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개구리” 솔로 이찬혁이 말하는 '죽음'+AKMU의 미래 (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22.10.17 14: 54

AKMU 이찬혁이 솔로 아티스트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이찬혁은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YG신사옥에서 정규 1집 [ERROR] 발매 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고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찬혁이 데뷔 8년 만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솔로 첫 정규앨범 [ERROR]는 이찬혁 특유의 솔직한 감성과 철학적 사유, 유기적 구성이 돋보이는 가운데 삶에 대한 태도와 심리적 변화를 인상적으로 그려낸 앨범이다. 전곡 작사·작곡에 나선 이찬혁은 과거에 대한 후회, 현재에 마주한 모순 그리고 미래를 향한 욕망을 날 것 그대로 담아냈다.

그는 “이렇게 빨리 제 개인 작업물을 들고 발표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번 연도 초에 갑자기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왠지모르게 많은 분들이 들어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1곡이 유기성을 가지고 묶여있는 앨범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재능있는 파트너인 수현이가 좋은 목소리와 가창력을 가지고 있다 보니까 제 스스로에 대해서도 기준이 있었다.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이 아니고 수현이와 나도 솔로로 나왔을 때 악뮤보다 못하다면 나올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악뮤와 다른 것을 할 수 있을 때 나와야겠다 그것을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저는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대중적으로도 이찬혁이라는 캐릭터가 생기는 시기이기도 했고 퍼포먼스에 대해서도 적립이 되기도 했고 딱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ERROR’라는 앨범 타이틀명에 대해 “여태까지 악뮤로 활동하면서 너무나 즐거웠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해왔는데 그 생각들에 오류들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뮤의 전작 ‘넥스트 에피소드’라는 앨범에서 자유와 사람에 대해 많은 말을 했는데 내가 당장 죽게 된다면 난 여전히 그것을 최대 가치로 생각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거기에서 찾아오는 모순적인 생각이 들었다. 이번 앨범을 통해 그 간극을 줄여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찬혁이 이번 앨범을 기획하는 계기가 된 곡은 자이언티와 함께한 ‘BENCH’였다고. 그는 “지금 가진 것이 없어져도 벤치 위에서 사는 것도 행복하다는 내용의 곡이다. 그것이 여전히 제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정말 죽음처럼 이곳에서 나가는 순간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고 비난한다면 그것을 나는 극복할 거라는 마음으로 그 노래를 썼지만 지금부터 죽는 순간까지 그렇게 살아야한다면 그걸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데 감당할 수없을 것 같더라. 그 노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고 그것에서 담아내지 못했던 것들을 이번 앨범에서 담아내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1번 트랙 ‘목격담’을 시작으로 'Siren', 타이틀곡 '파노라마', 'Time! Stop!', '당장 널 만나러 가지 않으면', '마지막 인사 (Feat. 청하)', '뭐가', '부재중 전화', '내 꿈의 성', 'A DAY, ‘장례희망'까지 11곡은 하나의 스토리 라인을 가지며 긴밀하게 맞물려있다. 사고를 통해 죽음을 목전에 둔 이찬혁이 그간의 삶을 되돌아보며 후회하기도 하고 진짜로 원하는 것을 생각해보면서 죽음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죽음’이라는 앨범을 관통하는 키워드에 대해 그는 “제 앨범이 미칠 영향력은 항상 알고 있다. 이 앨범을 좋게 듣는 사람들이 변화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저는 죽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살면서 한 번도 사랑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도 안 죽는 사람은 없다. 가요계의 80퍼센트가 사랑 노래이지만 거기에 죽음이 낀다고 이질적이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사람들이 왜 죽음 얘기를 하는 거지 라고 받아들인다면 더 많이 이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타이틀곡 ‘파노라마'는 삶에 대한 미련과 열망을 이찬혁만의 담담한 어법으로 풀어낸 곡으로, 진정성 깃든 보컬, 그 안에 담긴 슬픈 가사가 밝은 멜로디를 만나 듣는 재미를 더한다.
그는 신곡 ‘파노라마’에 대해 “이전에 있었던 악뮤의 이찬혁이라는 캐릭터가 죽고 다시 새로운 이찬혁이 태어났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11트랙을 사용했다. 이전의 이찬혁을 부정하는, 그것이 정말 솔직한 나의 모습은 아니었구나라고 괴로워하는 마음을 담아낸 곡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찬혁은 최근 자신이 청개구리라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며 “그동안 악뮤로 해왔던 것이 호평을 받고 사랑을 받았다는 것이 감사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 어쿠스틱 듀오라는 호칭을 받았을 때 아닌데 댄스하고 싶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고, 와이지에 처음 입사하고 뭘 하고 싶냐고 물었을 때 어쿠스틱이라는 생각이 박혀있는 것이 괴로워서 일레트로닉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 당시에는 사람들이 웃기도 했지만 제 방식대로 ‘다이너소어’라는 곡에 EDM을 섞어서 내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악뮤로서 많이 보여드렸는데 저도 수현이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제 캐릭터 안에 수현이가 같이 들어오는 것이 쉽지 않더라. 수현이도 자신 만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생겼고 그 중간 지점을 가지고 악뮤 노래를 해야하는 시점이라 제가 원하는 것을 무대에서 하기 위해서는 제 앨범을 만들어야 했고 그것이 너무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AKMU의 활동 역시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을 터. 이찬혁은 앞으로 AKMU의 활동에 대해 묻자 “신기하게 수현이와 저는 음악적으로 뭔가를 이뤄야 겠다는 욕심 자체가 거의 없다. 그냥 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고 자연스러운 것을 하고 싶고 그런데 여태까지 저희가 ‘PLAY’ ‘사춘기’ ‘항해’ ‘NEXT EPISODE’를 거쳐오면서 저희가 다른 할말이 있기는 하지만 커가면서는 쉽게 가치관이 잘 안 바뀌더라. 어쩌면 우리가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면 조금 더 앨범이 오래 걸리겠다 싶었다. 그런데 그냥 그대로 두는 것보다 그 과정 안에 수현이와 저도 악뮤라고 할 수 있으니까 개인적인 것들을 노출하면 그것도 악뮤로 봐주신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악뮤가 안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안하셔도 되고 자연스럽게 노출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악뮤는 굉장히 새로운 캐릭터고 나오기 힘든 캐릭터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내가 악뮤를 욕심을 부려왔지만 이제는 이찬혁이라는 캐릭터가 거기서 분리되면서 나눌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악뮤라는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고 예쁜 남매처럼 봐주시는 것에 대해서 그것을 쉽게 가지기는 힘들구나라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보답하는 노래를 더 할 거고, 저는 제 욕심을 담은 노래를 계속해서 낼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찬혁의 솔로 정규 1집 [ERROR]는 이날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mk3244@osen.co.kr
[사진] YG엔터테인먼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