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 잡아서 활용"…'오픈 더 도어' 장항준x송은이, 입담 터진 대학 동문(종합)[27회 BIFF]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10.09 15: 50

 장항준 감독과 송은이 대표의 입담이 터졌다. 대학 동문인 두 사람이 30년 넘게 친분을 이어오며 쌓아 온 케미스트리가 라이브 무대에서도 가감없이 빛난 셈이다.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내놓은 ‘오픈 더 도어’(각본·감독 장항준)가 올해 열린 제27회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가운데 두 사람이 오픈 토크를 통해 영화를 소개했다.
‘오픈 더 도어’는 술을 마시며 과거를 되짚어가던 두 남자가 숨겨진 사연을 조금씩 풀어놓는 미스터리 형식의 영화. 4개의 챕터로 이뤄진 이 작품은 인물들이 불안과 의심으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증폭시켜 나간다. 이번에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받았다.

9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초청작 '오픈 더 도어' 오픈토크 행사가 진행됐다.장항준 감독과 제작자 송은이가 관객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2022.10.09 / rumi@osen.co.kr

송은이 대표는 9일 오후 부산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오픈 더 도어’의 오픈 토크에서 “장항준 감독님의 시놉에서 시작한 영화다. 씨네마운틴을 끝내고 읽어봤는데 단편 시나리오가 너무 흥미롭더라. 그래서 중간에 쉬지 않고 한번에 읽었다”고 제작한 이유를 전했다. 이날 제작사 대표 송은이, 감독 장항준과 함께 배우 김수진, 이순원이 오픈 토크에 참석했다.
그러면서 송은이는 “(영화화 되길) 응원하는 입장이었는데 보다 보니 제가 욕심이 나더라. 단편이 장편 독립영화가 됐고 제가 제작에 참여하면서 함께 하게 됐다”고 제작이 속전속결로 흐를 수 있었던 비결을 밝혔다.
이어 그녀는 “별 걱정 없이 너무 재밌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게 이번에 부산 국제영화제까지 오게 됐다”고 했다.
9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초청작 '오픈 더 도어' 오픈토크 행사가 진행됐다.장항준 감독과 배우 김수진, 이순원, 제작자 송은이가 관객과의 대화를 마치고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2.10.09 / rumi@osen.co.kr
장 감독은 이날 송은이 대표와의 첫 인연을 떠올렸다. “송은이 대표님을 처음 본 게 대학생 때였다. 제가 복학생 선배로서 처음 만났는데 작고 여리여리하고 파이팅 있던 소녀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송은이 대표가 어른이 되어서 저를 이렇게 살려줄 거란 상상을 못 했었다”라며 “여러분들도 주변에 이런 호구들이 있으면 잘 잡아서 한번 활용해 보시면 좋을 거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1993년 KBS 개그우먼으로 데뷔한 송은이는 장항준 감독과 서울예전 연극과 동문으로, 현재 팟캐스트 ‘씨네마운틴’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또한 김신영, 신봉선, 안영미 등의 개그우먼과 장항준 감독이 속한 소속사의 대표다.
이날 장항준 감독은 한국영화와 한국 드라마, K-POP 등 우리나라 콘텐츠의 발전된 현 상황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학생 때는 한국영화 시장이 아주 작았다. 당시엔 동경영화제, 상해영화제가 중심이었다. 한국은 변방국가로서 그 누구도 우리나라 영화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날에 와서 우리 한국영화, 한국 드라마, K팝 등 한국 콘텐츠가 세상의 중심이 됐다”고 전했다.
9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초청작 '오픈 더 도어' 오픈토크 행사가 진행됐다.  장항준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를 마치고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2.10.09 / rumi@osen.co.kr
이어 장 감독은 “우리나라 콘텐츠가 세계의 중심이 될 거라곤 그 당시에는 상상조차 못 했다. 그때는 낡고 촌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그것을 바꾼 결정적인 주인공은 관객 여러분들이다. 우리가 세계의 중심이 된 지금 이 순간을 부산영화제에서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송 대표는 “그제, 어저께 상영과 함께 GV도 2번 했다. 많은 분들이 영화에 대한 심도 깊은 질문을 많이 해주신 것에 대해 놀라웠다. (개그우먼, 연예인이라는) 셀럽에 관한 질문이 아닌 작품에 대한 본질적인 것에 대해 많이 질문해 주셨다. 영화보다 GV가 더 재미있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웃음)”고 했다.
이어 그녀는 “극장에서 상영된 후 VOD서비스가 나올 때 장항준 감독의 코멘터리도 넣을까 제작사 및 배급사와 논의를 해봤다. 영화에 대한 아이디어는 디벨로프 되는 대로 보실 수 있다”며 “장항준 감독님과 ‘씨네 마운틴2’를 하고 있다. 팟캐스트를 통해 듣거나 유튜브를 통해서 들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9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초청작 '오픈 더 도어' 오픈토크 행사가 진행됐다.  제작자 송은이가 관객과의 대화를 마치고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2.10.09 / rumi@osen.co.kr
장항준은 다시 한번 ‘오픈 더 도어’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영화는 5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다. 한 챕터당 하나의 문이 열리고 닫히는 순간으로 설정했다”며 “챕터마다 문이 강조되는 게 저 문을 열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것과 문을 여는 동시에 운명이 바뀐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평소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드나들던 그 문이,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되면 운명을 바꾸거나 탐욕 혹은 파멸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저희 영화는 문과 문을 넘나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전했다.
이순원은 “저희 ‘오픈 더 도어’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영화”라며 “갈수록 후반이 궁금한 영화라 꼭 극장에 가서 확인하셨으면 좋겠다. 제가 작년부터 드라마와 영화를 많이 하고 있는데 찾아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웃음) 또한 남은 부국제 일정을 즐기시다가 가시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9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초청작 '오픈 더 도어' 오픈토크 행사가 진행됐다.  제작자 송은이가 입장하고 있다. 2022.10.09 / rumi@osen.co.kr
김수진도 “3년 만에 다시 영화제를 즐길 수 있는 상황이 되어서 너무 다행이다. 앞으로 코로나가 더 잠잠해져서 우리가 가슴을 펴고 얘기나누고, 밤새 술도 마실 수 있는 자리가 계속 됐으면 좋겠다”고 안부를 건넸다.
올해 데뷔 30년차를 맞이한 송은이는 “30년이 되는 해 제가 이 자리에 올 수 있다는 게 영광이다. 이 반응이 영화의 개봉 때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에 장항준 감독은 “저의 절친이자 죽마고우 송은이 대표님을 만난 지 벌써 30여 년이 지났다. 작았던 젊은 이가, 미래가 암담했던 젊은이가 작품을 만들고 부산영화제에 와서 관객들의 박수를 받는 게 감개무량하다”면서 “앞으로도 송은이 대표를 응원해 주시고 송은이 대표보다 더 귀여운 저도 잘 부탁드린다”고 전해 마지막까지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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