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는 사이’가 자극적인 제목에 대한 우려와 연애 프로그램 홍수를 극복하고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려 출사표를 던진다.
웨이브(wavve) 측은 13일 오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새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잠만 자는 사이(약칭 잠만사)’의 제작발표회를 온라인으로 중계했다. 이 자리에는 프로그램의 MC 노홍철, 정혜성, 죠지와 연출을 맡은 김동욱 PD가 참석했다. 이들은 노홍철의 진행 아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잠만 자는 사이’는 오후 6시부터 새벽 6시까지 ‘식스 투 식스(6 to 6)’ 밤 데이트 혹은 잠(스킨십) 데이트를 다루는 연애 리얼리티 예능이다. 기존 연애 예능에서는 카메라가 꺼지던 밤부터 새벽 시간대의 ‘밤 데이트’를 집중적으로 담아낸다. 제작진은 이를 통해 사랑 앞에 누구보다 솔직하고 과감한 MZ세대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겠다는 각오다. 방송인 노홍철, 배우 정혜성, 가수 죠지가 3MC를 맡아 남녀 총 8명 출연진의 핑크빛 로맨스 여정을 지켜보며 관찰자이자 공감대를 자극하는 역할로 활약한다.
김동욱 PD는 “싱글들에게 ‘밤’이 외로운 시간이지 않나. 그 시간에 어떤 싱글들이 내가 관심있는 상대를 만났을 때 어떤 연애, 데이트의 민낯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기획하게 됐다. 그래서 밤에 집중하는 데이팅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어 그는 “출연자가 직접 데이팅 코스를 짜고 저희 제작진도 하루에 4가지 코스를 준비했다가 즉석에서 준비되는 2가지 코스만 촬영한다. 매칭됐던 상대방이 데이팅 장소를 가서 오히려 호감도가 떨어지기도 하고, 그 사람이 오히려 나랑 잘 맞는지 골라보는 재미도 있다. 그런 부분들이 여러분이 보는 재미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인 출연자들을 선별한 기준은 무엇일까. 김동욱 PD는 “지인들 추천을 받기도 하고 SNS를 통해 연락하기도 하고 잡지를 통해 연락하기도 했다. 중요한 건 ‘정말 연애를 하고 싶은지’였다. 콘셉트에 충분히 동의를 구하고 저희 프로그램에 인지하신 분들을 위주로 섭외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예능에 도전하는 죠지의 섭외 기준에 대해 “일전에 ‘라디오스타’에서 풋풋한 매력을 느꼈는데 죠지 씨 만의 감성이 힙한데 감성은 아날로그라 정말 ‘찐 리액션’을 해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함께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동욱 PD는 “‘밤 데이팅’이 있긴 한데 4박 5일 촬영 중 단 한번 ‘중단권’을 쓸 수 있다. 데이팅을 나간 분들 말고 독수공방하는 분들이 관심을 가진 분이 언제 돌아올지 궁금해 하는 부분이 있다. 데이팅을 나간 커플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돌아오길 기다리는 분들이 이야기도 입체적으로 다뤘다. ‘중단권’ 때문에 서로 흔들리고 오해도 하고 혼돈이 온다. 그 포인트를 지켜봐 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예상치도 못한 출연자가 중단권을 쓰고 독수공방 하우스에 돌아온다. 내가 원치 않은 상대가 돌아왔을 때의 리액션도 크게 일어나면서 관계에 변화가 일어난다. 그게 한편의 영화 같다. 그 부분을 재미있게 봐 달라”라고 덧붙였다.
노홍철은 “연애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심리전이 나온다. 남여 관계가 아니라 인간 관계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이 나온다. ‘이래서 많은 분들이 연애 예능을 좋아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다”라고 했다.

