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행크스 ‘터미널’ 실제 모델, 18년간 살았던 공항서 심장마비로 사망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22.11.13 10: 20

할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의 영화 ‘터미널’의 실제 모델인 남성이 18년 동안 집과 같은 곳이었던 파리 공항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에 따르면 이란 국적의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가 이날 파리의 샤를 드골 공항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켰지만 끝내 사망했다.
나세리는 1988년 2006년까지 샤를 드골 공항에서 살았다. 파리의 대피소에서 몇 년을 보낸 그는 최근에 공항에 돌아와 터미널 2층에 거주했다. 공항 당국은 “나세리가 터미널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돼 경찰과 의료팀이 출동해 응급조치를 했지만 결국 숨졌다”고 밝혔다.

1945년생으로 추정되는 나세리는 프랑스에 처음 도착했을 때 거주지 서류가 없어 공항에 발이 묶였다. 해마다 그는 벤치에서 잠을 잤고 공항 직원과 친구가 됐다. 또한 직원 시설에서 샤워를 하고 일기를 쓰고 잡지를 읽고 지나가는 여행자들을 보며 살았다.
고인은 승객들 사이에서 연예인이었다. 특히 고인은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터미널에 영감을 줬다.
나세리는 영국 관할 하에 있는 이란의 솔레이만에서 이란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74년 영국에서 공부하기 위해 이란을 떠났다. 하지만 반대 시위로 투옥됐고 여권 없이 추방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조사에 따르면 그가 이란에서 추방된 건 아니었다. 그는 유럽 여러 국가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 벨기에에서 난민 증명서를 줬지만 증명서가 담긴 서류 가방을 파리 기차역에서 도난당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경찰이 그를 체포했지만 공식 문서가 없어 추방할 수 없었고 그는 1988년 8월 샤를 드골 공항에 와서 머물렀다. 유럽 이민법이 점점 더 엄격해져 그는 몇 년 동안 합법적으로 머무를 수 있는 공항에서 지냈다.
마침내 난민 서류를 받았지만 그는 공항을 떠나는 것에 불안함을 털어놓으며 난민 서류 서명을 거부하고 2006년 병원에 입원할 때까지 몇 년을 더 머물다가 결국 파리 보호소에서 살았다. /kangsj@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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