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이라 생각하고 저를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배우 민지영이 15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간곡히 호소하며 전한 말이다.
민지영은 남편 김형균과 함께 전날 방송된 MBN 예능프로그램 ‘뜨겁게 안녕’에 출연했다. 이날 그는 유산의 아픔부터 갑상선암 투병, 오토바이 사고까지 힘들었던 지난날들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뜨겁게 안녕’ 출연과 관련해 “결심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방송을 1년 동안 안 하다가 오픈한 건 나 같은 상황에서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방송 하루 전에도 민지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뜨겁게 안녕’ 출연 소식을 전하며 “저희와 비슷한 상황에서 가슴 앓이를 하고 계신 분들과 나눌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더 많고 값질거라 판단했다”고 밝혔던 바 있다.
하지만 예고편에 등장했던 협의 이혼서가 부각되면서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주목을 받아야 했다. 민지영은 “어제 방송 중에 암 수술 전날 기사들과 악플 때문에 남편과 잠 못자고 결국 혼자 수술실에 들어갔던 얘기를 했지 않나. 관심은 너무 감사하지만, 자극적인 제목 때문에 이번에도 악플에 시달리게 되는 게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뜨겁게 안녕’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고 얘기하시는 분들은 많지 않다. 단지 기사 제목, 내용, 돌아다니는 짧은 영상을 보면서 판단한다. 결국 상처받는건 저다. 1년 만의 방송 출연인데 잘한 선택이 아니었나, 너무 후회될 정도”라며 “힘들게 고생하는 난임 부부가 저희 같은 40대 말고도 20, 30대 부부들 중에서도 너무 많다는 걸 난임센터 다니면서 많이 봐왔다. 그분들한테 용기 내서 힘을 주고 싶었던 건데, (자극적 기사와 악플 때문에) 며칠 잠도 못 잤다”고 말했다.
민지영은 “인간으로서, 늦게 결혼한 여자로서, 난임으로 힘들었던 사람으로서 부부에 관련된 이야기를 한 거였는데 사실 후회도 된다”며 “관심이 싫은 건 아니다. 관심은 감사하지만, 관심을 주실거면 방송을 처음부터 끝까지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처음 연락이 닿았을 당시 민지영에게 ‘뜨거운 안녕’에 출연한 소감이 어떤지 물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받은 상처를 호소하며 “내 가족이었다면, 언니였다면 그런 질문을 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던져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다.
그는 “저와 같은 아픔을 경험해보지 못한 분들이나 악플을 다시는 분들도 이런 힘듦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쉽게 얘기할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걸 경험했던 사람은 위로받고, 용기를 내고, 힘을 얻을 거다. 아이를 갖는 것도 부모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랑해서 결혼한 우리 부부가 소중하다는 걸 알게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경험을 하지 않고, 그 감정을 모르는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락내리락거리며 상처받는 게 너무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작사의 잘못이 아니다. 촬영하는 동안 스태프, PD님도 다 가슴 아파 해주셨고 조심스러워 해주셨다. 그런 아픔을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해주셨다”며 “유산하고 힘들어 할 때 남의 아픔으로 악플을 다는 분들 있지 않나. 나중엔 ‘가족이, 본인이 경험했어도 이렇게 말을 함부로 할 수 있을까?’하고 궁금해지더라. 힘든 일이 있었으니 숨어서 지내야 하냐. 힘든 걸 극복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지 않나. 근데 그거랑은 방향이 달라진 것”이라고 속상함을 전했다.
민지영은 마지막까지 “단지 안줏거리 삼아 얘기하지 말고 내 가족이었다면, 민지영이라는 사람과 이 부부에게 어떤 얘기를 해줄 수 있을까. 그런 시선으로 봐 주셨으면 좋겠다”며 “이런 프로그램 제작하는, 제작 관련 모든분들이나 저에게 관심을 갖고 기사를 써주시는 기자님들이나 악플을 달거나 응원해주는 모든분들도 가족이 있지 않나. 내 가족이라 생각하고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간곡히 부탁했다.
그러면서 “먼 미래에 나한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써달라. 가족이라 생각하고, 언니라고 생각하고 기사를 써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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