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소녀'가 그때 그 시절, 첫사랑의 향수를 자극한다.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감독 방우리)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김유정, 변우석, 박정우, 노윤서, 방우리 감독이 참석했다.
‘20세기 소녀’는 어느 겨울 도착한 비디오 테이프에 담긴 1999년의 기억, 17세 소녀 보라(김유정 분)가 절친 연두(노윤서 분)의 첫사랑을 이루어주기 위해 사랑의 큐피트를 자처하며 벌어지는 첫사랑 관찰 로맨스다.
방우리 감독은 '20세기 소녀'의 시작점을 묻자 "친구와 함께 쓰던 교환일기장이 시작이었다. 제가 나이가 있다보니 친구들도 결혼하고 육아 시달릴때 우연히 친구가 첫사랑 오빠를 보게 됐다. 학창시절 얘기를 하다가 오랫동안 묵혀둔 교환일기를 봤는데 80%가 좋아하는 남학생 얘기였다. 저는 흑역사긴 하는데 친구를 위해 친구가 좋아하는 남학생을 관찰해준 내용이 있더라. 부끄러우면서도 그 시절이니까 할 수 있었던 흑역사를 재밌게 첫사랑 이야기로 풀어보면 좋겠다 싶었다. 친구들뿐아니라 관객들도 좋아해줄수있는 얘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유정은 절친의 첫사랑을 위해 사랑의 큐피트가 된 나보라 역을 맡았다. 그는 "대본을 너무 재밌게 읽었다. '한국에도 이런 설렘 가득한 영화가 나오는구나' 싶었다. 감독님이 글을 다 쓰셨다고 들었는데 이 상황,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어내신건지 궁금해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보자마자 하고싶었다. 감성 속에 들어가서 보라를 겪어보고 싶었다"며 "'20세기 소녀' 자체가 많은 분들이 보셨을때 어떤 캐릭터든 공감하면서 이입해서 볼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느낄수있는 감정들이 영화에 녹아있는것 같아서 연기하면서도 스스로 리얼리티를 느꼈다.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많이 나온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고 재밌게 볼수있는 장면도 많다. 거기에 맞는 연기를 하려고 노력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에 방우리 감독은 "처음부터 김유정 배우가 원픽이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원하는 배우와 첫 작품을 하게 된 운 좋은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감사드린다"며 "교환일기에서 시작한 만큼 친구의 첫사랑 이야기를 듣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친구는 어떤 선택을 하든 전적으로 편이 될수 있듯이 보라의 편이 돼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생각했을때 김유정 배우가 떠올랐다. 시나리오 쓰면서도 유정배우가 가진 여러 이미지들을 알게모르게 보라에 녹여냈지 않았을까 싶다"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백현진의 절친이자 보라의 집중 공략 대상 풍운호 역을 맡은 변우석은 "운호는 현진이의 절친이자 보라랑 동급생이다. 카메라 만지는걸 너무 좋아해서 방송 반에 들어가게 됐다. 성격은 내성적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믿을수 있는 친구한테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섬세하고 순수함을 가진 친구라고 생각했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내성적인 캐릭터인 만큼 "응축해서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밝힌 그는 "직설적이지 않은 친구라 냉소적인 표정이랑 말투도 좀더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 촬영할때마다 감정 표현하거나 어떤걸 말로 표현할때 감독님과 어디까지 표현하는게 맞는지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방우리 감독 역시 "운호가 속내를 드러내고 표현을 많이하는 친구가 아니라 초반에는 무슨생각 하는지 알수없다. 그래서 절제하면서 연기할수밖에 없다. 그러다 한순간 환하게 웃을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청춘물 첫사랑 이미지로 변우석 배우가 가진 미소가 좋다고 생각했다. 우석배우가 웃을때 아이처럼 웃는다. 그런게 풋풋하고 설레는 감정 만들어주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박정우는 김연두의 첫사랑이자 우암고등학교 킹카 백현진 역으로 분했다. 박정우는 "현진이는 한마디로 킹카다. 그 시대 가장 유명했고 가장 관심 많이 받았던 분이 최창민 선배님이지 않나. 연기할때 그분 사진을 많이 참고했다"고 밝혔다. 첫 영화부터 킹카역할을 맡은 그는 "제 싱크로율이랑 거의 맞지 않다고 볼수 있다"며 "최창민 선배님을 참고하고 그때 그 시절 유행했던 옷이나 말투나 이런 것들을 많은 분들한테 물어보기도 하고 찾아보기도 했다. 그래서 되게 어려웠다. 허세가 섞였지만 맑고 밝은 느낌의 말투는 어떤게 있을까 고민 많이 했다"고 고충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방우리 감독은 "박정우 배우는 '연애 플레이리스트'에서 처음 봤다. 