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주호민이 강도 피해 사건 전말을 밝혔다.
주호민는 16일 오후 자신의 트위치 채널을 통해 생방송을 진행하며 5개월 전 있었던 강도 피해 사건에 대해 말했다.
주호민은 “5개월 전 저희 집에 강도가 들었다. 굳이 알릴 일인가 싶어서 말을 안했는데 기사가 나왔다. 기사에는 이니셜로 나왔지만 누가 읽어도 나다. 나 밖에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주호민은 “주변에서 저 아니냐고 물어보길래 맞다고 했다. 그러다 여기저기서 연락이 왔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연락오기 전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침투부 카페에 글을 올렸다. 5개월 전에 일이 있었고, 괜찮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당시를 떠올리며 주호민은 “지금으로부터 다섯 달 전이다. 평소처럼 아침 8시에 일어나서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내와 아이들은 잠에서 덜 깬 상황이었다. 저는 부엌에서 냉동 고등어를 해동시키고 있었다”며 “그런데 뒷마당과 이어진 문을 열고 있었는데 방충망이 확 열리더니 누가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남자는) 검은 옷을 입었고 검은 배낭을 메고 흉기를 들고 있었다. 흉기의 길이는 12cm, 등산용 나이프 같았다. 내가 너무 놀라서 뒤로 자빠졌는데, 강도가 넘어진 내 위에 올라타서 흉기로 내 얼굴을 겨눴다. 그리고는 한 손으로 제 입을 막으며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고 말했다.
주호민은 “너무 놀라서 속으로 1% 정도는 몰래카메라인가 싶었다. 사실 그 상황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이미 손을 베였다. 무의식적으로 그걸 막았던지 잡았던지 한 것 같다. 이 사람이 흉기를 들고 왔을 때 강도인지 정말로 죽이려고 들어온 건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복부를 찔리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있던 것 같아. 그래서 양 손을 다 베였다”고 말했다.
주호민은 “옥신각신하다가 둘 다 스탠딩으로 전환이 됐다. 그때 강도가 주머니에서 쪽지를 줘서 읽어보니 자기 자식이 불치병에 걸려 미국에서 치료를 해야 하는데 6억원이 넘게 필요하다고 하더라. 실제로 그 돈이 내게는 없기에 그 자리에서 대화를 시도했고, 그 사이에 아내가 깨서 경찰에 신고를 했다. 경찰 10분 정도가 테이저건을 들고 와서 바로 진압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주호민은 경찰서에 조서를 쓰러 갔다가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됐다. 그는 “형사님이 알려주시길 불치병이 있는 자식이 있다는 건 거짓말이고, 주식 투자해서 진 빚이 있다고 하더라. 진짜로 도와줄 생각도 있었는데 그때는 좀 화가 났다. 나중에 그 분이 재판을 받게 되면서 상대 변호사로부터 선처가 가능한지 물어왔는데, 비록 불치병은 아니었지만 실제로 8살 된 아이가 있는데 정작 아빠가 왜 집에 못 오는지를 모르고 있기에 용서를 해줘야 하지 않나 싶어서 합의해줬다. 죄명이 강도상해인데 원래 징역 7년이 나오는 중죄지만 합의 때문에 1심에서 3년 6개월로 감형이 됐다”고 말했다.
주호민은 “흉터는 지금도 크게 남아있다. 다행히 신경을 다치지는 않아서 기능은 문제가 없는데 비가 오면 손목이 욱씬거린다”며 “실망스러운 건 보안업체의 일처리다. 아무런 사후 조치가 없었다. 아침이라 경보는 꺼져있었는데 사후에 보강하는 것도 없었고, 경찰이 CCTV 자료를 요청하니 저보고 직접 USB를 준비하라고 하더라. 각성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한편, 주호민은 2005년 만화 ‘짬’으로 데뷔했다. ‘신과 함께’ 등을 연재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웹툰작가 이말년과 유튜브로 소통 중이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