3MC는 출연을 결정한 계기도 밝혔다. 먼저 정혜성은 “저희 호흡은 제가 생각할 때는 ‘만점’이다. 너무 착착 맞았다. 각자가 보는 시선이 맞았다. 서로 성향이 달라서 호흡도 좋았고 내용도 좋았다. 처음에 노홍철 씨가 MC로 나온다고 해서 무조건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라 카페 가서 수다 떠는 느낌으로 재미있게 할 수 있겠더라. 그리고 ‘밤의 감성을 담아서 하는 예능’이라는 말에 혹했다. 공감이 가고 밤 되면 낮보다는 감성이 촉촉해지고 혼자 있는 분들이 많은 생각을 하고 깊어지고 끓어오르지 않나. 그 부분에 집중헀다는 문구에 ‘새롭다, 다르다’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죠지는 “저도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다들 친절하게 해주시고 노래도 좋다 해주시고 재미있어서 좋게 했다. 처음엔 제목을 듣고 ‘제가 할 게 있을까요?’라고 걱정하면서 얘기했다. 그런데 PD님이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해주시면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설명해주셔서 한번 해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재미있고 좋아서 잘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저도 ‘만점’이다. 제가 낯을 많이 가려서 불편하면 말을 잘 못하는데 그래도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누나 예쁘셔서 같이 한다고 하니 좋았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정혜성은 “영혼이 1도 없다”라고 받아쳐 주위를 폭소케 했다.
노홍철은 “우연히 저랑 혜성 씨랑 연애에 대해서 수다를 떨 때였다. ‘요즘 연애는 이렇게 다르구나’라고 놀랐는데 그로부터 3~4일 후에 이 프로그램 미팅 요청이 와서 이런 걸 담고자 한다고 해서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또 정혜성 씨가 물망에 올랐다고 해서 더 신기했다. 저처럼 ‘고인물’들은 늘 새로운 물을 좋아하는데 안 해봤던 죠지 씨랑 한다고 해서 더 좋았다. 엄밀히 말하면 출연자들이 주인공이라 저희 노출 빈도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끼리는 너무 좋았다. 혜성 씨가 여자 분들 심리를 잘 알았고, 저는 연애는 쑥맥이고, 죠지는 남자의 입장을 잘 설명해줘서 조화롭지 않았나 싶다”라고 거들었다.

MC들의 ‘원픽’ 출연자도 있었을까. 정혜성은 “저랑 비슷한 출연자는 없었다. 그게 신기할 만큼 8명의 출연진이 성향이 너무 달라서 신기했다. 저희 3명이랑도 달랐던 것 같다. 저랑 같은 성향인 출연자가 없어서 몰입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성향과 상관 없이 너무 몰입되고 이입이 돼서 촬영 끝나고 3~4일을 출연진 이야기를 생각했다. 잔상이 그만큼 너무 오래 갔다. 제 ‘원픽’은 180번이다. 보는 재미가 있고 다양한 매력을 가진 분이다. 방송을 보시면 안다”라고 말했다.
이에 죠지는 “4박 5일 엄청 짧은 시간인데 모든 상황이 4박 5일 동안 펼쳐진다. 연애하면서 있을 법한 상황들에 몰입하게 된다. 저도 ‘원픽’ 출연자가 있는데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다. 그런데 순수한 매력이 돋보이는 남자 출연자 분이 있어서 엄청 몰입이 됐다”라고 밝혔다.
노홍철은 “워낙 매력적인 출연자들이 많았는데 보자마자 눈이 동그랗게 돼서 ‘내 스타일이야’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었다. 그런데 비주얼에 푹 빠졌다가 행동이나 선택을 보고 겉모습만 보고 연애하면 안된다고 톡톡히 느꼈다. 또 어떤 분은 정말 멋진데 행동이 ‘고구마’라 답답했다. 그걸 보고 ‘내가 저랬지’라고 느끼는 분도 있었다”라고 했다.