특별하게 다가온건 귀여운 외모에 중저음 목소리라 무게감을 가져서 좋다고 생각했다. 현진이가 대사도 그렇고 상황도 재밌는 말도 많이하고 웃긴 상황 많은데 그걸 정우 배우가 하면 오히려 더 재밌고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같이 하자고 연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백현진에게 푹 빠져버린 소녀 김연두 역을 맡은 노윤서는 김연두에 대해 "보라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절친이다. 심장이 약해서 방 안에만 있다. 영화나 비디오를 많이 본다. 그런걸로 사랑을 접해서 사랑에 낭만이 많다. 생각보다 내면이 단단하고 깊다고 생각한다. 미국으로 심장수술 받으러 가는데 그 전에 한 남자인 친구에게 첫눈에 받아서 보라에게 관찰을 부탁하고 떠나게 된다"며 "제가 첫눈에 반한적이 없어서 첫눈에 반할때 어떤 표정일지 찾아봤다. 생소하니까 생소함을 살려서 ‘이게 뭐지?’라는 느낌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방우리 감독은 "유정배우와 찐친 케미가 있는 배우를 찾고 싶어서 오디션을 봤다. 윤서배우가 들어오자마자 그림이 그려졌다. 제가 생각한 첫 연두는 첫눈에 반해서 친구한테 부탁할정도로 해맑기만 한 친구라 상상했는데, 윤서배우가 차분하다. 그 차분함이 연두가 보라와의 일에 있어서 진심을 전달할수있는 좋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윤서 배우에 맞게 바꿔갔다. 차분하면서도 순수함 가진 미소, 여러가지 원석을 발견한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두 배우가 촬영하면서 친해져서 후반부 가면서 눈만 마주쳐도 울기도 했다. 두 사람의 인연을 맺어준것같아서 뿌듯할떄도 있다"고 말했다.
김유정은 현장 분위기를 묻자 "처음 만났을 때부터 굉장히 가까워졌다. 개인적으로도 이야기 나누려고 많이 모였고 촬영하면서 놀러간것처럼 맛집 찾아다니고 필름카메라로 서로 찍어주기도 했다. 사진이 굉장히 많다. 스티커 사진도 찍고 추억을 많이 쌓아서 그런지 끝나고 나서도 생각이 많이 나더라.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실제로 가깝고 친하게 지내서 더 잘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특히 '20세기 소녀'에는 배우 한효주가 성인 보라 역으로 함께해 특별함을 더했다. 김유정은 "오랜만에 만나게 됐다. 예전에는 제가 많이 어려서 이야기할 기회 많지 않았다. 언니가옆에서 지켜봐주는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깊은 이야기 많이 나누고 서로 힘을 주거나 좋은 시너지를 얻으려고 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저도 신기하다. 완전 애기 시절에도 함께했고, 중간에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성인이 돼서 함께 해주셔서 너무 고맙고 아낀다는 말을 해드리고 싶다"고 감사를 표했다.
방우리 감독은 '20세기 소녀'만의 차별점을 묻자 "처음 시작이 소년을 관찰한다는 것이었다. 시선에 관련돼서 많은 이야기를 넣어봤다. 처음에는 연두가 보라한테 현진이를 관찰하게 시키고, 시선이 운호로 옮겨가는 등 시선의 이동이 여러번 일어난다"며 "영화 끝까지 하나의 '시선'이라는 테마를 가져가서 그걸 보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김유정은 "넷플릭스 팬분들이 보시기에 재밌게 보실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집에서 친구들이랑 봐도 좋을 것 같고 부모님, 가족들이랑 봐도 가족의 예전 시절을 떠올릴수 있는 포인트도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했던 누군가, 나를 좋아해줬던 누군가를 떠올리게 해주는 영화같다. 보시다 보면 재밌는 반전도 있고 여러 재미 요소도 많으니 20세기로 같이 떠나보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변우석은 "사실 저는 어떻게 감성에 공감해주실지 궁금하다. 전세계사람들도 각자 사랑을 하고 첫사랑이 있지 않나. 첫사랑을 떠올리며 보면 너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고, 박정우는 "네 인물 각자의 첫사랑을 함께 관찰하고 보면서 시청자분들도 자신의 첫사랑을 떠올리면서 그때 향수를 다시한번 느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노윤서는 "각 인물들 입장에서 보면서 '네가 보라면', '네가 연두면 어떡할래?' 같은 밸런스 게임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외국분들은 우리나라만의 시대적 감성을 새롭게 느낄수 있을 것 같다. 많이 사랑해달라"고 말했다. 또 방우리 감독은 "저희 영화는 좋은 사람과 함께 학창 시절 추억을 이야기 하면서 볼수있다. 가족들과 함께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4명의 사랑스러운 배우들이 좋은 합으로 연기해서 더 재밌게 볼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첫사랑 영화니까 우리나라 이야기지만 전세계적으로 재밌게 볼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OSEN 최규한 기자 /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