아갔다.
대한민국 레전드 록밴드 부활 4대 보컬 김재희 근황이 그려졌다. 부활의 리더 김태원은 "재기가 하늘로 떠나고 동생이 음색이 같은 걸 알아, 이 앨범을 접는건 재기에게 평생 미안할 것 같았다"며 그렇게 고 김재기를 대신해 김재희가 부활로 활동하게 됐다고 했다. 그렇게 형이 남긴 노래 '사랑할수록'을 히트곡으로 만든 그였다.
김재희의 일상을 들여다봤다. 등산으로 마음을 달랜다는 그는 "마음이 힘들 때나 위로받고 싶을 때 산을 오른다"며 "형이 세상 떠나고 힘들 때 술도 많이 마셨다, 털어내려 산을 많이 올랐다"며 슬럼프도 등산으로 극복했다고 했다. 특히 아내에게 위로를 많이 받았지만 이젠 산과 음악으로 위로를 받는다는 것. 김재희는 "하늘에 얘기하는 것"이라며 노래로 마음을 달랬다.

이젠 아내의 유품을 조금씩 정리하는 김재희는 "입고싶다해서 제가 다 사준 옷들, 다 입어보지 못 했다, 주인이 없으니 이제 보내줄 것"이라며 아내와의 추억에 불현 듯 밀려드는 듯 깊은 슬픔에 빠졌다. 다시 건강해지면 입으려 했던 옷이라고. 이젠 돌아오지 않을 아내의 유품들을 하나둘 씩 정리했다.
그날 저녁, 저녁식사를 준비한 김재희는 "처음엔 밥통이 어디있는지도 몰랐는데 내가 세상 떠나기 저네 물건들을 다 준비해놓고 갔다"며 "먹을 것들로 냉장고도 꽉 차 있어, 국거리도 다 해놓고 떠났다"고 했다. 냉동실엔 생선과 얼려있는 국들로 가득한 모습. 투병 중에도 남겨질 가족을 걱정한 아내였다. 김재희는 "얼마나 우릴 사랑했는지 생각이 들더라, 내가 해줄 건 '잘가'란 말 밖에 없어, 금방 갈거니 조금 기다리라고 하며 보냈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재희는 인터넷 개인방송을 진행했다. 매일 아내가 살아있을 때 옆에서 방송하는 모습을 늘 지켜봤다며 그리워하기도 했다.
그는 방송에서 팬들에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많이 맞이했다"며 "힘들어 우울증, 공황장애도 빠졌는데저에겐 사랑하는 딸이 있어, 딸을 위해서라도 두 주먹 불끈 쥐고 힘낼 것"이라며 아무일 없다는 듯이 일어나야한 상황을 전했다.
한 팬은 이별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묻자 그는 "꼭 이겨내야하나, 때로는 질 때도 있지만 세월이 흐르더라, 흘러가는 대로 마음이 아프면 아픈대로 그냥 살아가는게 가장 현명한 것"이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을 살면 내일을 살 듯내일을 살면 또 모레를 살 것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진 것, 그렇게 넘어갔다"고 담담히 전했다.

이제 가수 김재희로 돌아온 김재희는. 가수로 첫 행보를 시작했다. 부활의 리더인 김태원을 만난 김재희.
서로의 건강부터 물었다. 김재희는 "간병하면서 체력이 떨어졌다"고 했고김태원은 "널 보면 위로가 떠오를 것, 이제 그걸 넘어서야해 슬프면 집에 혼자 있을 때 슬프면 돼, 억지로 밝은 척 하지마라, 우울증 걸릴 수 있다"며 "지금까지 음악 포기하지 않는 것 자체가 참 좋다"며 격려했다.
김재희는 "이제 앞으로 설 무대는 많이 다를 것 같은 생각은 든다 황망한 것보다 세상 사람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마음으로 설 것"이라며 비로소 형의 그림자를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ssu08185@osen.co.kr
[사진] ’특종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