프로그램에 임하며 본인의 연애가 떠오른 순간도 있을까. 노홍철은 “저희가 보면서 감동과 탄식을 자아낸 순간이 있었다. 답답한 부분이 저한테 정말 많은 부분이라 제가 왜 혼자인지 톡톡히 느꼈다. 고맙게도 저한테 많은 분들이 연애 조언을 구한 적이 있는데 제 자체가 경험은 다양한데 연애 경험은 없어서 조언은 못하고 집이나 제가 가진 공간을 제공한 적은 많다. 특별한 조언을 할 위치나 입장도 안 된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처음으로 연애 예능 MC에 임하며 느낀 바에 대해 “저는 굉장히 취미가 많은 편이라 방송인이라는 직업도 있지만 거의 콘텐츠를 안 본다. 그런데 최근에 ‘이거 봤어?’하는 프로그램을 봤다. ‘환승연애2’, ‘솔로지옥’, ‘돌싱글즈’를 보라는 말을 굉장히 많이 들었다. 마침 ‘잠만 자는 사이’ 섭외가 들어와서 봤다. 그 중에서도 이혜영 씨가 롤모델이다. 본인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해서 누구보다 공감하고 출연자의 마음을 잘 아는 것 같더라. 그래서 저도 이입이 잘 돼서 공감한 것 같다”라고 했다.
노홍철은 이어 “저는 티 내는 걸 좋아해서 소개팅을 누구에게나 노출된 공간에서 하는 걸 좋아한다. 관계가 깊어지면 집중되는 곳에서 둘이서 하는 걸 좋아한다. 이번에 보면서 출연자들을 너무 잘 뽑아서 다양한 성향의 다양한 스타일의 출연자들이 있어서 정말 많은 상상을 했다. 연애 너무 하고 싶더라. 4회까지 그랬다. 그런데 5회 되면서 ‘혼자가 최고다. 결혼도 하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연애 세포가 깨어났다가 죽었다가 하더라. 어제 최종회까지 봤는데 재밌긴 재밌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과거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했던 정혜성은 “이번에 ‘잠만 자는 사이’를 보면서 너무 이입하고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제가 출연하는 것보다 관찰하는 게 더 잘 맞는다는 걸 느끼게 됐다. 이번을 통해 시즌2, 시즌3까지 하고 싶다”라며 웃었다.
또한 그는 “처음엔 제목만 듣고 자극적이라고 느꼈는데 아니었다. 잠을 자면서 풀어지는 모습이나 잠버릇, 습관들을 알 수 있지 않나. 그런 걸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인 것 같아서 좋게 봤다”라고 했다.
죠지는 처음으로 예능 MC를 맡게된 바. 그는 “예전부터 연애 관찰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어서 해보고 싶었는데 하게 돼서 저와 잘 맞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MC를 본다는 느낌보다 친척들끼리 모여서 TV 보는 느낌으로 얘기한 것 같다. 좋다고 해주셔서 잘하고 있나 생각했다”라고 했다.
정혜성은 “말을 일목요연하게 잘 해주셨다. 저는 부끄러움이 많으셔서 한 마디도 못하실까 봐 걱정했다. 그런데 말을 너무 잘하셨다. 평소에 사람 관찰을 잘하시는 것 같더라. 사람을 센스있고 예리하게 캐치하는 게 있으시더라”라고 거들었다. 이에 죠지는 “예전부터 바둑, 장기에 훈수두는 걸 좋아했다. 훈수두는 느낌으로 하니까 재미있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가 하면 죠지는 “연애에서 음악적인 영감을 받은 것도 몇 곡 있긴 하다. 그러나 많지는 않다.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건 표현해보자는 생각으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동욱 PD는 “어쨌든 이 프로그램 제목 자체가 자극적이라고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 거기에 우려를 하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 1~2회를 보시면 그런 우려가 종식될 거라 생각한다. 제작진도 재미있고 MC분들도 좋아하실 거다. 또 어쨌든 일반인 출연자 분들이라 본의 아니게 안 좋은 반응을 받으실 수 있는데 저희가 보면서 느끼는 건 연애에는 잘못이 없다. 그런 부분들을 ‘내가 그렇다’라고 이입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잠만 자는 사이’는 14일 오후 웨이브에서 첫 공개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웨이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