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연 감독, 정준영 성덕에서 실패한 팬으로..“죄책감 느껴” (‘유퀴즈’) [어저께TV]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22.11.17 05: 10

영화 ‘성덕’의 오세연 감독이 ‘실패한 팬’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해내야죠’ 특집으로 꾸며져 배우 유해진, 씨름 선수 정윤, 영화감독 오세연, 이범식 박사가 출연했다.
이날 영화 ‘성덕’의 오세연 감독은 성공한 팬에서 실패한 팬이 된 사연을 공개했다. 과거 정준영의 팬이었던 오 감독은 “저도 성덕이었고 팬들 사이에서는 네임드였다. 스타도 저를 가장 기억에 남는 팬이라고 꼽아준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MBC ‘별바라기’에 출연해 자작시를 선물하기도.

그는 “저는 공부를 열심히 했다. 성적이 덕질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스타의 자랑스러운 팬이 되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중학생 때부터 정준영의 팬이었다는 그는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덕질 방향이 바뀌었다. 영화가 너무 좋아져서 한예종 영화과에 진학했다. 그래도 계속 좋아하고 있었는데 대학교 때 그런 사건이 터지면서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그날의 심정을 묻자 그는 “그날 따라 갑자기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큐멘터리 책을 보다가 핸드폰을 못 보고 있었는데 도서관에서 나와서 친구의 문자를 보고 뒤늦게 상황을 알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3년 동안 제작한 영화 '성덕'은 10대 시절을 바쳤지만 스타에서 범죄자로 추락한 오빠! 좋아해서 행복했고 좋아해서 고통받는 실패한 덕후들을 찾아 나선 X성덕의 덕심 덕질기를 담은 작품. 
오세연 감독은 이 영화를 찍기로 결심한 이유에 대해 “실제 피해자분들이 있는 사건이지 않나. 이걸 영화로 만드는게 조심스러운 일이었다. 팬들이 예전에는 범죄자를 지지하는 쪽이었다면 이제는 돌아섰고 피해자들과 연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팬으로서 책임감을 보여줄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는 자신과 비슷한 팬들의 인터뷰를 통해 팬들의 당황스럽고 허무한 감정을 실감나게 전했다. 그는 “저도 같은 실패한 팬, 망한 팬이다보니까 저한테 물어봐줬으면 하는 것들을 많이 물어봤다. 같은 일을 경험한 동료로서 나눌만 한 이야기들을 물어봤다”며 “무지개인 줄 알았는데 신기루였다. 그 사람을 좋아하는 건 사회악을 돕는거다 그런 이야기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죄 없는 죄책감’이 라는 말을 알려준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 팬들이 갖게 되는 죄책감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했던 응원이 동력이 된게 아닌가 싶었다”고 덧붙였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첫 상영한 오 감독은 “저도 팬들에 대한 영화를 만들었는데 이걸로 팬이 생긴다는 게 신기했다. 똑바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 여러 사건을 거치고 영화를 완성한 후에 돌이켜보니 성공한 덕후라는 게 내가 오랫동안 누군가를 좋아하고 그 시간이 행복한 것 그런 덕후가 성공한 덕후인 것 같다”고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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