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란 팀은 누가 없고 누가 뛴다고 해서 흔들리지 않는다."
굳센 믿음과 자부심이 느껴지는 김진수(30, 전북현대)의 말이다.
전북현대는 27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결승 1차전에서 FC서울과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제 양 팀은 오는 30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을 치른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2/10/28/202210280014772038_635aab3d88272.jpeg)
전반에만 4골이 터지는 치열한 난타전이었다. 서울이 전반 3분 기성용의 선제골과 전반 38분 조영욱의 추가골로 승기를 잡는가 싶었지만, 전북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전북은 전반 43분 바로우의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에 힘입어 추격을 시작했고, 전반 종료 직전 송민규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조규성이 침착하게 성공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김진수의 활약도 돋보였다. 이날도 선발 출전한 김진수는 몸을 아끼지 않는 태클로 서울 공격을 여러 번 끊어냈을 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크로스도 여러 차례 선보였다. 골대 불운만 아니었다면 득점까지 올릴 뻔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진수는 "이제 소속팀에서 한 경기밖에 안 남았다. 올 시즌을 기분 좋게 마무리하느냐 못 하느냐가 걸려 있는 마지막 경기다. 오늘 경기도 무조건 이기기 위해 나섰다. 어쨌건 지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북은 부상자가 많다. 이날 선발 출전한 맹성웅과 박진섭도 부상 투혼을 펼쳤고, 후반에는 바로우가 근육 문제로 교체아웃되기까지했다. 아무리 전북이라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상은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김진수는 전북은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며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아까 경기가 끝나고 라커룸에서도 한번 이야기했지만,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 부상 선수가 있는 것은 안타깝다"라면서도 "전북이란 팀이 누가 없고 누가 뛴다고 해서 흔들린 적은 거의 없다. 물론 타격은 있겠지만, 다른 선수들이 충분히 잘 준비하고 있다. 오늘도 (한)교원이 형이 활발한 돌파를 보여줬다. 경기에 못 나가는 선수가 생기는 것은 아쉽겠지만,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 잘해줄 것"이라고 덤덤히 말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2/10/28/202210280014772038_635aab3dc3ca8.jpeg)
앞서 김진수는 K리그1 최우수선수(MVP) 후보에도 올랐다. 그러나 MVP는 우승을 차지한 울산현대의 주장 이청용이었다.
김진수는 MVP 수상 불발이 아쉽지는 않냐는 질문에 "원래 내 길이 아니었다. 우리가 우승했다면 조금이라도 기대를 해봤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 울산이 우승했으니까 청용이 형이 받는 게 (맞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이어 김진수는 FA컵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는 "리그를 우승하지 못했기 때문에 FA컵을 우승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전북이라는 팀은 언제나 우승해야 하는 팀이라서 우승컵을 들고 싶은 것"이라며 "올 한 해 팬분들도 너무나 고생하셨고 감독님을 비롯한 구단 분들도 많이 고생하셨다. 마지막 경기에서 이겨서 전주성에서 트로피 드는 게 그분들을 위한 가장 큰 보답이 아닐까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많은 전북 팬들이 자리했다. 평일 저녁 경기였음에도 원정석은 초록 유니폼으로 가득했다.
김진수는 팬들의 열띤 응원 이야기가 나오자 "이게 전북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팬분들 덕분에 힘을 얻는 모습을 나도 가까이서 보고 있다. 오늘도 먼저 두 골을 내줬지만, 끊임없는 응원 덕분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두 골을 득점했다. 우리가 조금 더 유리하다는 이야기도 있겠지만, 그래도 홈에서 이기고 우승컵을 들고 싶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끝으로 김진수는 "전반 초반에 우리가 더 강하게 해야 했다고 선수들과 이야기했다. 후반에는 경기력이 조금 달랐다. 2차전 우리 홈에서는 초반부터 그런 부분을 얼마나 잘 공략하느냐가 관건이다. 서울도 정말 잘 준비하고 나올 것이다. 우리도 그에 못지않게 더 잘 준비해야 한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