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를 휩쓸었던 ‘학교 폭력’ 이슈. 그 중심에 섰던 이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 여전히 학교 폭력을 부인하는 이들도 있으며, 이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며 조심스러운 복귀를 선택한 이들도 있다.
지난해는 연예계는 물론 스포츠계 등 사회 전반적으로 학교폭력 사건으로 뒤덮였다. 쌍둥이 배구 스타 이재영·이다영의 학교 폭력 가해 논란으로 시작된 2021년 학교폭력 폭로 사건은 연예계로 불이 번졌고,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들로부터 과거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가 터져 나왔다. 폭로 속에서 학교폭력을 인정한 이들도 있지만 부인하면서 여전히 첨예한 갈등 속에 있는 이들도 있다.
배우 심은우는 학교 폭력 사실을 인정했다. 심은우의 중학교 동창이라는 A씨는 “중학교 1학년 때 심은우로 인해 왕따를 당했다”, “신체적 폭력은 아니지만 미칠 것 같은 정서적 폭력을 주도한 게 심은우”라고 폭로했다.
이에 심은우는 소속사를 통해 “재학시절 함께 어울려 놀던 친구들이 있었고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친구 중 한 명이 글쓴이와 다툼 혹은 마찰이 있어서 당시 심은우를 포함한 친구들과 관계가 좋지 않았던 기억은 있다”고 부인했지만 작성자의 언니라고 주장하는 네티즌이 나타나 추가 폭로하면서 결국 직접 사과했다.
심은우는 “학창 시절 내가 그 친구에게 한 미성숙한 언행으로 친구에게 사춘기 학창시절에 겪지 않아야 할 마음의 상처가 깊이 남아있었다는 것을 알았다”며 “어린 날 아무 생각 없이 행했던 말과 행동이 상대방에게는 오랜 상처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제라도 그 친구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학교폭력을 인정한 심은우는 지난 10월 열린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약 6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지난 17일, 영화 ‘세이레’ 기자간담회를 통해 학교폭력에 대해 다시 한번 밝혔다. 그는 “굉장히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다. 개봉에 대한 소감부터 말씀드리면 배우들 저희 스태프, 감독님 모두가 이 작품 하나만 생각하고 열심히 촬영했는데 개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부족한 저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신 데에 제가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이렇게 작품으로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돼서 감사한 마음이고 이 자리를 빌려서 그때 저와 함께 작업해 주신 팀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또 앞으로 더 나은 사람으로, 더 좋은 배우로, 더 좋은 작품으로 증명해 내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심은우가 학교폭력을 인정하고 복귀한 반면, 배우 조병규와 박혜수는 여전히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학교폭력 논란을 부인하며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

조병규는 해외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던 중 고등학교 시절 학교폭력을 주동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조병규는 결백을 주장했고, 소속사 측도 폭로가 허위사실이고 폭로자가 사과문을 보냈다고 했다. 하지만 또 다른 폭로자는 “사과문을 쓴 적이 없다. 선처를 호소한 적도 없다”고 반박하며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경이로운 소문’ 이후 날개를 달았던 조병규는 학교폭력 논란으로 인해 2년 가까이 공백기를 가지게 됐다. 하지만 최근 영화 ‘죽어도 다시 한 번’, 드라마 ‘찌질의 역사’에 출연하며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경이로운 소문2’ 출연 역시 검토 중이다.

박혜수는 자신을 둘러싼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오히려 자신이 학교 폭력의 피해자이고, 폭로자가 학교폭력 가해자라고 주장했다. 의혹에 대해 고소장까지 접수하며 강경 대응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박혜수는 지난달 9일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공식석상에 섰다.
박혜수는 “저는 지금 상황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면서 최선을 다해서 해결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조금 더 기다려주시면 정확히 상황이 정리됐을 때 다 자세히 말씀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눈물은 보이지 않았고, 차분한 말투로 속마음을 털어 놓으면서 당당하게 복귀의 문을 열었다.
학교폭력이라는 이슈가 사회적으로 민감한 만큼 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하더라도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과오를 인정하고 복귀한 케이스부터 결백을 주장하며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이들에게 필요한 건 진정성이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