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간 회식 1번·단톡방 無..편안함이 장수의 비결" [옥문아들' 200회](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2.10.20 14: 09

옹기종기 앉아서 벽 너머로 들려오는 문제를 모두 풀기 전까지는 퇴근을 할 수 없는 옥탑방. 그 안에서 문제를 풀고, 손님들을 맞이하고, 이야기를 나눈 지 햇수로 5년이 지났다. 2018년 추석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과 처음 만난 ‘옥탑방의 문제아들’이 200회를 맞이했다.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상식 문제아들이 옥탑방에 모여 10가지 상식문제를 풀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린 지식토크쇼다. 2018년 추석 특집 파일럿으로 첫 선을 보인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그해 11월 정규편성됐다. 햇수로 5년째 명맥을 이어오며 KBS를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고, 2019년 KBS 연예대상 ‘베스트 챌린지상’, 2020년 KBS 연예대상 ‘프로듀서 특별상’(송은이), 대상(김숙), 2021년 KBS 연예대상 ‘올해의 예능인상’(김숙) 등을 받으며 인기를 증명했다.
오는 26일 방송으로 200회를 맞이하는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대해 김진 PD는 “엊그제 시작한 것 같다. 작은 옥탑방에서 문제 낸 게 엊그제 같은데, 햇수로 5년을 해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와주셨던 게스트 분들에게 감사하다. 오랜 시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이세희 CP는 “멤버들과 시작했을 때는 그냥 방송 보시는 분들이 편하면 우리가 편하고, 우리가 편하면 방송 보시는 분들이 편하겠다 싶어서 시작했다. 200회까지 와서 영광이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KBS 제공

김용만이 하차하면서 ‘옥탑방’의 첫째가 된 송은이는 “편하게 봐주셨기 때문에 올 수 있었다. 제작진과 같이 맞춰가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고 생각한다. ‘옥탑방의 문제아들’을 하면서 나이 앞자리가 바뀌었다. 올해로 방송 시작 30년이 됐는데, 끈기 있게 하는 프로그램의 200회 기념 간담회인 만큼 더 뜻깊다”고 말했다.
▲ “5년간 회식 딱 1번..단톡방도 없는 게 장수 비결”
한 예능 프로그램이 오랜 시간 시청자들과 만나기 어려운 요즘, ‘옥탑방의 문제아들’이 햇수로 5년, 200회를 맞이한다는 건 예능계에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 특히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정규 편성 이후 수요일 밤 11시 10분, 월요일 밤 8시 55분, 화요일 밤 10시 45분, 수요일 밤 8시 30분 등 거의 매해 편성이 변경된 바 있다. 잦은 편성 이동이 위기가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이제는 KBS를 대표하는 간판 프로그램이 됐다.
송은이는 “편성 당시도, 지금도 주목 받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런 게 아닌가 싶다. 개편을 할 때마다 힘을 주는 드라마, 예능에 ‘옥탑방의 문제아들’ 자리를 내줬다. 바다에 떠 있는 부표처럼 다녔지만 누구 하나 ‘왜 그렇게 하느냐’고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제작진이 유연하게, 상세하게 설명해주면서 우리도 납득을 했고, 기를 쓰고 어느 시간대를 고수하지 않았던 게 이유이지 않나 싶다. 200회까지 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민경훈은 “회식이 없어서 너무 좋다. 지금까지 한 번 했다”고 말했고, 김숙은 “추석 특집 파일럿 때가 마지막일 줄 알았다. 누구 하나 까탈스럽지 않고, 무던하게 불평, 불만 없었던 게 장수 비결인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의자가 조금 불편하고, 에어컨 방향이 한 곳으로만 가서 김숙, 정형돈만 시원하다. 그래도 우리는 회식과 단톡방이 없어서 좋다”고 웃었다.
김진 PD는 “옥탑방이 주는 편안함이 시청자 분들이 편하게 보실 수 있게 돕지 않았나 싶다. 게스트 분들도 제일 부담이 없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정도로 방에서 대화하듯이 하고 가서 너무 좋다고 한다. 그런 분위기가 시청자 분들에게 전해지는 것 같다. 그게 ‘옥탑방의 문제아들’ 킬링 포인트다”고 이야기했다.
이세희 CP는 “다른 시간대로 옯겨도 ‘옥탑방의 문제아들’이 잘 되리라는 자신감은 없었다. 어머니가 자녀들과 같이 보는 프로그램으로 보시면 좋겠다 싶었는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심야 시간대에 도전을 했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면서 다시 지금 시간대로 돌아왔다. MC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전략적인 편성 이동이라고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김종국 = 힘 센 노홍철”
200회에 앞서 ‘옥탑방의 문제아들’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김용만이 하차하고 김종국이 174회부터 새로운 MC로 합류했다. ‘옥탑방의 문제아들’이 수요일 밤 8시 30분으로 편성을 변경, 동시간대 ‘대한외국인’을 진행 중인 김용만이 불가피하게 하차하게 되면서 김종국이 새 MC로 합류했다.
