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살림남2’, 논란의 미성년자 포경수술 방송 다시보기 중지 “불편드려 죄송”(종합)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22.09.19 17: 45

‘살림하는 남자들2’가 미성년자 단체 포경수술을 그대로 방송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제작진이 사과한 것과 더불어 해당 방송분 다시보기를 중지했다.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2’(이하 ‘살림남2’)는 지난 17일 방송에서 전 야구선수 홍성흔의 중학생 아들이 친구들과 포경수술을 받는 모습이 공개됐는데, 해당 장면이 문제가 됐다. 학생들이 수술실에 들어가는 모습부터 수술대에 누워있는 모습, 수술 후 반응까지 모두 방송에 담겼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아동학대’, ‘성희롱’이라며 제작진을 비난했다. 사실 포경수술의 필요성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여전히 논란이 많은데 ‘살림남2’ 제작진은 이를 고려하지 않고 이를 다룬 것뿐 아니라 미성년자들이 수술을 받는 것까지 방송에 담아 논란이 제기됐다.

앞서 2020년 TV CHOSUN ‘아내의 맛’이 당시 만 13살이었던 트로트 가수 정동원의 일상을 공개하며 이비인후과를 찾아간 정동원의 2차 성징과 관련해 음모 발생 여부를 묻는 장면이 여과 없이 등장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이 쏟아졌다. 결국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 처분인 권고를 받았다. 그런데 2년여 만에 또 미성년자 방송 논란이 불거진 것.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살림남 미성년 남아 포경 및 전시로 인한 성학대 정황 사과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글에는 ‘미성년자는 본인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울 뿐만아니라 성적으로 보호 받아야 할 대상입니다. 만일 여아에 대한 성적수술을 했다면 방송에서 할수나 있겠습니까? 그것더 단체로 끌고 가 방송에 내보내기까지 하다니 이건 성학대에 가깝습니다. 심각한 성학대와 성인지 감수성 떨어진 판단을 한 제직진과 작가진의 사과와 징계를 요구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결국 ‘살림남2’ 제작진이 사과에 나섰다. 제작진은 시청자게시판에 “지난 17일 살림남 방송 내용에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립니다”라며 사과글을 게재했다.
‘살림남2’ 측은 “제작진이 방송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청소년기 자녀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하고자 했던 부부의 고민에서 시작됐다”면서 “가족 사이에서도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쉽지 않았던 자녀의 성교육과 포경 수술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이를 통해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 간의 대화를 통해 학생들 스스로가 포경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고, 그 내용을 방송으로 보여드리는 것에도 가족은 모두 동의했다. 이 과정은 한 달 반의 충분한 기간 동안 학생과 부모님이 함께 고민과 의논 끝에 결정한 내용이며 본인들의 자발적인 의사결정”이라며 “학생의 부모님도 이를 존중하여 촬영에 합의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제작진의 어떠한 개입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모든 수술 장면의 촬영은 부모님의 참관 하에 이루어졌으며, 출연 가족 모두 훈훈한 분위기에서 촬영을 마쳤다. 하지만 가족들이 ‘성(性)’에 관한 이야기를 편안하게 나누는 모습을 보여드리려했던 제작 의도와 달리,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을 드린 점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제작진은 사과와 함께 해당 방송분 다시보기도 중지했다. KBS 공식 홈페이지에도 17일 방송분을 찾아볼 수 없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이트 측은 제작진의 요청으로 이날 방송 다시보기가 일시 중지됐다고 공지했다. 포털사이트에도 홍성흔 가족 에피소드만 삭제된 상황이다.
제작진이 사과하고 방송 다시보기를 중지한 것만으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살림남2’ 시청자 게시판에는 프로그램 폐지까지 언급되는 등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2TV ‘살림하는 남자2’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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