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이럴 생각 하니 지치네요". 데뷔 22주년, 산전수전 다 겪은 가수 보아도 선 넘은 악플들에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다수의 팬들이 보아를 응원하며 강력한 대응에 지지를 보내는 상황. 연예계 악플러 처벌의 역사를 되짚어 봤다.
지난 21일 SM엔터테인먼트는 보아를 향한 악플러들과 관련해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이며 강력한 법적 조치의 대상으로, 당사는 현 상황을 좌시하지 않고 아티스트의 인격과 명예를 보호하기 위하여 온라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행위에 대해 이미 자료를 수집해 고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보아 측은 "무관용 원칙 하에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하여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아울러 당사는 소속 아티스트 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과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각종 불법행위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예계에서 이처럼 악플러들에 대해 강경 대응을 펼쳐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만에도 배우 김가연이 악플러 80명을 집단으로 고소했고, 2017년에는 코미디언 장동민이 악플러 100명을 한꺼번에 고소해 화제를 모았다. 당초 연예계에서 악플러들에 대한 대응은 '무대응'으로 이뤄졌으나 이러한 집단 고소를 통해 '강경 대응'으로 분위기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처벌을 받은 유의미한 판결 사례도 있었다. 걸그룹 AOA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8년 6월 22일 AOA 멤버 설현의 합성사진을 제작, 유포하고 이를 설현에게 SNS로 보내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일으키게 한 악플러를 고소,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특히 설현이 직접 관리하는 SNS에 메시지를 보내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일으킨 악플러들이 검찰 조사 결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음란물유포, 불안감조성) 혐의가 모두 인정됐다. 이들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돼 아이돌 걸그룹을 향한 악플 등에 대한 법적 처벌 기반이 마련됐다.
지난 6월 21일 아이유의 소속사인 EDAM엔터테인먼트는 "아이유에게 도를 넘는 모욕과 인신공격 및 악성 게시물을 상습적으로 게시한 가해자에 대한 증거 자료를 수집해 법무법인 신원을 통해 수사기관에 고소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가해자를 검거하기 위해 수사기관과 함께 오랜 시간 노력한 끝에 가해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범죄 사실을 모두 소명했다"고도 밝혔다. 당시 가해자들도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180시간의 사회봉사 및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의 판결을 받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더 이상 '선처'는 없다는 점이다. 다른 범죄와 달리 유독 악플 가해자들의 경우 대중적인 이미지가 중요한 피해자인 연예인들의 상황에 기대 선처를 호소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다. 이에 처벌 판결을 받고도 봉사활동 등으로 선처하는 스타들도 있었다. 그러나 악플이 근절될 줄 모르고 오히려 솜방망이 처벌에 선 넘는 일들이 비일비재해지자 기조가 달라졌다. '선처 없는 무관용'의 일관적인 대응이 기본적인 악플 대응 방식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예인과 악플러들의 총칼 없는 전쟁이 끝날 줄 모르고 있는 상황. 여전히 많은 스타들이 악플러들에게 입은 피해를 보상 받기 위해 실제 재판을 통해 유의미한 판결을 남겨왔다. 여기에 20년 넘는 연예계 베테랑 보아까지 단호한 반응을 보이는 상황. 아직까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 같은 악플러들이 많겠지만 그들은 알까. 잘못 놀린 손가락이 스스로의 인생에 빨간줄을 긋고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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