김종국은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민망하다. 따로 테이블을 준비해달라고 했는데 멤버들과 같은 테이블에서 간담회를 하게 됐다. 팬으로서, 시청자로서 지내다가 합류하게 됐는데, 이번 200회 자리는 나도 축하를 드리는 입장이다. 멤버들이 잘 지켜줬기에 내가 훌륭한 프로그램에 함께할 수 있게 됐다. 김용만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종국은 “이런 스타일로 토크하는 프로그램은 처음이다. 시청자로서 팬이었고, 편안하고 재미있게 보던 프로그램이다. 멤버들은 물론 CP 님도 어렸을 때부터 봐왔다. 편한 프로그램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연락을 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하게 됐다”며 “오래 호흡을 맞춘 멤버들이 있는 프로그램에 중간 합류하는 게 어렵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열심히 안 할 수는 없다. 내가 말하는 걸 좋아하는데. 내 말만 많이 할 수는 없는 만큼 다른 사람의 말도 경청하면서 리액션을 했고, 문제 푸는 과정도 재미있고 신기하다. 자연스럽게 맞춰가고 있다. 처음부터 합류할 때 김용만처럼 내가 해야지라는 건 없었고, 다른 분들의 톤에 맞춰서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송은이는 “김용만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내가 첫째가 아니라서 까불 수 있었는데 김종국이 와서 여러 의미로 까불기가 어렵다. 하지만 첫 회 녹화가 끝나고 큰 걱정은 없었다. 김용만에게 미안하지만 김종국이 원래 있던 사람처럼 편하게 느껴졌다”고 말했고, 김숙은 “김종국의 장점은 에너지와 지구력이다. 김용만은 대화의 핵심을 짚어주지만 끈기가 부족해 이야기를 듣다가 본인이 지쳤다. 김종국의 장점은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점이다. 길게 이야기를 해도 호응을 끝까지 해주니까 더 마음 편하게 이야기를 풀어 주신다. 그게 다 김종국의 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김진 PD “코 좀 풀고 오라는 악플도 받아”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김진 PD다. 특유의 목소리는 ‘탁성 PD’라는 캐릭터를 탄생시켰고, 요즘에는 게스트들이 정형돈과 더불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김진 PD는 “배우 분들이 제 목소리를 특이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다른 분들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는데 배우 분들이 오시면 꼭 내 얼굴이 궁금하다면서 찾으신다. 내가 문제를 내게 될 줄은 몰랐다. 목소리가 좋은 것도, 발음이 또렷한 것도 아닌데 PD들 중에서 그나마 내가 또렷해서 문제를 내게 됐다. 초반에는 ‘코 좀 뚫어라’, ‘코 좀 풀고 와라’ 등 악플도 있었지만 정형돈이 ‘탁성 PD’라는 캐릭터를 잡아줘서 이 목소리를 정겹게 들어주시는 것 같다. 감사할 뿐이다. 내가 뭐라고 얼굴 공개를 할 것까지는 아니고, 문제 잘 내도록 하겠다”고 웃었다.
김진 PD와 함께 정형돈은 ‘옥탑방의 문제아들’이 200회까지 올 수 있었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송은이는 “정형돈이라고 생각한다. ‘연예가중계’ 지목 토크 때도 나왔는데, 다 정형돈이라고 생각하더라. 게스트 분들이 정형돈을 보러 올 정도다. 완급 조절도 잘 해주고, 헛소리도 했다가 중심도 잡아주는 게 정형돈이다”고 말했다. 민경훈도 “정형돈이 웃음을 주려고 노력하는 게 많이 보인다. 멋있고 고맙다”고 덧붙였다.
서로를 “경훈씨”, “숙이씨”로 부르는 민경훈과 김숙의 어색한 케미 또한 ‘옥탑방의 문제아들’을 보는 재미다. 김숙이 민경훈에게 캠핑을 같이 가자고 계속 조르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김숙은 “묻고 싶다. 대체 언제 갈 거냐”고 물었고, 민경훈은 “대부분 3번 정도 거절하면 이후로 말을 안 꺼내기 마련인데 계속 가자고 한다”고 답했다. 결국 두 사람은 기자간담회 말미에 김숙이 민경훈의 조건에 다 맞춰주고, 촬영 없는 조건으로 올해 안에 캠핑을 같이 가기로 약속했다.
▲ “‘옥탑방의 문제아들’ 유례 없이 완벽한 콘셉트”
200회를 앞두고 있는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늘 그랬듯 편안하게 시청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이세희 CP는 “종교인 2분을 초대해서 홀리한 시간을 가졌다. 200회라고 해서 특별히 어떤 게스트에게 맞춰서 하기도 그렇고, 항상 내던 문제들을 특별하게 하기도 그랬다. ‘옥탑방의 문제아들’이 경제인, 법조인 등 색다른 분들을 모시기도 했는데 그런 특징을 살려서 홀리하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0회 이후 더 나아갈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대해 김진 PD는 “변화를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우리의 장점을 최대한 잘 살려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고, 송은이는 “‘옥탑방의 문제아들’ 콘셉트는 유례 없이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맞혀야 퇴근을 할 수 있는 콘셉트에 집중해서 문제 구성을 알차게 하는 게 오래 갈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돈을 걸어보기도, 중간에 음식을 주기도 하는 등 몇 가지 시도를 했는데 다 잘되진 않았다. 다 필요 없고 이 프로그램의 본질은 문제를 편하게 접하고 풀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 본질을 지켜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들에 대한 희망도 전했다. 김진 PD와 송은이는 유재석과 김용만을, 김숙은 김혜수를 지목했다. 민경훈은 서태지, 김종국은 드웨인 존슨을 언급하며 더 글로벌하게 나아갈 ‘옥탑방의 문제아들’을 희망했다.
끝으로 이세희 CP는 “파일럿 할 때부터 변하지 않는 모토가 있다면 생존이다. 200회까지 생존할 줄은 몰랐지만, 생존에 대한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앞으로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생존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진 PD도 “요즘 너무 많은 예능이 있는데 이렇게 살아남는게 제작진 입장에선 너무 기적이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면서 재미 드리겠다”고 말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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