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34년째 '외도' 전쟁 중인 황혼부부가 찾아왔다.
1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결혼 47년차의 황혼부부가 34년째의 '외도' 전쟁에서 도움을 청했다.
이날 부부의 딸은 영상편지로 고민을 의뢰했다. 딸은 "과거에 아버지가 실수하셨던 부분을 어머니께서 생각 날 때마다 화를 내시고, 아버지도 그때마다 어머니 눈치를 본다"고 아렸다.
딸은 "이런 일들이 반복해서 일어나다 보니까 두 분 다 많이 힘들어하고 계시다, 어떻게 해야 과거가 아닌 미래만 바라볼 수 있을까?"라며 편지를 마무리했다.
스튜디오에 등장한 73세 아내와 79세 남편은 방송출연을 망설였다고 고백했다. 아내는 "지인들에게 출연할까 물었더니 '굳이 다른 사람이 알게 할 필요가 있냐'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남편은 "제가 곧 80세다. 이제는 인생을 정리할 시기가 됐는데 정말 행복하냐고 스스로 물어봤을 때는 행복하지 않더라. 그래서 용기를 냈다. 이제 살면 얼마나 더 살겠나.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나왔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를 들은 오은영은 "어림잡아 3분의 1의 부부가 외도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해야하는 이야기지만 정말 다루기 힘든 이야기다"라며 부부의 일상이 담긴 영상을 보기 시작했다.
영상 속 아내는 남편과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가도 "누가 그러더라. 애들 아빠 바람났어요", "남자들은 바람 나면 교육비나 생활비 같은 건 생각도 안 나나 보지?"라며 남편의 과거 '외도'를 떠올렸다.
남편은 과거 대학 복학으로 퇴사한 여직원과의 외도 사실을 아내에게 들켰다. 아내의 말에 남편은 "순간마다 미안하다고 안 하냐"라며 자리를 피했다.

남편은 “아내가 평소 잘 지내다가도 그때 생각이 나면 갑자기 화를 낸다. TV를 보다가도 화내고 며느리, 사위들, 손자들 앞에서도 그런다"고 하소연했다.
남편은 “이 전쟁이 한 번 터지면 상처가 아물 때까지 최소 일주일은 걸린다. 이런 일이 1년에 30번이다. 이걸 감당하면서 살고 있다”고 덧붙였고, 김응수는 "외도를 정식적으로 사과했냐"고 물었다.
남편은 "무릎 꿇고 잘못했다고 용서하라고 했다. 이혼해달라고 하면 이혼하고, 만약에 용서해준다면 다시는 그럴 일 없다고 맹세도 했다"고 대답했다.
오은영은 아내에게 "남편의 외도를 알고 어땠냐"라고 물었고 아내는 "내가 이 사람한테 집착하면 더 마음이 아플 것 같아서 항상 마음을 없애달라고 기도했다. 그렇게 하다보니 세월이 흘렀다"라며 "남편이 없는 여자라고 생각하고 살았다"라고 답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오은영은 "마음의 고통이 아주 뜨겁게 불에 달궈서 낙인을 찍어서 새기듯이 굉장한 상처로 새겨져 있다. 그게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유사한 장면이 보이거나 그 기억이 건드려지면 어제 있었던 일처럼 생생하게 느껴지고 괴로우신 것 같다"라며 위로했다.
뿐만 아니라 남편과 아내는 과일을 먹던 중 또다시 소리를 높였다. 아내는 "옛날에 내연녀 자취하던 곳에 갔더니 동네 할머니가 '당신이 갈 때마다 과일을 한아름 사서 온다'고 하더라. 집에는 과일 한 번을 안 사오면서, 진짜 가슴이 찢어졌다"고 말했다.
그러자 남편은 "당신 나랑 살 거냐? 안 살 거냐? 그걸 선택해라"며 "당신이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과거 이야기를 하면 나도 한계가 있다. 나도 속이 상해서 눈물이 날 때도 있다"고 대꾸했다.
이후 오은영은 이야기를 충분히 듣기 위해 녹화만 6시간이 넘는 긴 상담을 진행했다. 아내는 남편의 외도를 언급하며 "난 연애를 안 해서 사랑을 모른다, 그런데 남편은 옛날에 여자들과 연애하러 다녔다, 나도 그렇게 한번 연애를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방송 말미 오은영은 "배우자의 외도는 치명상을 남긴다, 외도 기간은 중요하지 않다, 아내의 상처를 잘 이해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하며 대화 방식을 개선하고, 적절한 대화가 오갈 수 있을 때까지 중재자 역할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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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