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행복입니다."
전 세계의 아미(공식 팬클럽)들이 방탄소년단을 따라 부산에 모였다. 방탄소년단의 완전체 콘서트를 즐기기 위해 부산에 모인 아미들은 이번 공연을 축제처럼 즐기고 있었다. 저마다의 보랏빛 의상을 입고 방탄소년단의 흔적을 찾아 부산을 누볐다. 도시 전체가 방탄소년단으로 들썩이고 있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5일 오후 6시부터 부산 연제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BTS ‘Yet To Come’ in BUSAN’을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3월 잠심 올림픽주경기장 공연 이후 7개월 만에 진행한 완전체 콘서트로, 이들을 보기 위해 일찌감치 전 세계의 아미가 부산으로 모여들었다.

부산은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중심으로 아미가 부산을 즐길 수 있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 전체를 방탄소년단으로 장식했다. 전 세계의 아미들은 콘서트 뿐만 아니라 부산 전역을 장식한 방탄소년단의 걸음을 따랐다.
페스티벌 형식으로 진행된 만큼 공연 티켓이 없어도 부산을 찾아 다른 아미들과 분위기를 즐기고 싶었다는 아미도 있었다. 국내 팬들은 물론, 해외 아미들도 무엇보다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이기에 놓칠 수 없었다고.
태국에서 온 제인은 “방탄소년단 때문에 부산에 왔다. 콘서트 티켓은 없는데 공연장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서 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제인에게 방탄소년단은 큰 의미를 가진 아티스트이기에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콘서트의 열기를 느껴보고 싶었다는 것이었다. 지민의 팬이라고 밝힌 제인은 “방탄소년단은 내가 직업을 잃고 다운됐을 때 나를 일으켜줬다.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듣고 다시 일을 구할 마음을 갖게 됐다. 노래가 채워주는 에너지가 있었다”라며 웃었다. 제인이 듣고 반한 방탄소년단의 곡은 '봄날'이었다.

제인처럼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부산을 찾은 대부분의 아미들은 공연장에 들어가지 못해도 함께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공연 티켓이 없는 아미들은 아시아드주경기장의 각 게이트 앞에 자리를 펴고 앉아서 생중계 화면을 보며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현장의 함성과 열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가운데, 잘 보이지 않는 공연장 내부의 모습은 생중계를 통해서 즐기기 위해 휴대전화를 들고 줄지어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런가 하면 필리핀에서 온 진은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보고 좋은 에너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볼 생각에 너무 떨리고 긴장된다. 부산에 오기 위해서 정말 노력했다. 공연이 너무나 기대되고,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을 것 같다”라며 기대감 가득한 얼굴을 보여줬다. 일찌감치 공연장에 도착해 설치돼 있는 여러 이벤트 부스를 즐기기도 했다.
공연장에서 만난 윤은하(한국 대구) 씨는 코로나19 시기에 아미가 돼 이번에 처음으로 콘서트를 찾았다. 지난 14일 부산을 방문에 멤버 아버지가 운영하는 카페를 둘러보고, 공연날 다시 부산을 찾은 것. 윤은하 씨는 “일만 30년 가까이 하고 있었는데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행복이다. 처음 콘서트에 온 건데 기대된다”라고 말하며 설레는 표정을 지었다.

특히 윤은하 씨에게 방탄소년단은 특별한 의미의 스타였다. 윤은하 씨는 “코로나19 시기에 딸이 유학가고 아들이 군대에 가면서 우울해 이었다. 유튜브에서 방탄소년단을 보게 됐는데, 4~5개월 잠을 못 잤다.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새벽까지 ‘덕질’을 하게 됐다. 너무 큰 위안이다. 사실 일반 친구들은 지금 나이에 ‘덕질’을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같이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너무 좋다. 너무 행복한 경험이다”라고 말했다. 윤은하 씨는 특히 'Yet To Come'의 가사를 좋아하고, 무대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행복하다. 갱년기와 가족들의 빈자리를 (방탄소년단이) 채워줬다. 남편은 응원을 해주는데, 아들은 군대에 다녀오니까 엄마가 ‘덕질’을 하고 있어서 약간 질투하더라”라며 웃었다. 윤은하 씨는 “방탄소년단 자체로도 너무 고맙다. 지금까지 해온 것도 고맙고, 개인 활동도 응원한다. 개인 활동을 하다가 다시 모여주면 좋을 것 같다. 조용필처럼 쭉 갔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공연 티켓이 없지만 열기라도 함께 느끼고 싶어서 먼 길을 온 제인이나 방탄소년단으로 많은 위안을 얻은 윤은하 씨, 그리고 부산에 모인 전 세계의 아미는 모두 한 마음이었다. 그렇기에 이들이 부산에 수놓은 보랏빛 물결은 더욱 감동이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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