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규형이 현빈이 됐다.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으로 무대와 매체를 고루 장악하는 배우임을 입증했다.
14일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사랑의 불시착’ 인터뷰에서 이규형은 “‘사랑의 불시착’ 무대에 오를수록 재밌다. 원작이 멜로 로맨스인데다 코믹적인 요소도 많지 않나. 한 달 정도 소화하니 배우들도 체화 되고 무대 위 여유도 생기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금부터 모든 공연이 안정적이고 재밌어지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사랑의 불시착'은 어느 날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특급 장교 리정혁의 절대 극비 러브스토리를 그린다. tvN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데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은 남북의 '사람'과 '생활'에 초점을 맞춘 로맨스물이다. 판타지 로맨스 장르 뮤지컬의 새로운 획을 써내려가고 있다.
현빈이 연기한 리정혁 역을 맡은 이규형은 “한국을 넘어서 전세계적으로 크게 사랑 받은 드라마니까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뮤지컬은 메커니즘이 완전 다르지 않나. 저는 무대 연기를 오랫동안 해왔으니 저만의 스타일을 살려서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콘텐츠를 만들자는 자신감도 있었다. 창작 초연? 내 전문 분야인데?(웃음) 그래서 큰 부담 없이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빈의 리정혁은 해석이 명확하고 좋았다. 무대에서는 저만의 색깔이 자연스럽게 입혀지지 않나. 타임라인은 같지만 뮤지컬에서 많은 신은 빠져있으니까 감정을 빌드업 해야 한다. 그러니 표현 자체가 달라질 수밖에 없더라. 명장면에 도달할 수 있을 때까지 빌드업 전개가 다를 테니 같은 인물이지만 표현 역시 달라진 것 같다. 저의 리정혁은 재밌는 부분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은 멜로도 멜로지만 로맨틱 코미디 같은 느낌이니까. 극장에 자기 시간과 돈을 할애해서 보러 오신 분들에게 드릴 만족감으로 웃음 만한 게 없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이규형은 초연인 까닭에 아직 많은 절친들을 초대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하이바이 마마’ 동료 배우들이 인증샷을 남겨 화제를 모았다. 이규형의 아내 역을 연기했던 김태희를 비롯해 김미경, 신동미 등이 ‘사랑의 불시착’을 관람했다. 심지어 관람평도 완벽했다.
이규형은 “최근에 김태희랑 김미경 선배가 와서 공연 보고 끝나고 식사도 같이 했다. 비도 같이 밥 먹었다. 솔직하게 김태희는 드라마보다 재밌었다고 하더라. 기본적인 전개를 아니까 확장한 신이 더 와닿았다고 또 보고 싶다고 했다. 저 역시 극이 안정되면 ‘사랑의 불시착’ 드라마에 나왔던 오만석, 고규필, 탕준상, 최대훈, 박형수 등을 초개하고 싶다. 물이 오르면 초대하겠다”며 미소 지었다.
‘사랑의 불시착’에는 이규형 외에 민우혁, 이장우, 임혜영, 김려원, 나하나, 테이, 이이경, 한승윤, 송주희, 김이후, 유연정 등이 출연한다. 베테랑 뮤지컬 배우로서 이규형은 특히 구승준 역의 이이경-한승윤과 서단 역의 유연정을 크게 치켜세웠다. 두 사람 다 뮤지컬 초보이지만 역량을 높이 산 이유가 있다.
이규형은 “이이경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어떠한 시도를 거침없이 한다. 진짜 좋은 기운과 에너지를 갖고 있다. 같이 있는 사람을 즐겁게 한다. 유연정은 저 나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잘한다. 가수 아냐? 왜 연기를 저렇게 잘하지? 서바이벌에서 괜히 살아남은 게 아니더라. 야무지고 똘똘하고 자기가 해야 될 몫을 해낸다. 한승윤 배우도 엄청 꽃미남이다. 비주얼적으로도 괜찮고 노래도 잘하고 연기는 처음이라 부족한 게 있겠지만 점점 발전하는 게 눈에 보이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끝으로 그는 “연말이고 날씨가 추워졌다. 연말에 우리 작품을 선택하면 기분 좋게 극장 문을 나설 수 있다. 가족들과 함께, 연인과 함께, 친구끼리 봐도 좋다. 솔직히 재밌다. 큰 메시지를 담고 있는 건 아니지만 멜로와 로코가 잘 어우러져 있고 조연과 앙상블 조율이 참 좋다.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을 선택하신다면 후회없는 결정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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