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배우 이상보가 일련의 사건이 종료된 뒤 가감없는 가평에서의 일상을 공개했다. 그는 사건 이후 가평에 있는 한 숙박업소에서 지내고 있었고, 하루하루 트라우마를 털어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이상보는 21일 오후 OSEN과 전화 인터뷰에서 “방송에 편집된 부분도 있었지만,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분은 잘 전달된 것 같다. 모든 것을 말할 수는 없지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방송을 통해 조금은 이야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 이상보는 ‘마약 배우’라는 오명을 쓰고 겪었던 시간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하면서도, 주위 사람들의 응원과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으로 극복해나가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상보는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영화 촬영을 앞두고 가평에서 치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아무래도 제 공간이 없다는 점에서 불편하긴 하다. 그래도 서울에 있는 것보다는 심적으로 훨씬 낫다. 방송에도 나온 지인분이 저를 많이 케어해주시기도 하고, 일단 서울에 비해 사람이 많이 없고 자연으로 둘러쌓여있다보니 괜찮다”고 설명했다.

숙박업소 청소일이 어렵지는 않냐는 질문에 “익숙하지는 않지만, 이렇게라도 도와드려야하지않냐. 방송은 있는 그대로를 촬영했다. 어쨌든 그분들게 빚을 지고 있으니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서 같이 일을 돕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몸도 치유가 되고, 회복이 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계속 가평에 있을 생각이냐는 질문에 이상보는 “영화 촬영이 수원에서 진행된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가끔 가평을 들어갈 것 같고, 스케줄이 있을 때는 나와서 있을 것 같다”면서 “가평에 있으면서 트라우마가 많이 나아졌다. 안 들어갔다면 저는 아마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서울에서는 생활을 못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상보는 “유일하게 가족이라고는 막내 이모뿐이다. 이모가 대구에 계신데, 이번 사건 때문에 놀라서 올라오셨다. 이모는 제가 진짜 마약을 한 줄 알고 오신거다. 사실 제가 신경정신과 약을 먹고 있다는 것을 아는 측근을 제외하고는 다 제가 마약을 한 줄 알았다. 가평으로 오라고 했던 최여진 배우나 다른 지인들도 마약 투약 여부와는 관계없이 일단 혼자있지 말라고 부른거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상보는 가평에서 있었던 약 한달간의 시간동안 많은 위안을 받았다. 그는 “하루하루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살다보니 조금씩 치유되고 있다. 서울에 있었으면 나쁜 생각을 많이 했을 것 같다”며 “솔직하게 국과수 결과 나오기 전에 저는 배우 생활을 그만하려고 했다. 이 일을 사랑해서 오랜 기간 해왔던 사람인데, 한순간에 이렇게 되니 숨을 쉴 수가 없더라. 사실 영화도, ’특종세상’도 마찬가지로 고민을 좀 했다. 당장 카메라 앞에 서기가 어려웠다. 근데 저를 잘 알지 못하는 분들도 SNS를 통해 응원해주시니, 사람들에게 ‘제가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이상보는 어머니의 묘소에서 오열한 이유로 “사실 1달에 1번, 최소 3달에 1번은 어머니 묘소에 방문한다. 명절 때 그 일이 일어나서 못 갔는데, 국과수 결과 나오기 전에 가서 ‘이런 저런 일이 있었다. 다음번에는 조금이라도 아니라는 걸 들고 오겠다’고 기도를 드렸다”며 “그래서 찾아간 건데, 하필 또 그날이 어머니 생신 다음날이었다. 엄마는 당연히 결과를 알고 계셨겠지만, 저는 후련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죄책감이 컸다. 엄마가 하늘에서 이 상황을 보면 많이 슬퍼하시겠구나 같은 복잡한 마음이 들어서 눈물이 터져나왔던 것 같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상보는 “사실 지금까지의 일을 되돌려 원상복귀 시킬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도덕적으로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를 하고 인정을 해줬으면 좋겠다”라며 “긴급체포 과정부터 병원 검사, 유치장까지 가는 시간 동안 어떻게 제 이름이 기사화되고 마약 혐의 시인까지 이르게 됐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상보는 “처음에는 화가 나는 마음에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있는 상태도 아니고 바라는 것은 오직 진심어린 사과와 인정 뿐이다. 차라리 내가 정말 마약을 했다면, 이런 꼬리표가 억울하지도 않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응원을 해주시는 많은 분들과 하늘에 있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이 일을 극복해나가고 이겨내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이런 일들에 매몰되지 않고, 이상보가 결국 이겨냈구나를 보여주고싶다”고 희망했다.
이상보는 억울함과 아픔을 이겨내고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차곡차곡 쌓고 있다. 이상보의 말처럼 이번 일이 없던 일이 될 수는 없겠지만, 대중의 응원과 위로로 앞으로 나아갈 이상보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 /cykim@osen.co.kr
[사진] KBS, MBN '특종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