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즈 3인의 힙머니즘 활극, 종합선물세트 영화 '대무가'가 관객들을 찾아온다.
27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대무가'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박성웅, 양현민, 류경수, 서지유, 이한종 감독 등이 참석했다.
'대무가'(감독 이한종, 제공 ㈜케이티알파, 배급 판씨네마㈜, 공동 배급 ㈜케이티알파, 제작 ㈜쿠키픽쳐스, 공동 제작 알고리즘 미디어랩)는 용하다 소문난 전설의 대무가 비트로 뭉친 신(神)빨 떨어진 세 명의 무당들이 각자 일생일대의 한탕을 위해 프리스타일 굿판 대결을 펼치는 통쾌한 활극이다.
'대무가'는 애초 43분짜리 단편을 장편 영화로 확장했고, 오는 10월 상업영화로 개봉까지 하게 됐다. 이한종 감독은 "단편 '대무가'를 찍기 전 장편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 배우와 꼭 하고 싶다'고 생각한 배우가 양현민. 류경수였다. 서브컬처 원혼을 불러내는 굿을 스타일리시하게 표현하는 게 첫 시작이다. 단편이 43회차, 3천만원의 제작비가 투입됐고, 완성되기 직전 주변분들한테 물어봤다. '장편으로 계속 만들고 싶다'고 하니까 '우리가 블루오션'이라고 하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제작비가 3천만원이었지만, 배우와 스태프들이 제대로 된 페이를 받지 않고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같이 해보자' 하면서 의기투합했다. 이렇게 하는 사례가 없었다고 하니까 의욕과 오기가 생기더라"며 "그렇게 해서 장편 시나리오를 완성해 상업영화로 투자를 받게 됐고, 박성웅, 정경호 배우가 합류해서 한 편의 영화를 완성하게 됐다"며 탄생 과정을 공개했다.

박성웅은 극 중 마성의 무당 마성준으로 분해 열연했다. 한때는 이름 꽤나 날렸지만 교도소에 다녀온 후 신빨을 잃고 술빨로 버티고 있는 무당이다. 운수대통을 부르는 전설의 비트 대무가를 연마하며 신빨을 되찾고자 하는 인물이다.
박성웅은 "물론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고, 그 전에 단편 영화를 보고 결정하자 싶었다. 총 15분짜리의 단편을 보고 감독님이라면 신뢰감을 가지고 같이 작업해 볼 수 있겠구나 싶어서 작업했다"며 "실제 무당 분들에게 조언을 받았고, 공연하는 안무가 선생님이 안무를 짜주셔서 지하 연습장에 가서 3개월간 연습했다"며 "완전하게 몸에 벤 상태에서 촬영장에 가 3일간 촬영했다. 체력적인 부분을 빼곤 크게 무리는 없었다.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이후 오늘 다시 봤는데, 너무 다른 영화라서 놀랐다. 그 덕분에 멋진 굿판 배틀 장면이 나온 것 같다"고 만족했다.
정경호는 유일한 빌런 손익수를 연기했는데, 박성웅은 "오늘 촬영이라서 못 왔는데 나한테 꼭 얘기해달라고 했다"며 "정경호는 나 때문에 하게 됐다. '여기에 빌런이 한 명 나오는데 누가 해야 될 지 모르겠다'고 하니까 '형 제가 한 번 보면 안 돼요?' 그러더라. 감독님과 바로 미팅하고 결정했다. 사실 무당 3명이 악당같고, 정경호는 순딩순딩한데 정경호가 빌런을 꼭 도전해보고 싶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며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영화에서 파격적인 얼굴 분장을 선보인 박성웅은 "분장 세게 한다고 했는데 그 정도로 세게 할 줄은 몰랐다"며 "마성준이 알코올 중독인데 술을 끊었으니 손을 떠는 설정을 넣었다. 화장도 삐뚤빼뚤 완벽하지 않게 했다. 현장에서 애드리브도 약간 변형을 줬는데 꽤 만족한다"고 했다.

양현민은 스타트업 무당 청담도령을 연기했다. 자신의 주특기인 고민상담 잘 들어주기로 여자들의 마음을 홀려 밤거리의 에이스였으나 현재는 역술계를 평정한 무당학원 에이스다. 신이 내린 타고난 무당 체질이지만 우연한 계기로 신을 잃어버리면서 위기를 맞는다.
그는 "예전에 영화 작업을 했던 연출부 동생이 감독님을 6~7년 전에 소개시켜줬다. 원래 '대무가'를 하기 위해서 소개 받은게 아니라 다른 영화를 하려고 만났는데 그 영화가 미뤄졌고, 그 사이에 다른 작품을 해야하는데 그게 '대무가'였다"며 "처음 본 시나리오는 류경수 배우가 극을 다 이끌어갔다. 난 몇 회차 없었지만 청담도령 역할을 너무 하고 싶어서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게 잘 돼서 장편 영화까지 만들어졌다. 힘들었던 점은 해보지 않았던 노래와 공수, 안무를 하는게 가장 힘들었지만, 연극, 뮤지컬 하 듯이 3개월을 연습한 게 보람됐다"고 말했다.

류경수는 취준생 무당 신남을 맡았다. 청년실업 100만 시대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취업계의 블루오션 무당을 꿈꾸게 된 취준생이다. 인생역전을 꿈꾸며 무당학원의 10주 단기속성반에 등록하지만 접신에 실패하고 낙담하던 중 전설의 비기 대무가를 손에 넣는 캐릭터다.
류경수는 "감독님과 영화제에서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다 대학교 졸업할 때 졸업 공연을 보러 오셨다"며 "내가 선택했다기보단 그 당시에는 너무 감사했다. 내가 일이 없으니까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았다. 영화 속 신남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너무 재밌게 잘 찍었고, 장편으로 이어져서 잘했다. 연습 과정은 계속 몸으로 많이 연습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이한종 감독은 "초현실주의에 관심이 많은데 판타지, SF로 풀기보단 부동산이나 청년실업 이런 데 접목시키고 싶었다"며 "무속계 석학이신 경기대 교수님께 자문을 구해서 만들었고, 현직에서 활동 중인 무속인 분들께 물어보고 하나하나 만들었다. 고증을 통해서 스타일리시하게 뽑아보고 싶더라. 그래서 우리 영화 굿판은 일반 굿판과 좀 다르다. '내가 해석한 굿판을 한 번 그려봐야겠다'가 출발이었다. 배우들이 영화를 하면서 3개월간 연습했는데, 문제없이 촬영을 끝낼 수 있었던 건 배우들 덕분이고, 스태프 덕분"이라며 고마워했다.
한편 '대무가'는 오는 10월 1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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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