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따라’는 연예인을 싸잡아 낮춰 부르는 말이다. 이삼십년전까지는 흔히 쓰였다. 당시에도 국민배우, 국민가수가 있었지만 그냥저냥 인기인 영역에 머물렀다. 앞에서 추켜세우고 뒤에선 손가락질하는 선망 직업의 대명사 아니었나 싶다.
간혹 국회의원 타이틀을 달고 정계 진출하는 중견 또는 원로 연예인도 각 정당의 얼굴마담 이미지가 더 강했던 시절이다. 오죽하면 미녀 스타들의 단골 연애 상대 1순위가 재미교포 사업가였고 몇몇은 재벌가 입성으로 꿈을 이뤘다 했을까.
지금은 서기 2022년. 연예인에게 공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묻는 세상이다. 그만큼 이들의 사회적 위치가 올라갔다는 방증이다. 더이상 국내용 엔터 시장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무대로 진출한지 오래다. 도쿄나 홍콩 등 아시아권 영화 및 가요제 수상 소식에 온 국민이 환호한 걸 MZ 세대는 ‘아실랑가요?’ 지금은 칸국제영화제, 아카데미, 에미상, 빌보드 1위, 그래미어워즈 트로피를 마치 ‘도시어부’처럼 낚아오는 중이다.
이수만 양현석 박진영 방시혁(나이 순) 등 4대 가요기획사 수장들의 재산은 재계 톱 클래스다. 단순히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지구촌 대중음악의 판도를 뒤흔드는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이 키운 특급 아이돌 스타 한 명 한 명은 각자 수출 100억불 금자탑을 쌓는 대한민국 경제의 일등공신으로 활약중이다.
배우쪽도 마찬가지.’오징어게임’ 이정재가 재벌가 여인과 사귄다고 그에게 ‘봉’잡았다는 시샘의 눈길은 이제 없다. 오히려 ‘그 분이 횡재하신 건 아닌가요?”세계가 인정하는 한국의 스타 감독과 배우들은 은막의 장인이고 예술가로서 대접받는 위치에 자리매김했기 때문. 성공하면 부와 명예를 동시에 가져가는 계층 이동 공식이 연예계에 성립한 셈이다. 최근 연예인간의 혼인이 부쩍 늘어나는 풍속도가 이너서클의 영역 확장으로 느껴질 정도니까요.

방탄소년단(BTS) 병역특례 얘기를 하고자 돌고 돌아왔다. K팝으로 세계에 국위를 선양중인 아이돌 그룹이다. 뉴욕 타임스퀘어 한가운데 전광판에 대한민국 홍보 광고를 365일 튼다한들 방탄소년단의 유튜브 10분 영상물 효과에도 못미칠 정도다. 그런 방탄이병역의 의무를 질 나이가 됐고 수 년전부터 특례 대상 적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법 조항에는 이런 젊은이들을 위한 병역관련 특례를 인정하고 있는데 유독 방탄에 관한한 정가와 공직, 언론에서 이상한 잣대를 들이대는 중이다. 아직도 연예인이라 쓰고 ‘딴따라’로 읽는 꼰대분들이 결정권자인 모양이다.
병역법 시행령’ 68조의11에 따르면 예술 체육 분야 특기가 있는 사람 가운데 병무청장이 정하는 올림픽, 아시아경기대회, 국제예술경연대회 등에서 입상할 경우 병역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클래식과 바둑 등 여러 분야의 젊은 피들이 대체복무로 국가를 위해 봉사했다. 그럼에도 방탄의 이 조항 적용에는 '논란' '예외' '특혜'란 수식어가 줄줄이 붙는다. 도대체 왜?
방탄소년단의 활동은 국위 선양보다 영리활동 위주라는 희한한 논리의 태클도 있다. 명인전 기사도, 쇼팽 콩쿠르 출신 피아니스트도 프로의 무대에서는 당연히 수익을 챙깁니다. 뜬금없는 비유지만 피카소도 가난한 화가는 아니었굽쇼. 방탄소년단이 무지막지하게 돈을 벌었다고 국위선양이 아니라는 건가. 객관성이 부족하다? 세계 팝시장 인기 판도를 좌지우지하는 빌보드 차트는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 그 공정함 범용성으로 신뢰를 듬뿍 받고 있다.
방탄 병역 논란의 핵심인 객관적 기준과 형평성 문제에서 기자는 오히려 (딴따라에 대한)차별과 편견을 절감하고 있다. 사상최초의 아시아, 한국 가수의 빌보드 1위가 거저 얻어지는 할인 쿠폰인가요? 세계 어느 곳을 가도 한국 노래를 흥얼거리는 아이들에게 싸이와 방탄, 블랙핑크는 버블껌에 불과한거죠? 심지어 국민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이들의 병역특례를 인정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리얼미터)까지 나왔다.
‘딴따라’ 인식을 머리에서 지우지 않는한, 방탄의 병역특례에 관한한 대한민국에 진정한 공정성은 존재하지 않을 게 분명하다. /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