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봄여름가을겨울(김종진, 故 전태관)의 명곡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바이닐 앨범으로 재탄생했다. 청년 시절의 김종진과 전태관을 다시 만날 수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은 14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신정동 CJ아지트 광흥장에서 봄여름가을겨울 ‘브라보 마이 라이프 2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작업 과정과 의미를 전했다. 바이닐 앨범 발매와 공연을 앞두고 있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지난 2002년 1월에 발표된 봄여름가을겨울의 정규 7집으로, 현재까지 20년 넘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대표 히트곡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지난 1일 20주년을 기념해서 ‘봄여름가을겨울 - Bravo My Life! 20th Anniversary (2022 MIX)’ 바이닐 앨범을 발매했다.

이날 먼저 김종진은 20주년 앨범 발매에 대해서 “의미가 크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20년 전 IMF로 대한민국이 힘들었을 때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발매됐는데 2년간 방송 횟수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영화, 드라마, 라디오 가리지 않고 노래가 등해 많은 사람들한테 힘을 줬었다. 20년이 지나 코로마19로 인해 한국이 다시 힘을 잃지 않았냐. 그런 상황에 힘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종진은 “이 앨범이 발매된 뒤로 팬들이 ‘지금도 충분히 살만한 가치가 있다’라는 글을 남겨주시기도 했는데 음악을 택한 것, 음악가로서 정말 감사하다는 확신을 갖게 한 앨범이라서 의미가 크다”라고 덧붙였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국민과 음악 팬들에게 힐링도 줬지만, 봄여름가을겨울에게 주는 의미도 남달랐던 것.
김종진은 “돌아보면 이 앨범을 작업하면서 20년 전에 마스터 테이프를 풀어서 몇 달간 새로운 작업을 한 앨범이다. 마스터 테이프를 녹음실에서 풀었을 때 깜짝 놀랐다. 20년 전 녹음했던 그 시간으로 돌아가는 놀라운 체험을 했다. 타임머신을 타고간 듯, 그리고 눈을 감으면 청년 전태관, 김종진이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만큼 김종진이 느끼는 음악의 힘은 강했다.
그는 “요즘은 메시지를 전하는 음악이라든지 상업적인, 산업을 돌아가게 하는 요소로 자리잡은 경향이 있는데 20여 년 전에는 순수의 시대가 있지 않았나를 돌아보게 한다. 앞으로도 그런 걸 다시 한 번 만들어보자는 투지를 불태우게 했다”라고 전했다.

‘봄여름가을겨울 - Bravo My Life! 20th Anniversary (2022 MIX)’는 지난 연말부터 기획돼 약 1년 만에 완성된 앨범이다. 김종진은 “아날로그 감성을 담아서 시간 여행을 하는 그런 작품을 만들어봤다. 저희로서는 아날로그의 추앙물이다. 한 작품이 시간을 뛰어 넘어 어떻게 살아남았는가에 대한 증거를 남기고 싶었다”라며, “‘시간이 지난 것도 충분히 가치 았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업을 통해서 봄여름가을겨울의 정신,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했다. 김종진은 “요즘 시대는 물질적으로 넘치긴 하지만 만들어지는 것보단 사라지는 게 더 많은 시대라고 생각한다. 사라지는 건 쓰레기로 남기 마련이지 않냐. 어쩌면 버려진 것들을 다시 꺼내서 수선하면 우리가 다시 즐길 수 문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라며, “사실 지금만의 생각은 아니고 처음부터 갖고 있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정신이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수호자로서 과거의 것도 충분히 가치 있다는 걸 기억하도록 하고 싶었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번 작업을 하기까지 특별한 고마움도 있었다. 김종진은 바이닐 작업에 참여한 뮤지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합창 편곡을 김현철이 해줬고, 유희열이 윤상, 이적과 함께 ‘화해연가’에 코러스로 참여해줬다. 이 네 분은 뮤직비디오에도 나와주셨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희열이 요즘 힘든 시간을 보내느라 연락이 잘 되지 않는데 앨범이 나와 ‘덕분에 봄여름가을겨울이 활동할 수 있었다’며 고맙다고 하니 답을 하더라. 어쩌면 우리 음악이 힘든 사람들에게 다시 세상에 문을 열 수 있는 창문이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지난 1일 ‘봄여름가을겨울 - Bravo My Life! 20th Anniversary (2022 MIX)’ 바이닐 앨범을 발매했으며, 오는 15일 오후 4시와 7시에 CJ아지트 광흥창에서 기념 공연을 갖고 팬들과 만난다. /se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