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힘찬 PD 사망 9개월..'소방서 옆 경찰서' 제작사 사과 "재발방지"(Oh!쎈 이슈)[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2.11.08 19: 53

 '소방서 옆 경찰서' 제작사 스튜디오S 측이 故 이힘찬 PD의 사망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는 故 이힘찬 프로듀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전날에는 유족과 사측간의 간담회가 한 차례 진행됐던 바.
이날 간담회에는 유족 대표로 故 이힘찬 PD의 동생 이희 씨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김영민 센터장, 언론노조 SBS본부 정형택 본부장, 민주노총 법률원 신선아 변호사, 돌꽃노동법률사무소 김유경 노무사, 사측 대표로는 스튜디오S 한정환 대표이사와 김동호 경영국장 등이 자리했다.

고인은 SBS 입사 후 드라마본부 분사에 따라 스튜디오S로 소속을 옮겼으며, 사망 전 '소방서 옆 경찰서'의 제작 총괄로 일했다. 하지만 지난 1월 30일, 24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에 유가족과 전국언론노동조합,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지난 2월 대책위원회을 꾸려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힘썼다. 노사공동조사에 착수한지 7개월 여 만에 열린 이번 간담회에서 대책위는 노사 공동 진상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족한 예산 범위 내에서 작품을 무사히 완수해야 한다는 압박, 촉박한 편성 일정으로 인한 불안, 화재 및 사고 장면 촬영이 야기한 돌발변수 대응 등으로 개인이 감내하기 어려운 극단적 상황으로 내몰렸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회사(스튜디오S) 차원의 고충처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
대책위는 "방송사들의 드라마 제작 자회사 설립 확산, 노동시간제도 변화,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드라마 소비 증가와 관련 산업의 폭발적 성장, OTT 플랫폼 영향력 증가 등 최근 급변한 드라마산업에 내재한 구조적 문제들이 '소방소 옆 경찰서'에 응축됐다"고 강조했다.
한정환 대표이사는 "공동조사를 통해 회사 제작 시스템을 성찰하고, 고 이힘찬 프로듀서가 겪었을 고통을 엄중하고 무겁게 받아들였다"며 "유가족 분들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약속드린 개선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또 '소방서 옆 경찰서' 첫 회 방송에는 고인 추모 메시지가 게시되고, 최종회 마지막 장면에서 고인의 사진과 함께 추모 의식도 진행될 예정이다. 회사 차원에서 매년 고인에 대한 추모 의식도 진행되며, 언론노조 SBS본부는 고인의 기일을 '조합원 안전의 날'로 지정해 일터 안전과 조합원 건강을 위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밖에도 유족, 노조, 사측은 ▲첫 방영일로부터 최소 6개월 이상 12개월 범위 안에서 사전 제작기간 확보 ▲경영진이 연출자와 제작진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분쟁 적극 해결 및 현장 고충 정기 점검 ▲채용 및 교육훈련 체계 구축 ▲회사 차원의 직무스트레스 관리시스템 도입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노사가 '스튜디오S 드라마제작준칙'으로 제정할 예정이다.
대책위는 공동조사 보고서 발표 후에도 당분간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스튜디오S 사측이 유족 및 대책위와 합의한 고인에 대한 추모 및 현장 개선 방안을 성실히 이행하는지 점검하고 평가한다. 더불어 이번 개선방안이 스튜디오S에 그치지 않고 드라마제작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현장에 널리 알리는 노력도 해나갈 예정이다.
한편 SBS 새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는 故 이힘찬 PD 사망 이후 촬영을 중단했다 지난 5월 재개했다. 오는 12일 첫 방송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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