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민지영이 ‘뜨겁게 안녕’ 출연에 대해 “우리 부부가 극복했기 때문에 나간 것”이라고 밝혔다.
15일 민지영은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남편이 협의 이혼서를 내밀었다고 기사가 나오니까 주위에서 이미 ‘이혼했다’고 얘기를 하더라”라고 방송 전부터 의도와는 다른 관심으로 받았던 고통을 토로했다.
그는 전날 방송된 MBN 예능프로그램 ‘뜨겁게 안녕’을 통해 남편 김형균과 작성한 협의 이혼서를 공개했다. 그는 “올해 8월 초 협의하고 사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두 사람은 유산부터 반려견의 죽음, 갑상선암 등 결혼 5년간 있었던 힘들었던 시간을 되돌아봤다. 하지만 협의 이혼서 작성 후 오토바이 사고를 당했고, 이로 인해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고 다시 가까워졌다고.
방송 말미 김형균은 민지영에게 “나랑 다시 여행 떠나서 행복하게 살아볼래? 나와 다시 결혼해주세요”라며 꽃다발을 건넸고, 이를 받아든 민지영은 끝내 협의 이혼서를 불태우며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하지만 방송 전부터 ‘이혼’에만 초점이 맞춰진 탓에 민지영은 “1년 만에 힘든 얘기를 하려고 나간 건데 방송 전부터 시달렸다. 온갖 지인들이 보내오는 ‘이혼했냐’, ‘이혼해도 잘 살 수 있어’ 이런 메시지부터 힘들었다. 그런 의도로 출연한 건 아닌데, 방송이 나가기도 전에 더 상처를 받게 되니까. 지금도 지쳤다”고 토로했다.
민지영이 ‘뜨겁게 안녕’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것은 자신과 같은 난임 부부들에게 힘을 주기 위함이었다. 그는 “(아픔을) 극복 해서 나간 거다. 우리 부부가 극복 했기 때문에 나간거다. 방송에서 힘든 시간 보냈고 극복하기로 했다는 얘기를 전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송 출연조차도 너무 힘든 결정이었다. 이혼 협의서 작성에 초점이 맞춰져서 그렇지, 부부가 나이 마흔에 결혼해서 당연히 겪을 수 있는 힘든 일들이지 않나. 저희 부부조차도 너무 힘든 시간 보내면서 결국 우리 부부의 행복이 먼저라고 판단했다. 마흔 중반에 직장 잘 다니는 남편이 모든 걸 다 내려놓고 긴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6개월이 될지 1년이 될지 둘만의 행복을 위해 세계 여행을 떠나자고 했고, 그 결정이 쉽지 않았다. 그에 대해 응원한다기보다 ‘홍보하기 위한 거 아니냐’고 하더라. ‘뜨겁게 안녕’에서 시청률 높이려고 우리한테 억지로 이혼 협의서에 사인하게 시키겠냐”고 속상함을 털어놨다.
그는 “누구의 탓이 아니다. 이해한다. 예고편을 그렇게 만든 제작사도 이해하고, 그걸 보고 자극적으로 기사 쓴 기자님들도 이해한다. 결과는 내 몫이니까”라면서도 “힘든 얘기를 1년 만에 방송에 나가서 털어놨는데, 며칠간 우리 부부가 이혼한 게 돼 있더라. 너무 힘들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이어 “‘뜨겁게 안녕’ 작가님들도 제가 자극적인 기사에 상처 받을까봐 걱정된다고, 미안하다더라. 그들이 미안한 게 뭐 있냐. 다들 힘든 거다. 하다못해 갑상선암 수술한 날에도 전화와 문자가 왔다. ‘수술 잘 되셨냐’, ‘몸 괜찮냐’가 아니라 ‘통화되냐’, ‘연락달라’고 하시더라. (기자들이) 너무하다고 탓할 수도 없다. 좋은 얘기만 나누면 좋겠는데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민지영은 “너무 힘들었지만, 오토바이 사고로 결국 서로가 얼마나 소중하고 얼마나 필요하고, 사실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한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됐다. 아이를 갖는 노력을 하면서 너무 지쳤고, 반려견과의 이별로 힘들었고, 그러다 우연찮게 사고가 났다. 서로 표현하는 게 서툴렀던거지, 아이를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떠나서 사랑해서 결혼했고 결국 우리가 더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 내용이었다. 단지 ‘사랑과 전쟁’ 때문에 10년간 ‘불륜녀’, ‘이혼녀’ 타이틀로 살았다는 이유로 이혼 협의서라는 단어에 집중되니까 힘들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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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민지영 SNS, M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