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월드스타 김윤진이 '오징어게임'을 비롯한 K-콘텐츠 신드롬에 자신의 생각을 공개했다.
20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자백'의 주연 배우 김윤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자백'(감독 윤종석,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주))은 유망한 IT기업의 대표지만, 하루아침에 내연녀를 죽인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된 사업가 유민호와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승률 100% 변호사 양신애가 숨겨진 사건의 조각을 맞춰나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7년 공개된 스페인 범죄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를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해 리메이크했고, 김윤진, 소지섭, 나나 등이 호흡을 맞췄다.
김윤진은 영화에서 유죄도 무죄로 탈바꿈시키는 승률 최고의 변호사 양신애를 맡아 열연했다. 양신애 변호사의 치밀함을 표현하기 위해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고, 기품있고 묵직한 카리스마로 유민호(소지섭 분)를 압박한다. 그동안 영화 '세븐 데이즈', '이웃 사람', 드라마 '미스 마: 복수의 여신' 등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산한 자타공인 '스릴러 퀸'으로, 빈틈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올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1'과 코로나 시국으로 2년 만에 개봉하는 '자백'까지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김윤진은 "아직까지 내 첫 영화를 '쉬리'로 얘기하는데, 어릴 땐 그 얘기가 싫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무난하게 잘 출발할 수 있게, 대한민국에서 거주할 수 있게 해 준 작품이다. 만약 '쉬리'가 없었다면 미국에서 활동했을 것 같은데, 더 잘 됐을 수도 있다. 진짜 월드스타가 됐을 수도"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이민 간 김윤진은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미국 현지에서 배우 활동을 시작했고, 미드 '로스트', '미스트리스' 시리즈 등으로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국내 배우 최초로 '원조 월드스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현재 K-콘텐츠의 활약에 대해 김윤진은 "지금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K-콘텐츠의 기적같다. 이 기회가 왔을 때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난 진심으로 '로스트'를 촬영할 때 낯선 환경, 날 설명 해야하는 것 자체에 익숙하지 않아서 힘들었다. 침대에 누워서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한국이길 바랐다. 내가 굳이 설명을 안 해도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랐다. 그런 생각을 2004년도에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 벌어지는 신드롬은 정말 기적이다. 우리나라에서 영국 드라마가 여우주연상을 타는 것과 같은 것 아닌가. 지금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오징어 게임'의 이정재처럼 말이다. 2004년에는 정말 있을 수 없었던 일이었다"며 "탕웨이가 한국 영화('헤어질 결심')에 출연했지만, 한국 사람이 아니어도 어색하지 않았다. 그처럼 많이 익숙해진 것 같다. 이제는 우리나라 드라마를 굳이 찾아보고 응원하고 팬덤이 생기는 현상이 개인적으로 너무 기쁘다. '내가 어떻게 10년만 어렸어도..'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설명해 웃음을 안겼다.
한편 '자백'은 오는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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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