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 윤종석 감독이 신작을 들고 13년 만에 복귀한 소감을 고백했다.
21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자백'을 연출한 윤종석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개봉을 앞둔 '자백'(감독 윤종석,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주))은 유망한 IT기업의 대표지만, 하루아침에 내연녀를 죽인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된 사업가 유민호(소지섭 분)와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승률 100% 변호사 양신애(김윤진 분)가 숨겨진 사건의 조각을 맞춰나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자백'은 2017년 공개된 스페인 범죄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를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해 리메이크했고, 윤종석 감독은 2009년 개봉한 '마린 보이' 이후 무려 13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왔다.
유민호를 연기한 소지섭은 데뷔 28년 만에 처음으로 스릴러 장르에 도전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양면적인 얼굴과 열연을 보여줬고, 양신애로 열연한 김윤진은 소지섭과 마치 연극을 보는 듯한 차진 티키타카 호흡으로 영화 전체를 이끌었다. 여기에 내연녀 김세희를 맡은 나나는 '연기돌이 아닌 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울릴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펼쳐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했다.
윤종석 감독은 "17년도에 처음 연출 제안을 받았고, 19년도에 촬영을 시작했다. 원래는 2020년 11월 개봉 시기를 잡고, 제작보고회까지 하려고 했는데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했다"며 "전부 취소하고 개봉도 거두기로 했다. 사실 그런 영화가 한두 편이 아니었으니까. 배우들과 스태프 모두 굉장히 맥이 빠졌다"고 털어놨다.
'자백'은 코로나 시국을 끝내고 드디어 10월 말 개봉을 확정했고, 언론시사 직후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약 2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된 것.
그는 "OTT로 릴리즈 되는 영화가 있어서 우려는 했다. '혹시 우리 영화도?'라는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극장에서 공개하게 돼서 너무 좋다"며 "극장을 목표로 하고 디자인을 했고, 준비를 하고 촬영했기 때문에 포맷을 극장으로 맞췄다. 이건 정말 극장에서 봐야지 디테일한 것까지 관객들이 집중해서 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영화관에서 즐겨주길 당부했다.
'마린 보이'를 끝내고 무려 13년이 지났으니, 강산도 바뀔만한 시간이다. 다시 돌아온 한국 영화계는 많이 변해 있었다고 했다.
윤종석 감독은 "정말 현장은 오랜만이었고, 많이 바뀌었더라. 주52시간제 근무는 충격적이었다.(웃음) 이미 얘기를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몸으로 체감하니까, 그 변화가 실감이 됐다. '드디어 정상화됐구나'라는 느낌이랄까. 과거 너무나 비정상이었던 시스템이 이제 정상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자백' 개봉을 앞둔 윤종석 감독은 "한 마디로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웃음) 좋은 얘기 들으면 기뻤다가, 또 반대면 좌절했다가 한다"며 "관객들을 극장으로 오게 하는 게 더 힘들어진 시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영화를 의심하지 말고, 범인을 의심하라는 것"이라며 설렘 반, 기대 반을 드러냈다.
한편 '자백'은 오는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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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