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해진이 무명 배우에서 트리플 천만 배우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공개했다.
16일 오후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해내야죠’ 특집으로 배우 유해진, 씨름 선수 정윤, 영화감독 오세연, 이범식 박사가 출연했다.
먼저 모래판을 뒤집어 놓은 작은 거인 씨름 선수 정윤이 등장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46kg인 정윤 선수는 전국어린이씨름대회에서 61kg의 체급 차이를 뛰어 넘어 107kg의 상대편 선수를 꺾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첫 번째 판에서 상대방에게 들렸다가 버텨서 안다리로 이긴 정윤은 “들린 순간 최대한 버텨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빈 공간이 보이길래 안다리 넣었는데 상대가 넘어졌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판에서는 패하고 마지막 세 번째 판에서 간발의 차로 승리를 거둔 정윤은 “진줄 알았다. 제 엉덩이가 먼저 닿은 줄 알았는데 한도경 선수가 제가 다칠까봐 손을 짚어준 것 같다”고 밝혔다.
한도경 선수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그는 “끝나고 집에 가서 한도경 선수가 3등한 거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보내줬다”며 훈훈함을 더했다. 경기 3일 전에 삭발했다는 정윤 선수는 “대회에서 마리카락이 닿을 까봐 한 것도 있고 제가 좋아서 삭발한 것도 있다”고 답했다.
조세호와 유재석은 정윤 선수와 씨름 대결을 펼쳤고, 정윤 선수는 안다리로 단숨에 이겼다. 조세호와 유재석은 “포스가 어린이가 아니다”라며 연신 감탄했다. 정윤 선수는 운동하기 싫을 때를 묻자 “주말 빼고는 없다. 주말에는 씨름 영상을 본다”며 씨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감독님처럼 포기하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다음으로는 실패한 팬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성덕’의 오세연 감독이 등장했다. '성덕'은 10대 시절을 바쳤지만 스타에서 범죄자로 추락한 오빠! 좋아해서 행복했고 좋아해서 고통받는 실패한 덕후들을 찾아 나선 X성덕의 덕심 덕질기를 담은 작품.
과거 정준영의 팬이었던 오 감독은 “저도 성덕이었고 팬들 사이에서는 네임드였다. 스타도 저를 가장 기억에 남는 팬이라고 꼽아준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MBC ‘별바라기’에 출연해 자작시를 선물하기도.
그는 “중학교 때부터 쭉 좋아하다가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덕질 방향이 바뀌었다. 영화가 너무 좋아져서 한예종 영화과에 진학했다. 그런데 대학교 때 그런 사건이 터지면서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그날의 심정을 묻자 그는 “그날 따라 갑자기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큐멘터리 책을 보다가 핸드폰을 못 보고 있었는데 뒤늦게 알게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오세연 감독은 영화 찍기로 결심한 이유에 대해 “실제 피해자분들이 있는 사건이지 않나. 이걸 영화로 만드는게 조심스러운 일이었다. 팬들이 예전에는 범죄자를 지지하는 쪽이었다면 이제는 돌아섰고 피해자들과 연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 책임감을 보여줄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저도 같은 실패한 팬, 망한 팬이다보니까 저한테 물어봐줬으면 하는 것들을 많이 물어봤다. 같은 일을 경험한 동료로서 나눌만 한 이야기들을 물어봤다”며 “무지개인 줄 알았는데 신기루였다. 그 사람을 좋아하는 건 사회악을 돕는거다 그런 이야기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이어 58세에 박사가 된 이범식 교수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범식 교수는 22살 전기 공사 도중 감전 사고를 당해양팔을 절단해야 했다. 그는 온갖 역경을 딛고 도전 끝에 47세에 늦깎이 대학생이 되었고, 10년 후에는 대학 교수로 당당히 강단에 섰다.

그는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지 하고 있는데 아내가 공부를 한 번 해봐라 하고 조언을 했다. 가장 힘든 건 등하교였다 특히 비오는 날이 힘들었다. 삐끗하기라도 하면 목숨 걸고 다녔다. 교수님 앞에서 왼발로 책에다 필기도 하고 학교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력 끝에 장학금을 받았다. 제가 우리 과에서 4등을 했다. 정말 열심히 했다. 일반 친구들 2배 정도 했다”며 “앞으로 일자리 지원 센터를 만들어서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드리고 싶다. 희망 전도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트리플 천만 배우 유해진이 등장했다. 유해진은 25년 차 배우로 무려 60여 편의 필모그래피를 보유하며 누적 관객수 1억 명을 돌파했다. 평균 1년에 두 편이 넘는 작품을 꾸준히 한 그는 “배우들이 많이 한다고 하면 1년에 두 편이다. 일년에 두 편이면 알차게 보낸 것 같다”고 밝혔다.
원래 배우가 꿈이었다는 그는 “중학교 때 추송웅 선생님의 연기를 봤다. 무대에서 독보적으로 보이더라. 내가 하고 싶었던 게 저거인가 싶었다. 뒤에 계속 극단에 찾아가고 그랬다”며 “부모님께서 반대를 많이 하셨다. 그때는 또 반대할 만한 얼굴이었다. 배우라면 잘생겨야 한다는 편견이 있었다. 친구들도 많이 놀리고 했다. 연기를 하면 어렵게 사는 분들이 많으니까 왜 하필 그 일을 하려고 하냐고 하셨다”고 말했다.
늦은 나이에 데뷔한 것이 불안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늘 아주 많았다. 등산을 많이 했다. 일이 없고 불안하고 그랬을 때 산을 많이 찾았다. 북한산도 많이 가고 남산 도서관도 많이 갔다. 그랬던 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고 답했다.
영화 ‘왕의 남자’로 무명 시절을 끝낸 유해진은 당시 서른 다섯이었다고. 그는 “제가 세웠던 목표가 있었다. 서른 다섯살 쯤 되면 그 일을 해도 앞으로 비전이 있겠구나 정도는 되어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왕의 남자’가 좋은 기회였다”고 회상했다.
나영석 pd와 여러 편의 예능 프로그램을 함께 한 그는 “원래 ‘1박2일’ 할 때 같이 하겠냐고 했는데 일정상 못하겠다 한 적이 있다. 이후에 차승원 씨와 예능을 제안해주셨는데 마침 차승원 씨와 그런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그런데 게임하는 오락 프로와는 안 맞는다 편한 느낌으로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다. 아침에 뛰는 것과 라디오 듣는 것은 지켜달라고 했다. 저한테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마음맞는 분들과 좋은 작품을 하면서 현장에서 웃고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한 것 같다”며 “관객분들이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웃음이든 감동이든 그냥 그 순간 만큼은 다 잊고 그냥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즐기실 수 있는 작품이면 좋겠다 싶다”고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