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조용갑이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17일에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테너 조용갑이 등장해 복서에서 테너로 변신한 이야기와 5살에 사망한 동생 이야기를 전했다.
복서출신 조용갑은 노래에 대한 열정으로 27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교회 후원금으로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조용갑은 "IMF라 환율이 엄청 올랐다"라며 "제일 싼 걸 먹어야 했다. 제일 싼 거 뭘 먹어야 하나 찾다가 스파게티인 줄 알고 끓여먹었는데 알고보니까 그게 고양이용 스파게티였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조용갑은 국제 콩쿠르에서 28회 이상 수상했고 15년 간 유럽 무대에 300번 이상 올랐다. 조용갑은 "나는 내가 잘하는 걸 골랐다. 남들이 쉽게 올릴 수 없는 것. 드라마틱한 오페라다. 사람들이 이걸 안 하려고 한다. 한 번 부르면 목소리가 간다. 그게 바로 오텔로다. 내가 전문가수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날 조용갑은 양손에 가득 짐을 들고 목포 선착장으로 향했다. 그는 고향인 서해 끝 섬 가거도로 향했다. 조용갑은 "가거도에서 태어났고 중학교까지 졸업했다. 고등학교를 못 가고 서울로 올라간 케이스다"라고 말했다.

조용갑은 가거도에서 그리운 어머니와 만났다. 조용갑은 어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 조용갑은 섬에서 쉽게 구하기 힘든 과일을 어머니에게 선물했다.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 한 상 가득 음식을 준비했다. 어머니는 집안 사정이 좋지 못해 지원해주지 못한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다음 날 조용갑은 이른 아침부터 집 앞 해변가를 찾았다. 조용갑은 바다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조용갑은 "굉장히 힘들었을 때 죽으려고 왔던 곳이다. 만약 여기서 뛰어 내렸으면 시체로 발견됐을 거다"라며 열 두 살 어린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려고 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조용갑은 "어렸을 때 어머니는 산을 타셔서 내가 밥을 다 해야했다. 장남이니까. 아버지가 가정을 간수하지 못했다. 맨날 버려둔 채 살아야했다. 왜 우리집만 고무신을 신어야 하고 왜 맨날 아버지는 폭력에 왜 이렇게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지 그랬다. 게다가 막둥이가 죽으니까 못 견딜 정도로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조용갑은 막둥이 동생을 바다에서 잃었다고 고백했다. 동생이 5살 때 파도에 휩쓸려 사망했다는 것. 조용갑은 "삶이 저주스러웠다. 자꾸 생각이 난다. 그게 더 괴롭다"라고 말했다.

조용갑은 "못 견딜정도로 힘들어서 자살을 생각했다"라며 "거의 내가 키우다시피 했다. 장남이라 어머니의 마음이었다. 매일 업고 다니고 그랬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조용갑은 원망스러웠던 아버지의 산소를 찾았다. 조용갑이 유학을 떠나기 전 아버지는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조용갑은 "10년 만에 또 왔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조용갑은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교차하는데 지금 아버지를 미워하지 않는다. 아버지의 사정과 이 세상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러셨을까 싶다. 어렴풋이 이해한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조용갑은 벌초를 마친 후 연미복을 꺼냈다. 조용갑은 "아버지가 노래를 좋아하셨다. 부르는 것도 좋아했고 듣는 것도 좋아하셨다. 하지만 내 노래를 들려드린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용갑은 "모르겠다. 그땐 노래가 안 나왔다"라고 눈물을 보였다.
조용갑은 "원래 노래라는 게 그렇다. 기분이 좋아야 노래가 나오는데 아버지 앞에서는 좋은 마음이라기보다 좀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시킨 노래가 나오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날 조용갑은 아버지를 위한 노래를 열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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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BN '특종세상' 방송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