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녀2’ 찌질남 최시원, 미녀 셋 보다 더 보고싶네[손남원의 연예산책]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22.11.15 11: 04

진짜 아이돌 가수 출신 맞아? 슈퍼주니어 최시원의 요즘 연기를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연극 무대에서 오랜 세월 내공을 쌓고 드라마, 영화로 진입한 스타급 전업배우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 대한 제작자들의 편견을 깨버린 바로 그 배우, 최시원이 완벽한 찌질남으로 올 연말 돌아온다. ‘술꾼도시여자들’ 시즌2에서다.
술꾼들의 환상이자 명작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에 뒤늦게 푹 빠졌다. 마지막 방송이 나가고 몇 주 지나서야 다시보기로 12회 분량을 주말 밤낮 정주행했다. 입에 착착 달라붙는 찰진 욕지거리가 미녀 배우들의 입에서 거침없이 흘러나오는데 왜 이리 통쾌할까. 맛난 술안주를 깨작거리지 않고 마구 흡입하는 44사이즈 섹시녀들의 먹성은 어찌 그리 복스러운지. 주력 40년째인 기자도 청순미 만점(겉모습만) 숙녀들의 하이힐 병따기, 폭포수 폭탄주 돌리기 묘기에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쌓여가는 소주병만큼 시청률이 팍팍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술도녀’ 시즌 1은 2021년 가을 최고의 화제작이자 이슈메이커로 손꼽혔다. 주위에서 ‘주정뱅이인 당신이 꼭 봐야할 재미 흥미 묘미 만점의 드라마’라고 기자에게 추천했지만, 콧방귀 뀌고 흘려들은 게 후회막급이었다. 그래서 시즌2는 일찌감치 본방 사수를 다짐하고 12월 9일 첫 회를 술맛 다시며 기다리는 중이다.

제목 그대로 ‘술도녀’는 여자 셋이 주인공이고 이선빈 한선화 정은지의 천방지축 일상을 그린다. 시즌 1의 포스터 카피가 ‘오늘 먹을 술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이고, 제작진의 기획 의도는 '하루 끝 술 한잔이 인생의 신념인 세 여자의 일상과 과거를 코믹하게 그려낸 드라마'로 요약된다.
여자 셋이 축인 ‘술도녀’에서 최시원의 역할은 무엇인가. 드라마 초반까지만해도 약방에 감초 정도로 오해했다. 드세고 거친 카리스마 여주들 틈에서 술 한 잔에 기절하는 찌질한 PD의 존재감은 애시당초 기대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요?
하지만 덥수룩한 수염에 ‘츄리닝’(트레이닝복으로 맞춤법 표기를 해서는 그 맛이 안납니다), ‘쓰레빠’(역시 슬리퍼로는..)  패션으로 작가들 식사비 한 푼 더 깎겠다고 “참치김밥 NO 그냥 김밥 YES”를 외치는 초식남 예능 PD는 ‘술도녀’의 여성 천하에 단 비를 내리는 활력소이자 웃음 코드로 작용했다. 이선빈과의 로맨스에 돌입하는 후반부에서는 “최시원 없으면 무슨 재미로~~” 멜로디를 절로 흥얼거릴 정도였습니다.
물론 최시원의 엉뚱함은 마지막까지 시청자 바람을 헛되게 하지 않았다. 최종회 고백 순간, “제 섹스파트너가 되어주세요”라니. 섹스파트너 앞에 “평생”이란 프로포즈의 필요불가결 한 마디를 최시원은 패스했고, 당연히 이선빈의 강력한 원투펀치가 작렬했다. 술 취해 잠든 그를 이선빈이 쓰레기 더미에 버리고 간데 대한 보복심리가 작용한건가요? 속된 말로 기자의 ‘뇌피셜’입니다.
이렇듯 최시원의 코믹 연기는 자칫 한쪽으로 쏠려서 비틀거릴뻔한 여성 드라마 ‘술도녀’를 티빙과 tVN의 효자 드라마로 완성하는데 일조, 아니 큰 공을 세웠다. 첫 방 이후 각종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역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주간 유료 가입 기여자수 1위 달성을 비롯해  2022년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되는 등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당연히 시즌 2에서도 '인생 캐릭터'를 갱신했던 배우 이선빈(안소희 역), 한선화(한지연 역), 정은지(강지구 역) 그리고 최시원(강북구 역)이 재회한다고 해 더 큰 관심이 집중된다. 기자의 사심은 찌질남 강북구가 과연 이번에는 어떻게 망가져서 시청자 웃음을 빵빵 터뜨릴지에 꽂혀있습니다. 개봉박두입니다./mcgwire@osen.co.kr
<사진> '술도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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