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유해진x류준열, 역사와 재미 모두 살린 조선 왕궁 스릴러(종합)[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11.11 10: 14

 병자호란으로 8년 동안 청의 인질로 잡혀 아내 강빈(조윤서 분), 신하들과 살다가 귀국한 소현세자(김성철 분). 그는 아버지 인조(유해진 분)와 그의 측근 서인들에게 반가움을 표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이 영 탐탁지 않다.(※이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청에서 신문물을 받아들이고 개혁 정책을 펼치기로 한 소현세자가 강력하게 의견을 내는 사이, 왕권을 지키기 위한 인조의 불안과 탐욕은 높아만 간다.
한편 귀국하면서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던 소현세자는 오한이 들어 내의원 이형익(최무성 분)을 주치의로 삼아 진료를 받기 시작한다.

이형익은 세간에 소문난 침술사 천경수(류준열 분)를 새로 들여 자신의 일손을 돕게 한다. 그가 극심한 주맹증을 앓고 있었지만 그의 손맛을 믿고 특별채용한 것.
인조는 아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침술사 이형익에게 지속적인 침술을 통해 학질의 열을 내리게 할 것을 청한다. 그러나 치료를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소현세자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올빼미’(감독 안태진, 제공배급 NEW, 제작 씨제스엔터테인먼트·영화사 담담)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유해진, 류준열, 최무성, 박명훈, 김성철, 안은진, 조윤서 등 배우들의 연기합이 좋다. 최무성은 유해진과, 박명훈은 류준열과 시너지를 내며 집중도를 끌어올렸다. 왕으로 분한 유해진은 코믹하고 밝은 기운운 걷어내고 욕심에 빠져 허우적대는 인조의 얼굴을 스크린에 구현했다.
주맹증으로 낮에는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경수 역의 류준열도 캐릭터에 몰입해 보는 이들의 감정 동요를 불러일으킨다. 자신이 "게으른 배우"라고 칭했지만 작품을 위해 들인 노력이 결코 가볍게 보이지 않는다.
사실과 상상이 만난 팩션 사극 '올빼미'는 역사를 과도하게 해치지 않은 선에서 극적 재미를 완성했다. 인조와 이형익, 강빈과 그녀의 아들 석철, 조소용(안은진 분) 등 실존 인물을 모두 배치해 사실을 기반으로 서사를 풀어냈다. 류준열이 맡은 침술사 경수는 가상의 인물이다.
영화 스틸사진
감독은 역사를 그대로 반영하면서도 현재진행형으로 다양한 추측이 오가는 곳이나, 빈틈이 보이는 곳에서만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했다.
소현세자를 죽인 진범이 누구인지 밝혀나가는 살인 추적극이 심장을 조이며 쫄깃쫄깃하게 펼쳐진다. 심장을 뛰게 만드는 북소리 OST가 큰 몫을 차지했다.
역시나 영화 ‘택시운전사’(2017), ‘봉오동전투’(2019)에 이어 세 번째 만난 유해진과 류준열의 케미스트리가 좋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왕의 남자’(2005)의 조감독 출신인 안태진 감독이 이번 영화를 통해 상업감독으로 데뷔하게 됐다.
‘올빼미’는 11월 23일 극장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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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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