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오메가엑스 멤버들이 전 소속사 대표로부터 받은 구체적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오메가엑스 멤버 11명과 법률 대리인 노종언, 서주연 변호사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오메가엑스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리더 재한은 “참고 버텨왔지만,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느꼈고 누군가를 위해서 저희와 함께 꿈을 꾸는 모두를 위해 용기를 냈다”며 “강 대표는 연습이 끝난 저희를 불러 술을 마시게 하고, 성희롱 발언들과 허벅지, 손을 만지고, 얼굴을 맞대는 등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 또한 술자리가 끝난 뒤 카톡을 했다. 대표는 ‘오메가엑스를 할 거면 박박 기어라’, ‘죽여버린다’ 등의 폭언을 연속했고, ‘너희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할 거다’라고 협박해 일부 멤버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저희는 상품이 아닌 사람으로서 존중받고 싶었을 뿐”이라고 기자회견을 열게 된 이유를 밝혔다.
앞서 오메가엑스가 소속사 여 대표 강모 씨(이하 ‘강 대표’)에게 폭언, 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오메가엑스의 팬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SNS를 통해 지난 10월 오메가엑스 멤버가 소속사 대표로부터 폭언,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논란이 제기되자 소속사 측은 “월드투어를 마친 후 서운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격해졌다”며 “멤버들과 소속사는 계속해서 대화를 나눠 현재는 모든 오해를 풀었다”고 밝혔으나, 멤버들은 직접 SNS를 개설해 “울고 싶을 만큼 소속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이에 기자회견을 연 멤버들은 강 대표에게 받은 피해를 호소했다. 멤버 예찬은 “처음에는 황 의장(강 대표의 남편)과 강 대표가 자신들은 부모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고 해, 저희도 신뢰하며 따라가고자 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이 반복됐고, 강 대표를 위로하기 위해 술을 먹어야 했고 개인적인 푸념을 듣기 위해 시간을 뺏겨야 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그는 “술자리에 간 멤버들을 기다리며 연습실에서 의욕을 잃은 채 앉아있던 날이 많았다.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는 의심이 확신으로 변했고, 제가 바보 같았다”며 “저도 가끔 술자리에 자진해서 앉으며 도움이 되고자 했다. 한편으로는 형들도 이렇게 버티는데 나도 무너지지 말아야지 하면서 이겨내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에 법률 대리인 서주연 변호사는 “멤버들이 당한 성추행 피해는 비단 남녀 간의 성적인 문제가 아니라 부당한 권력이 꿈을 가진 젊은이의 인권을 유린했다. 강 대표가 멤버들에게 한 정신적인 피해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자신을 믿지 못하게 만들었다. 멤버들이 자신들이 활동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도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 이렇게 용기를 냈다. 저희 법률 대리인도 멤버들이 꿈을 놓지 않도록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법률 대리인 측은 “우선 오메가엑스의 활동을 위해 전속계약 해지를 우선으로 두고,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위자료의 경우 규모를 신속히 산정해 순차적으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겸은 강 대표에게 받은 피해를 주장하며 “일단 술자리, 회사 회식에서 많이 벌어졌다. 흑기사를 하면 선물을 주는 이상한 문화가 있었다. 흑기사를 하지 않으면 강 대표가 삐진다거나 째려본다거나 차갑게 대하는 등 뉘앙스를 많이 풍겼다. 저희는 좋게 가야 이 일이 될까 말까인데, 강 대표의 비위와 기분을 맞추면서 술자리에 있었다”고 폭로했고, 세빈은 “‘술자리를 거부하면 다음 앨범은 없다’고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서주연 변호사는 “민감한 성추행 부분은 대리인이 발언하겠다”며 “성희롱 발언이 수시로 일어났다. 강제로 부른 술자리에서 허벅지를 만지거나,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는 행위 등 신체적 접촉도 일어났다. 이런 행위들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으로, 대리인단은 추행 부분에 대해서도 소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어난 뒤 소속사 측으로 사과받았냐는 물음에 정훈은 “우선 저희가 일이 있고 귀국을 한 이후에 진심 어린 사과라고 느껴지는 사과는 받아본 적이 없다. 오히려 군대 문제를 거론하며 터무니없는 정산서를 보내며 협박을 일삼았다”고 주장했고, 그는 “대화를 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이렇게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멤버들은 폭언과 폭행으로 인해 공황장애와 불안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겸은 “일단 저희 11명 모두 다 두 번째 기회인 만큼 팬분들께 해체라는 단어를 들려드리고 싶지 않아서 스케줄 중간, 연습 중간, 일정이 끝난 후에 강 대표의 술 취한 전화를 받았다. 집에 들어가면 불안 증세가 있었다. 제가 참다가 정신과에 가서 치료를 받는 중이다”며 “사실 지금도 진동 소리와 핸드폰 알람 소리, 비슷한 음악 베이스 소리만 들어도 불안함이 찾아와서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있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한겸은 “강 대표와 단둘이 이야기할 때도 있었다. 그때는 정신과를 다니지 않았는데, 반복되는 이야기 자리에서 숨이 안 쉬어졌다. 이를 강 대표에게 말하니 ‘공황장애 증세로 10인 체제로 나가겠네’라는 말을 들었고, ‘나 너희 때문에 극단적 선택할 거야’하는 말에 저희가 가해자가 될까 봐 충격을 받아 지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재한은 “오메가엑스 11명이 개설한 인스타그램은 계속해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팬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정말 그 누구보다 팬분들의 힘이 있었기에 저희 11명 모두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고, 용기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기에 11명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좋은 모습으로 음악하고, 무대하고 인사드리고 싶다. 감사하다”고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향후 오메가엑스의 계획에 대해 “ 저희가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계속 달려온 만큼, 저희 오메가 엑스 멤버들과 팬분들을 지키고 싶다. 저희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 11명이 함께 활동하려고 매일 고민하고 있다. 저희 목표는 팬분들과 11명이 좋은 무대에 함께 설 수 있도록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향후 활동도 관심 가져줬으면 좋겠다”며 “저희 오메가엑스가 꿈을 지켜내기 위해 지금껏 참았지만, 저희가 지켜야 할 팬, 가족, 멤버들을 위해 용기를 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세상 어디선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 분들이 저희의 소리를 듣고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11명은 더 이상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cykim@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