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집' 정헌 "첫 빌런캐, 윤아정 추락 후 욕 많이 먹었죠" [인터뷰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2.10.14 15: 42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해 성공적으로 작품을 마쳤다. '비밀의 집' 빌런, 배우 정헌의 이야기다. 
지난 10일 종영한 MBC 드라마 '비밀의 집'은 사라진 엄마의 흔적을 쫓는 흙수저 변호사 우지환(서하준 분)가 세상과 맞서 싸우기 위해 자신을 둘러싼 비밀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치밀한 복수극을 그린 드라마다. 이 가운데 정헌은 우지환과 경쟁하는 남태형 역을 맡아 처음으로 악역 연기에 도전했다. 이에 정헌과 서면으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헌은 "촬영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대본 공부하던 시간들이 그립고 현장에 가고 싶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새벽에 일어나지 않아도 돼서 마음 편하고 맘껏 야식을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하기도 하다"라고 재치 있게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처음으로 악역을 맡은 것과 관련해 "피한 것도 선호한 것도 아닌데 이제야 처음으로 악역을 맡았다. '비밀의 집' 감독님을 비롯해 제작진이 처음부터 선역이 아닌 악역으로 나를 생각하고 부르셨다고 하셨다.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 시놉시스와 대본을 보고 '뻔하지 않게 표현할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들어서 첫 악역에 도전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성공과 자격지심 두 가지 키워드가 포인트"라며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양심의 가책 없이 행할 수 있는 사람, 자격지심을 삶의 원동력으로 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중요하게 생각한 것 중 하나는 '그동안 많이 봐왔던 악역의 모습에서 조금씩 비틀어보자'였다. 그래서 대본에 없는 웃음도 많이 첨가해보고, 눈시울이 붉어지거나 당황하고 소리 지를 법한 상황에서 읊조려 보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통해 최대한 답습하지 않으려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그런 정헌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옥상에서 우민영(윤아정 분)과 실랑이를 벌이다 추락시키는 장면이었다. 정헌은 "극 초반에 촬영했는데 와이어도 사용하면서 노력을 많이 기울이기도 했고 가장 극적인 감정이 드러나기도 해서 기억에 남는다"라고 했다. 또한 "그 장면 이후 태형이를 욕하는 시청자분들이 많이 생겨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모든 캐릭터와 팽팽한 긴장 관계인 남태형. 실제 분위기는 어땠을까. 정헌은 "극 중 모습과 달리, 평소에는 팽팽한 관계와는 거리가 멀었다. 서로 웃고 떠들다가도 촬영이 시작되면 몰입해서 촬영하고, 또 컷하면 누구랄 것도 없이 웃음이 피어나는 화기애애한 현장이었다"라고 했다. 
더불어 우지환 역의 서하준이나 남태형의 모친 함숙진 역을 연기한 이승연과의 호흡에 대해 "멱살을 잡는다든지 윽박을 지르는 등 폭력적인 장면이 많아서 상대 배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 적은 있었다. 자연스러운 모자 관계를 보여드리기 위해 승연 선배님이랑 평소에도 호칭을 '엄마', '아들'로 지내면서 대본 얘기도 많이 하고 사적인 대화도 많이 나누며 가까워지려 노력했다"라고 털어놨다. 
몰입하기 힘든 순간도 많았단다. "극적인 상황이 많아서 감정소모가 크고 촬영이 종료되면 녹초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다만 정헌은 "극적인 상황에 놓인 만큼 여러 감정들을 보여줄 수 있어서 즐거운 측면이 더 컸다"라고 했다. 
극 후반부의 장면에 대해서는 "교통사고가 나서 중환자실에서 산소 호흡기를 끼고 지환, 숙진, 솔이(박예린 분)와 대화를 하는 장면이었다. 촬영 전날엔 부담감과 걱정에 한숨도 못 잤고 임종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많이 찾아봤다. 고증 문제도 신경 쓰였고 어느 정도 리얼하게 표현해야 하는지 숨소리, 목소리의 데시벨 모든 게 쉽게 결정하기 힘들었다. 신경을 많이 쓴 만큼 현장에서 칭찬을 받았던 장면"이라고 말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던 만큼 피부로 느끼는 변화도 있었다. 정헌은 "역시 식당에서 가장 많이 알아보시더라. 촬영을 다니며 그 동네 맛집을 찾아다니는 게 낙인데 촬영 중 스태프들과 식당에 가면 많이들 알아보시고 서비스를 주시거나 따뜻한 말도 해주셔서 감사했다. 특히 부모님과 함께 있을 때 알아봐주시면 부모님께서 좋아하셔서 너무 감사하고 기분이 좋다"라고 밝혔다. 
이번 도전을 계기로 스펙트럼을 넓힌 그는 새로운 도전도 꿈꿨다. "생활감이 묻어나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로맨틱코미디 장르에서 신나게 놀고 싶다"는 것. 그는 "본격적인 장르물에서 더욱 악랄하고 섬뜩한 악역으로 다시 한 번 도전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사극 연기도 자신 있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끝으로 정헌은 "6개월이란 짧지 않은 시간동안 저희와 함께 울고 웃으며 때론 분노하고 응원해주시며 시청해주신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드린다. 곧 다시 좋은 배역으로 돌아오겠다"라고 각오를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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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블루드래곤 엔터테인먼트,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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