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 윤종석 감독이 주연 소지섭을 캐스팅한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21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자백'을 연출한 윤종석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개봉을 앞둔 '자백'(감독 윤종석,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주))은 유망한 IT기업의 대표지만, 하루아침에 내연녀를 죽인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된 사업가 유민호(소지섭 분)와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승률 100% 변호사 양신애(김윤진 분)가 숨겨진 사건의 조각을 맞춰나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자백'은 2017년 공개된 스페인 범죄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를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해 리메이크했고, 윤종석 감독은 2009년 개봉한 '마린 보이' 이후 무려 13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왔다.
유민호를 연기한 소지섭은 데뷔 28년 만에 처음으로 스릴러 장르에 도전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양면적인 얼굴과 열연을 보여줬고, 양신애로 열연한 김윤진은 소지섭과 마치 연극을 보는 듯한 차진 티키타카 호흡으로 영화 전체를 이끌었다. 여기에 내연녀 김세희를 맡은 나나는 '연기돌이 아닌 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울릴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펼쳐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했다.
윤종석 감독은 원작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연출을 제안 받았는데, "'이 영화를 한 번 보지 않으실래요?'해서 봤더니 만감이 교차했다. 그 쪽 장르에선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었다. '이 단단한 이야기와 플롯을 어떻게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여지가 안 보였다. 잘못하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싶었다. 그런 것도 걱정됐다"며 "그럼에도 생각이 떠나지 않았던 게 몇 가지 있었다. 원작에서 결말이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난 이상하게 결말보단 그 앞에 너무 좋은 시퀀스가 보였다. 뒷 부분의 폭발력이 커서 앞에는 가려지는 게 안타까웠다. 조금 더 무게 중심을 두고, 원작을 최대한 안 건드리면 '굉장히 새로워 보이는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연출을 맡게 된 과정을 밝혔다.
그는 "배우들 중에 소지섭이 가장 먼저 캐스팅 됐다"며 "그런데 캐스팅 전에 배우들을 리스트업 하는데, 영화를 보면 양신애 변호사가 노크 하면서 문을 열었을 때 딱 보이는 배우가 안 떠올랐다. 그 인물이 유민호였다. 근데 굉장히 묘하게도 TV에서 소지섭을 잠깐 봤는데 '어! 유민호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친구가 문을 열면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되게 복잡한 감정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소지섭이라는 배우는 그동안 굉장히 좋은 이미지로 오랫동안 활동해 온 배우다. 그 소지섭 씨가 그렇게 오랫동안 가꿔온 이미지가 너무 탐이 나더라.(웃음) 근데 내가 '소지섭 씨 어때?'라고 하니까 주변에서 '정신차려라 이 역할을 하겠니?'라고 했다.(웃음) 나도 '그렇겠지'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을 열 때마다 소지섭이 떠올랐다는 윤종석 감독은 "시간 낭비라고 했지만 얘기라도 해보자 싶었다. '아니야 그래도 시나리오를 주자'라고 마음 먹었고, '이 복잡 미묘한 캐릭터를 당신이 해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편지를 썼다. 그런 마음으로 지금 했던 얘기를 타이핑해서 마지막 인사말과 내 이름은 손글씨로 적어 시나리오와 보냈다. 의외로 되게 빨리 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그 이후 소지섭 씨와 만나서 2번 정도 미팅했고, 출연하겠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코시국을 거치면서 2년 만에 개봉하게 된 '자백'에 대해 "OTT로 릴리즈 되는 영화가 있어서 우려는 했다. '혹시 우리 영화도?'라는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극장에서 공개하게 돼 너무 좋다. 극장을 목표로 하고 디자인을 했고, 준비를 하고 촬영했기 때문에 포맷을 극장으로 맞췄다. 이건 정말 극장에서 봐야지 디테일한 것까지 관객들이 집중해서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백'은 오는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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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