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 감독 "친일 청산 주제, 지극히 상식적으로 다뤘다" [인터뷰③]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2.10.18 14: 50

(인터뷰②에 이어) 영화 '리멤버'의 감독이 친일파에 대한 사적 복수를 주제로 다룬 이유를 밝혔다.
'리멤버'의 이일형 감독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리멤버'는 가족을 모두 죽게 만든 친일파를 찾아 60년 동안 계획한 복수를 감행하는 알츠하이머 환자 필주(이성민 분)와 의도치 않게 그의 복수에 휘말린 20대 절친 인규(남주혁 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015년 공개된 독일 영화 '리멤버: 기억의 살인자'를 원작 삼아 리메이크 됐다. 

원작이 홀로코스트 과정에서 가족을 잃은 유대인의 시각에서 전범인 독일군 장교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 영화는 일제강점기 당시 친일파들로 인해 온 가족을 잃은 한국인의 복수를 다룬다. 친일 잔재 청산을 골자로 한다는 점에서 최근 사회적 화두인 반일 감정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다만 이와 관련 이일형 감독은 "영화를 2020년 2월에 찍기 시작해 그해 6월에 마쳤다. 지금 이야기를 제가 어떻게 알고 찍었겠나"라고 웃으며 선을 그었다. 
무엇보다 이일형 감독은 "친일, 반일 이런 것들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하지 않고 작품에 임했다. 그저 대한민국 사람들의 일반적인 감정, 상식적인 데이터에 근거해 영화를 찍었다"라며 "'반드시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누구나 살아오며 느낄 수 있는 감정'에 공감해 원작의 리메이크를 결정했다. 실제 원작 소설도 딱 한번 봤다. 리메이크도 창작이라고 생각해 더이상 보지도 않았고 배우들에게도 원작을 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사실 극 중 필주의 상황은 극단적이다. 물론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각자 다 다른 방식으로 살았기에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렇게 살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 중에서도 필주는 가장 극단적인 사례를 예시로 했다. 그렇기에 '복수'를 실행할 수 있는 인물로 만들었다. 조금 더 영화적으로 동의할 수 있도록"이라고 설명했다. 
이일형 감독은 또한 "지극히 상식적인 선을 지키려 했다. '느낌'이 아니라"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어쨌든 우리 사회에서 과거 친일을 했던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이 사회 위정자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그것에 대해서 왜 그렇게 했는지는 논쟁할 수 있겠지만 결과론적으로 친일파들이 사는 모습을 부정할 수 없다고 봤다. 각자 그런 인물들이 상징하는 학계, 재계, 정계, 군인 그런 지점들이 표상하는 게 있다고 보고 상식적인 선에서의 터치를 보여드리려 했다"라고 덧붙였다. 
'리멤버'는 26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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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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