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류준열(37)이 주맹증을 앓는 캐릭터를 맡은 것에 대해 “주맹증을 앓는 환자 분들이 마음 속 얘기를 쉽게 꺼내시지 않을 걸 알았기 때문에 첫 만남부터 심층적으로 얘기를 나누진 않았다”고 밝혔다.
류준열은 15일 오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맹인 분들을 만나서 짧게 이야기도 나눠봤다. 그렇다고 해서 만난 첫날부터, 그분들이 가슴 속에 있는 깊은 얘기를 하시진 않는다. 다른 사람들도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자신의 속 얘기를 안 하는 것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싶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올빼미’(감독 안태진, 제공배급 NEW, 제작 씨제스엔터테인먼트·영화사 담담)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류준열은 이 영화에서 주맹증을 앓는 침술사 천경수 역을 맡았다. “심층 인터뷰를 들어가는 것보다 저는 다른 부분에 신경을 썼다. (맹인이라는 설명은 초반부터 나온 것이고) 어느 정도만 가져가면 관객이 제가 맡은 인물이 앞이 안 보인다는 걸 아니까 저는 경수의 감정에 더 신경을 썼다. 리얼리티에 신경을 쓴 건 아니다”라고 인물을 접하고 해석해 연기로 표현한 과정을 전했다.
프리단계에서 천경수에게 초능력을 느꼈었다는 류준열. “초기 시나리오에는 어두운 데서 경수가 앞이 안 보이는데 제압하는 장면도 있었다고 하더라. 근데 저희 영화의 톤에 맞지 않는 거 같아서 감독님이 바꾸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맹인학교에서 ‘뛰지 마시오’라는 푯말이 있다는 걸 듣고 놀랐다. 보통 '맹인들이 뛰어다닐 수 있나?' 싶으실 텐데 익숙한 공간에서 뛰어다니고 잡으려고 하다가 부딪혀서 다치는 일도 있다고 하더라. 특히 어린 아이들이 많이 뛰듯, 맹인학교에서도 어린 아이들이 자주 뛰어다닌다고 들었다. 식사를 하실 때도 능숙하다. 물론 그렇지 못한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저는 불을 끄면 조금씩 보이는 분들을 주로 만났었다”고 설명했다.
“경수를 연기하는 데 그런 설정을 넣은 거다.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가 아니니까 관객들에게 충분히 (허구적으로)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올빼미’의 극장 개봉은 11월 23일.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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