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비가 강렬한 신곡으로 돌아왔다.
비비는 18일 서울 강남구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첫 정규앨범 ‘Lowlife Princess-Noir’ 발매 기념 뮤직비디오 시사회와 기자 간담회를 열고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국내외를 오가며 음악, 예능, 광고,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비비는 처음으로 정규 앨범을 선보이며 음악적 역량을 입증했다. 비비는 이번 앨범의 전곡 작사, 작곡은 물론 프로듀싱까지 도맡아 과감하고 거침 없는 스타일 속에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온 비비만의 음악 세계를 담았다.
이날 간담회 시작에 앞서 소속사 수장인 타이거JK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비비가 앨범을 만든지 2년 이상이 걸렸다. 비비가 앨범 만들때는 각 이야기에 대한 캐릭터를 만들고 가끔은 시나 글을 소설, 영화처럼 만드는 고된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릭터에 몰입해서 비디오를 구상하고 사운드트랙의 개념으로 곡을 만들어서 옆에서 볼 때 신기하다. 캐릭터에 빠져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그런 과정들을 본 제 입장에서는 단순히 음악만 공개하고 공연하고 하기에는 비비의 진모습을 보여드리기 힘들어서 영화 시사회 같은 분위기로 해서 비디오를 보여드리고자 했다. 비비의 생각들을 들으시면 앞으로 비비들이 할 표현이랑 언행들을 더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비비는 지난 9월 '가면무도회(Animal Farm)'를 시작으로 '불륜(Sweet Sorrow of Mother)', '모토스피드 24시(Motospeed 24)'까지 프리싱글 3곡을 공개하며 정규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비비는 이번 앨범 ‘Lowlife Princess-Noir’에 대해 “하류인생 공주님이라는 뜻이다. 역설적인 단어가 있는게 저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이 됐다. 제 안에서 뽑아낸 감정으로 만든 캐릭터를 잘 설명하는 단어다. 느와르가 붙은 이유는 앨범의 이야기와 세계관이 느와르 장르다”라고 밝혔다.
메인 타이틀 곡 '나쁜년(BIBI Vengeance)’은 인간의 다양한 감정 중 ‘분노’에 초점을 맞춘 곡이다. 한번쯤 느꼈을 복수심을 테마로, 직설적인 노랫말이 사이다처럼 시원한 쾌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타이틀곡만 4곡인 이번 앨범에서 가장 핵심적인 키를 쥔 곡이다.
비비는 신곡에 대해 “제가 힘든 일을 당했을 때 이 가사를 되게 열심히 썼다. 한 번 잘못한 건 봐주지만 다시는 봐주지 않겠다, 다시 잘못할 때 내가 나쁜년이 되겠다 그런 마음을 담았다. 그렇게 진짜 하지는 못하겠지만”이라며 “예술로서 표현을 하지만 표현이 어려운 분들이 계신데 그런 분들이 이 노래를 들으면서 유연하게 풀어가셨으면 좋겠다. 년이라고 해서 나쁜 여자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쁜 년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곡을 쓰면서 저는 너무너무 화가 나있는 상태에서 썼다. 격분한 상태에서 만들어서 해소가 돼서 그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보복을 가하지는 않았다. 이런 식으로 풀어내니까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며 “제가 겪은 힘든 일이라고 하면 사람과 사람의 관계였던 것 같다. 신고하면 감옥가는 정도의 일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나쁜년(BIBI Vengeance)’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수위 높은 가사와 뮤직비디오가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는 “방송활동은 못할 것 같다. 다 수위가 있는 곡이라서 이번에도 차트인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 하고 싶은 것 했으니까 괜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을 민 것은 이 인물을 가장 설명해주는 곡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중독적인 곡이라고 생각해서 결정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신곡의 퍼포먼스는 댄서 아이키가 맡았다. 비비는 “노래를 작업할 때 바로 생각이 났다. 너무 같이 하고 싶었는데 그때 주가가 정상일 때라서 연락하려고 하니까 제가 너무 기회주의자 같더라. 할까말까 하다가 해야된다 생각이 들어서 조심스럽게 전화를 걸었다. 요즘 안무 안 짜기는 하는데 네거면 무조건 해야지 라고 바로 응해주셔서 같이 하게 됐다. 너무 프로니까 뮤비찍을 때도 너무 잘 소화해주시고 이거 하려고 태어난 사람이다 싶을 정도 였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또한 타이틀곡을 4곡으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딱 앨범을 만들려고 생각했을 때 어떤 앨범을 만들고 싶냐했을 때 서사도 좋지만 중독적인 노래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뱅어가 계속해서 나오는 앨범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나만 정하기가 어려워서 파격적으로 4개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3편의 뮤직비디오는 실제 느와르 영화 같은 강렬한 몰입도를 선사했다. 그는 “노래 들으실 때 오감을 만족 시켜야하는 시대가 온 것 같다. 들으실 때 지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엄청난 철학과 숨은 뜻을 담지는 않았다. 엔터테이닝하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뮤직비디오는 인물의 설명 정도로 해석해주시면 될 것 같다. ‘조또(JOTTO)’는 특히 앨범에서 튀는 노래다. 같은 캐릭터라기 보다는 캐릭터와 세계관의 설명을 돕는 느낌이다. 내용은 웹툰으로 제작하려고 준비 중이다. 실제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빠른 시기에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야기 영감은 자신에게서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또’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박정민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뮤직비디오를 찍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박정민 배우님이 꼭 나와주셨으면 했다. ‘지옥’ 박정민님의 팬이어서 수소문을 하다가 dm을 보던 중 배우 박정민 님이 팬이라고 보내주신 메시지가 와있더라. 이건 운명이다 싶었다. 바로 답장하고 친해지고 나서 뮤직비디오 나와주실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흔쾌히 나와주셨다”고 답했다.
비비는 세 보이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냐는 질문에 “이 다음에 사랑스러운 앨범이 준비되어있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다”며 “다음 앨범 제목을 두 개 중에 고민 중이다. ‘진짜 아이 로맨스’와 ‘어떤 여자 가수이야기 로맨스’. 로맨스 앨범에는 사랑과 자아성찰 두개가 담길 것 같다. 이것도 같은 시대 2044년을 배경으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비비는 “아주 오래된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아주 친한 친구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명료하면서도 어려운 것 같다. 우울할 때 비비 노래를 꺼내 듣는다는 얘기를 들을 때 너무 행복하다. 제가 죽을 때 아쉬워해주셨으면 좋겠다. 좋은 아티스트가 떠나갔다, 아쉬워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든다. 어떤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고 전했다.
한편 비비만의 음악세계가 담긴 'Lowlife Princess-Noir'는 이날 오후 2시, 미국 동부 기준(EST)으로는 0시에 월드와이드 발매된다. /mk3244@osen.co.kr
[사진] 김성락 기자 ksl0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