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자백', 비수기 정조준…리메이크 韓 영화 극장 상륙[Oh!쎈 초점]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10.26 06: 58

오늘(26일) 두 편의 한국영화가 관객들을 만난다. 공교롭게도 두 영화 모두 외국의 원작을 한국식으로 리메이크했다는 점에서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가을철 비수기를 겪고 있는 극장가에 이 작품들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먼저 ‘리멤버’(감독 이일형, 배급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작 영화사 월광)는 가족을 모두 죽게 만든 친일파를 찾아 60년간 계획한 복수를 감행하는 알츠하이머 환자 필주(이성민 분)와 의도치 않게 그의 복수에 휘말리게 된 20대 절친 인규(남주혁 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러닝타임 128분.
뇌종양 말기 80대 알츠하이머 환자 필주는 일제강점기 때 친일파에게 가족을 잃었다. 그는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60여 년을 계획해 온 복수를 감행한다. 이에 그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며 절친이 된 20대 청년 인규에게 차키를 맡기며 운전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정확한 이유를 모른 채 노인을 따라나선 인규는 첫 번째 복수 현장인 병원의 CCTV에 노출돼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다. 경찰은 점점 수사망을 좁혀가고 필주는 흐릿한 기억과 싸우며 남은 복수를 이어간다.
원작 ‘리멤버: 기억의 살인자’(감독 아톰 에고이안) 역시 가족을 잃고 살아가던 노인 거트만(크리스토퍼 플러머)이 홀로코스트 가해자를 처단하는 여정을 담았다. ‘리멤버’ 속 인규는 원작에는 없던 캐릭터라서 차별화한 부분이 될 수 있다. 관객들이 인규의 시선으로 필주를 바라본다면 좀 더 이해하기 쉽고 몰입할 수 있겠다.
필주 역의 이성민이 자신의 실제 나이를 훌쩍 뛰어넘은 노인 역할을 실감나게 소화했다. 느린 말투부터 표정, 행동이 자연스러워 인상적이다.
한편 ‘자백’(감독 윤종석,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은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된 유망한 사업가 유민호(소지섭 분)와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승률 100% 변호사 양신애(김윤진 분)가 숨겨진 사건의 조각을 맞춰나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러닝타임 105분. 지난 2017년 개봉한 ‘인비저블 게스트’(감독 오리올 파울로)를 리메이크했는데 원작이 보여준 충격적인 반전의 묘미는 따랐지만, 결말을 색다르게 바꿔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찾아간 호텔에서 의문의 습격을 당한 유민호. 정신을 차려보니 함께 있던 여자 김세희(나나 분)는 죽어있고, 범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루아침에 성공한 사업가에서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누명을 쓴 유민호는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승률 100%의 변호사 양신애를 찾는다.
김윤진과 소지섭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진짜 범인을 추리해 보는 재미가 있다. 또한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나나가 캐릭터에 푹빠져 연기했다는 게 느껴질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새 한국영화 ‘리멤버’와 ‘자백’은 극장에 관객이 줄어든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극장 개봉을 택했다. 재미있는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의 수요가 존재하기에, 극장가 흥행의 반등에 아직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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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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