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정(47) 감독이 시리즈물로 자리잡은 영화 ‘정직한 후보’의 제목에 대해 “2편에서는 다른 제목도 고려해 봤다”고 밝혔다.
장유정 감독은 2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정직한 후보2’로 인터뷰 자리를 갖고 “2편의 제목은 ‘정직한 도지사’로 갈까 싶기도 했는데 결론적으로 하나만 쓰는 게 낫겠다 싶었다”라며 부제를 설정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정직한 후보2’(제공배급 NEW, 공동제공 Library Pictures International, 제작 수필름・홍필름)는 화려한 복귀의 기회를 잡은 전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 분)과 그의 비서 박희철(김무열 분)이 ‘진실의 주둥이’를 쌍으로 얻게 되며 더 큰 혼돈의 카오스로 빠져드는 웃음 대폭발 코미디.

지난 2020년 2월 개봉한 ‘정직한 후보’의 속편으로, 장 감독이 다시 연출을 맡았다. 코로나가 창궐하기 시작한 초기에 개봉했던 1편은 관객들이 극장에 가는 일을 꺼리게 된 상황 속에서도 153만 명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흥행작으로 거듭나면서 속편 논의가 이뤄졌고 작업이 한층 빠르게 이뤄졌다고.
이에 장유정 감독은 “속편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던 건 원작이 있었기 때문이다. 1편의 극장 상영이 끝나자마자 시나리오를 쓸 순 없었고 저와 배우들이 같이 어울려 다니면서 ‘2편을 하면 재미있겠다’는 얘기를 했었다. 자연스럽게 얘기하다가 구체화했다. 1편에서 각색을 맡았던 작가가 이번에 각본을, 1편의 각본을 썼던 제가 각색을 했다”고 밝혔다. 1편에 참여했던 작가, 감독, 제작진이 모이면서 서로를 잘 아는 덕분에 전보다 한층 더 효율적으로 제작이 진행됐다.
이에 장 감독은 “대본을 쓰는 과정에서 브레인스토밍을 하며 나온 아이디어가 많다. 1편에서 재단비리를 다뤘다면 2편에서는 환경 문제를 다루고 싶었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들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시멘트를 떠올렸다”고 영화의 소재를 결정한 과정을 전했다.

이어 “전시행정, 건축 비리도 각각 따로 잡았다. 조사하는 과정에서 아파트(84제곱미터)를 하나 만드는 데 단가가 낮다는 걸 알게 됐다. 집값은 비싼데 단가는 이렇게까지 낮은지 몰랐고 나머지는 다 땅값이더라. 서울은 땅값이 비싸지만, 그렇다면 경기도는 왜 비쌀까 싶었다. 그래서 부동산 투기 비리까지 넣어서 시사 풍자로 쓰게 됐다. 어디로 답이 튈지 모르지만 영화를 통해 확장시키고자 하는 부분이었다”고 했다.
장 감독은 “2편도 주상숙이라는 타락한 정치인, 행정가가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좌충우돌하고 흑화된 모습을 다잡으며 초심을 되찾는다는 구조를 가져왔다. 여기에 환경 문제, 전시행정, 부동산 비리 등을 넣은 것”이라고 2편의 핵심 소재를 전했다.
“선택의 기로에 선 연출자로서 득실을 따져볼 수밖에 없었다. 잃는 게 많아도 꼭 가져가야 할 게 있었던 거다. 특히나 정치인, 고위 관료가 거짓말을 못 했을 때 (보는 사람들이 느낄) 통쾌함을 포기하기는 어려웠다. 주상숙의 적은 빌런이 아니라, 본인 자신이라는 걸 가져가야 했다.”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해 관객들의 반응을 체크했다는 장 감독은 “저는 편집을 하면서 매일 봐서 그런지 몰라도 작품이 새롭게 느껴진다기보다 그걸 마주하는 관객들을 본다는 게 재밌다”며 “시사회에서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아 이 부분을 재미있게 보시는구나’ 하고 발견하는 새로움이 있었다. 어떤 부분에서 한꺼번에 다함께 웃음을 터뜨리는 건 아닌데 예상 못했던 어떤 장면에서 웃으시는구나 싶더라. 단순 정보를 주는 대사를 재미있게 보셔서 놀랐다”고 밝혔다.
‘흥행을 기대하느냐’는 물음에 “기대는 별로 없다. 다른 코믹 작품들이 잘 되어도 우리는 안 될 수도 있지 않나. 그러나 최근들어 ‘속편은 1편보다 재미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봐주시는 거 같아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정직한 후보2’의 개봉은 오는 9월 28일.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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