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결혼·출산 통해 변화의 폭 넓혔다…죽은 시간 아닌 자양분"[27회 BIFF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10.13 21: 06

 이영애(52)가 결혼과 출산을 통해 배우로서 한층 성숙해졌다고 했다.
이영애는 1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열린 액터스 하우스에서 “제가 33살에 ‘대장금’을 찍었고 35살에 ‘친절한 금자씨’를 찍었다. 30대에는 ‘친절한 금자씨’를 통해 영화인으로서 눈도장을 찍게 됐던 거 같다”며 "작품과 역할 자체도 소중하지만 20대에 사람들이 저를 알아주지 않았어도 꿋꿋하게 매진해온 것에 대한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친절한 금자씨’는) 하늘에서 어느 날 갑자기 뚝 떨어진 게 아니라 그간 제가 열심히 해온 것들에 대한 자격이 아닐까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혼하고 출산하면서 저만 알아볼 수 있는 달라진 감정, 눈빛이 있다. 결혼 이후에 (캐릭터로서) 느끼는 감정과 떨림이 이전과 미세하게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저는 느낀다”며 “그래서 저는 ‘배우를 정말 오래 해야겠구나’ 싶었다. 누군가 저를 불러주시지 않아도 달라진 제 모습을 오래 보고 싶다. 달라진 저를 제가 알아보면서 연기를 하는 데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감회를 전했다.

13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 이영애’가 진행됐다.  배우 이영애가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2.10.13 / foto0307@osen.co.kr

1990년 CF모델로 데뷔한 이영애는 ‘아스팔트 사나이’(1995), ‘내가 사는 이유’(1997), ‘불꽃’(2000), ‘대장금’(2003) 등의 드라마를 통해 한류스타로 거듭났다. 또한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2000)·‘친절한 금자씨’(2005),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2001)로 국내 대표 여성배우로서 스크린에서 맹활약했다.
13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 이영애’가 진행됐다.  배우 이영애가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2.10.13 / foto0307@osen.co.kr
결혼과 출산을 통해 큰 변화를 거쳤다는 그녀는 “결혼과 출산을 통해 변화의 폭을 넓혔다”며 “지난 2006년 제가 베를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갔을 때 당시 위원장님의 나이대가 50~60대셨다. 그분도 결혼 후 슬럼프가 찾아왔고 아내로서, 엄마로서 간극에 대해 고민을 하시더라. 동서를 막론하고 (여성배우로서) 똑같은 고민이었다. 외국 배우들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처럼 저도 그분들을 롤모델로 삼고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영애는 “제가 영화 ('친절한 금자씨' 이후) ‘나를 찾아줘’로 오랜만에 복귀했지만, 그 사이의 기간이 배우로서 죽은 시간이 아닌 자양분이 됐다고 느꼈다. 사람들을 대하는 감정이 훨씬 더 부드러워졌고 보듬을 수 있는 다양한 결을 만들 수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한편 이영애는 이날 ‘친절한 금자씨’의 촬영기를 떠올리며 “어려운 작품이라 오랫동안 테이크가 간 줄 몰랐다. 제목처럼 저한테만 집중하느라 주변을 볼 여유가 없었던 거 같다”며 “당시 드라마 ‘대장금’을 끝내고, 완전히 다른 색깔의 작품을 만났던 것이어서 여러 가지로 책임감이 컸다”고 박찬욱 감독의 영화 현장에 깊숙이 몰입했다고 털어놨다.
이영애는 박찬욱 감독과 재회하고 싶다며 “어떤 배우든 당연히 박찬욱 감독님과 작업하고 싶을 것”이라며 “제가 몰랐던 감정과 디테일한 모습을 저보다 더 많이 아신다. 놀라운 순간이 많았다. 감독님이 작품에 들어가면서 OST를 주셨다. 음악으로 작품과 캐릭터에 다가간다는 게 당시 제게는 새로웠다. 새로운 음악, 그림, 캐릭터에 맞는 책을 통해 금자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시도가 제게도 재미있었다. 드라마나 영화를 시작할 때 그렇게 다가가는 방식이 아직도 제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애는 복귀 후 드라마 ‘구경이’(2021), 영화 ‘나를 찾아줘’(2019)를 통해 캐릭터 소화력을 또 한번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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