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백’을 연출한 윤종석 감독이 “이렇게 멋진 분들과 작업을 했다는 게 새삼 놀랍다”라고 말했다. ‘자백’에는 소지섭, 김윤진, 최광일과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나나가 출연해 앙상블을 이뤘다.
윤종석 감독은 20일 서울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자백’의 제작보고회에서 “제 시나리오에서 가장 원했던 캐스팅 1지망 배우들이었다. 이 배우들과 함께 하게 돼 너무 기분이 좋다. 배우들 덕분이다”라며 이같이 영화를 내놓은 소감을 밝혔다.
‘자백’(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리얼라이즈픽처스)은 밀실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유망한 사업가 유민호(소지섭 분)와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승률 100% 변호사 양신애(김윤진 분)가 숨겨진 사건의 조각을 맞춰나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나나는 사건의 키를 쥔 여자 김세희를 소화했다.

스페인 원작 영화를 한국식으로 리메이크를 하는 데 부담감이 있었다는 윤종석 감독은 “원작의 이야기와 캐릭터는 바꾸지 않았다. 그러나 저는 원작에서 보이지 않았던 부분에 집중을 많이 했다”며 “결말에서도 바꾸는 부분이 있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자백’은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2017)를 리메이크 해 한국식으로 재탄생했다.
윤종석 감독은 “클로즈업이 많은 영화라 배우들의 움직임이 쉽게 포착이 된다. 저는 모니터로 그걸 보면서 부족하면 ‘조금만 더’라고 요청했고, 과하면 ‘조금만 덜어달라’고 했다”고 자신만의 촬영 스타일을 전했다. 이에 소지섭은 “감독님이 정확히 ‘반 스푼’ ‘한 스푼’이라고 표현하셨다.(웃음) ‘반의 반 스푼’도 가능했다. 김윤진 선배님이 그걸 조절해 연기로 해내셨다”고 촬영기를 전했다.

윤 감독은 “대본을 쓴 기간이 짧지는 않았다. 배우를 상상하면서 썼는데, 촬영장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하면 내가 생각만 했던 것들이 눈앞에 펼쳐져서 기분이 좋았다. 특히 이 영화는 더 그렇게 되어 기분이 남다르다”고 밝혔다.
하루아침에 촉망받는 기업가에서 살인 용의자로 낙인 찍힌 유민호, 그의 법정대리인 양신애가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노력한다. 오직 유민호만이 알고 있는 그 날의 진실은 무엇일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소지섭은 “정말 촬영 내내 정말 치열하게 찍었다”며 “저는 촬영 마지막 날까지 악몽을 꾸었다”고 밝혀 긴장감 넘치게 임했던 현장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유민호 역할 캐스팅에 대해 윤 감독은 “유민호의 얼굴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을 쓰면서 어떤 배우에게 맡길지 그 얼굴이 안 떠올라 답답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소지섭이 떠올랐다. 그동안 이 배우의 연기 필모그래피를 보면 ‘자백’의 역할은 도전이라고 느낀 부분이 있었다. ‘소지섭이 하면 너무 멋있겠다’는 생각에 제안했고 소지섭도 동의해서 하게 됐다”고 전했다.
소지섭은 “촬영 전 리허설을 많이 했다. 합의점을 찾고 촬영에 들어가니 조금 더 철저하게 들어갈 수 있었던 거 같다”며 “김윤진 선배님의 연기는 놀라웠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놀라울 정도로 감정을 콘트롤 하시더라. 저도 배우면서 촬영을 했다”고 촬영 후기를 밝혔다.

윤 감독은 “양신애 역의 김윤진 캐스팅은 고민 없이 바로 떠오르는 1지망 배우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나나 캐스팅에 대해 윤 감독은 “나나가 나왔던 첫 드라마(‘굿 와이프’)를 봤는데 신선하고 좋다는 생각을 해왔다. 제가 제작진에게 나나가 어떠냐고 얘기를 했는데, 다들 너무 놀라면서도 좋아하셨다. 그래서 캐스팅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원작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를 바탕으로 각색한 ‘자백’은 소지섭, 김윤진, 나나, 최광일 등 배우들이 밀도 있게 캐릭터에 몰입해 한층 더 재미를 살렸다는 설명이다.

김윤진은 “제가 이상하게 스릴러 장르에 끌린다. 만드는 상황은 너무 어렵지만 막상 만들어놓고 보면 다른 영화보다 제가 나중에 개인적으로 한 두 번 더 보게 되는 장르다. 스릴러 영화는 재미도 있지만 묵직한 메시지도 담겨 있어서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윤진은 “영화는 대중예술이다보니 흥행성을 따진다. 투자하신 분들이 손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고, 감독님도 잘됐으면 좋겠다”고 작품을 결정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자백’은 세계 3대 판타스틱 국제영화제인 판타스포르토 국제 영화제에서 최고 감독상을 수상한 데 이어 우디네 극동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윤 감독은 “그 소식을 듣고 믿기지 않았다. 코로나 때문에 당시 오프라인 행사는 이뤄지지 않았는데 코로나가 야속했다. 배우들에게 많은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소지섭은 “김윤진 선배님이 아까 얘기하셨듯 고도의 방 탈출 게임 같은 영화다. 관객들이 이런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란 생각이 드실 거다.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여기에 김윤진은 “오랜만에 서스펜스 스릴러를 들고 나왔다. (만든) 결과가 나쁘지 않을 거 같다”고 예비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10월 26일 극장 개봉.
/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