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성장 중인 빌리. 그 중심에 있는 멤버 문수아가 자신의 ‘두 번째 세계’를 활짝 열었다. 걸그룹 래퍼에게 갖게 되는 일반적인 선입견을 산산조각 냈고, 콤플렉스 때문에 스스로 둬야만 했던 한계와 선입견도 ‘와장창’ 깨는 데 성공했다. 문수아의 ‘두 번째 세계’는 이제 시작됐다.
문수아는 지난 8일 생방송 파이널 라운드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JTBC 예능 프로그램 ‘두 번째 세계’에 출연해 최종 5위로 경연을 마쳤다.
‘두 번째 세계’는 랩은 물론 보컬 실력까지 갖춘 대한민국 대표 걸그룹 래퍼들이 치열한 노래 대결을 펼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빌리 문수아는 원더걸스 출신 유빈, AOA 출신 지민, 마마무 문별, 우주소녀 엑시, 오마이걸 미미, 모모랜드 주이, 클라씨 김선유와 함께 출연해 걸그룹 래퍼들에 대한 편견을 깨고 자신의 ‘두 번째 세계’를 열었다.
‘The Magician’ 문수아는 1라운드 7위에서 4라운드 2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파이널 라운드에 직행했다. 모모랜드 주이와 꾸민 유닛 무대 ‘어떤 X’와 재즈 편곡으로 허스키한 목소리와 문수아의 분위기를 극대화한 ‘비가 오면 생각이 나’ 무대는 ‘두 번째 세계’에서도 레전드로 꼽히고 있다. ‘두 번째 세계’ 최대 수혜자로 주목을 받고 있는 문수아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친오빠 문빈, ‘내가 봐온 너는 꼭 이 길을 했으면 한다’고 응원”
긴 연습생 생활을 거친 문수아. 그가 언제 데뷔할지는 K팝 팬들에겐 초미의 관심사였다. 아스트로 문빈의 친동생이고,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일찌감치부터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연습생 신분임에도 ‘언프리티 랩스타2’에 출연하는 등 주목을 받았다.
문수아는 ‘언프리티 랩스타2’에 출연했을 때를 돌아보며 “독기가 좀 더 있었던 것 같다. 분위기 자체가 좀 무서웠었고, 더 센 느낌의 서바이벌이어서 패기 있게 그 안에서 살아남아야겠다는 느낌으로 임했었다”고 말했다.
문수아의 데뷔는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에 이뤄졌다. 2021년 11월 10일, 빌리의 첫 미니앨범 ‘the Billage of perception : chapter one’으로 데뷔한 것. 문수아가 속한 빌리는 1년 동안 ‘RING X RING’, ‘Snowy Night’, ‘GingaMingaYo (the strange world)’, ‘RING ma Bell (what a wonderful world)’로 활동했다. 4개월에 한번 씩은 앨범, 신곡을 내면서 1년을 꽉 채워서 활동했다. 윤종신의 ‘track by YOON’ 프로젝트 첫 번째 주자로 낙점되어 ‘팥빙수’를 빌리만의 매력으로 불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긴 연습생 생활 끝에 데뷔라는 꿈을 이루고 바쁘게 지내온 문수아. 그는 “(연습생 생활이 길어지면서 실망감과 좌절감이) 솔직히 진짜 많았다. 연습생 생활이 짧은 시간은 아니어서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이 일을 하는 시간이 진짜 가장 행복한 시간인 것 같고, 오빠에게도 물어봤을 때 원래 되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하는 사람인데 처음으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했으면 좋겠지만 진짜 내가 봐온 너는 꼭 이 길을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지금까지 딱 한 번 이야기를 해줘서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힘들더라도 데뷔를 하고 무대에 서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열심히 버텼고, 무대에 서니까 그 생각이 또 사라지더라”고 말했다.

▲ “허스키한 목소리가 콤플렉스, 스스로 한계 뒀었어요.”
팀에서 메인래퍼 포지션인 문수아는 ‘두 번째 세계’에 출연하게 됐다. 문수아는 “보컬 욕심이 많았지만 두려움이 컸다. 한 번도 제대로 노래를 해본 적이 없어서 일단 제 목소리에 두려움도 컸고, 항상 ‘나는 랩을 해야 한다’라는 인식도 있었다. 그런데 소속사에서 ‘너는 진짜 보컬 잘한다’, ‘보컬이 너무 좋다’는 이야기를 해줬고, 혼자서도 연습을 많이 하기도 했는데 이런 기회가 주어져서 생각이 많아졌었다. 혼자서 하는 무대이고, 보컬 뿐만 아니라 무대 자체를 혼자서 다 해야 한다는 생각에 ‘무조건 한다’고 하면서도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문수아는 “3분, 4분 무대를 해도 멤버들과 같이 했는데, 이번에는 파이널에 진출하기 전까지는 4번의 무대를 채우고, 혼자서 이끌어야 했다. 보컬로서 이끌어갈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컸고, 어쨌든 포지션이 래퍼로 알려져 있으니까 랩으로는 자신 있지만 보컬로는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서 스스로도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컸다. 하지만 소속사도, 멤버들도 내 가능성을 알고 있고, ‘너는 무조건 할 수 있다’ 등 응원을 해줘서 ‘그래 이번 기회에 내 자신을 한번 믿어보자’는 생각으로 매 라운드에 임했다”고 이야기했다.
문수아는 허스키한 목소리 때문에 자신에 대해 한계를 두게 됐고, 선입견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세계’에서도 많이 이야기를 했는데, 보컬로 무대를 혼자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해본 적이 전혀 없었다. 특히 허스키한 목소리 때문에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목소리 때문에 장르적으로도 한정적으로 생각을 했었다. 발라드 쪽보다는 락이나 재즈 쪽이 내게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첫 라운드에서 발라드를 했는데, 결과는 졌지만 보컬적으로도 솔로로서도 도전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1라운드에서 내가 내 스스로 가졌던 선입견에서 나올 수 있었다. 그래서 두 번째 무대부터는 더 나를 놓고 모든 걸 도전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 “7위에서 2위까지…순위 연연하진 않았어요.”
1라운드에서 클라씨 김선유와 대결을 펼친 문수아는 방탄소년단의 ‘전하지 못한 진심’을 선곡했지만 2-3으로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문수아는 “결과적으로는 패했지만 스스로 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결과를 승복하지 못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그 무대로 인해서 ‘이제 내가 진짜 시작이다’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 결과로 진짜 아쉽다고 생각을 하지도 않았고, 김선유도 너무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라운드 패배로 ‘7위’가 된 문수아는 ‘8위’ 모모랜드 주이와 유닛을 이뤄 2라운드에 출격했고, 두 사람의 선곡은 제시의 ‘어떤 X’였다. 의외의 선곡에 모두가 놀란 가운데 두 사람은 보란 듯 실력을 발휘하며 유빈·신지민이 뭉친 유닛을 5-0으로 완파했다.

2라운드 무대에 대해 문수아는 “‘완전 이겨야겠다’라는 생각과 ‘그냥 즐기자’라는 마음이 있었다. 주이가 전자, 내가 후자였는데, 이기고 싶다는 마음은 같아서 더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그리고 둘 다 처음 도전해 보는 장르라는 점에서 즐기지 못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서로를 믿고 ‘진짜 놀아보자’ 이 생각으로 임했다. 정말 즐기면서 신나게 무대를 꾸며서 보이스 리더 분들을 일으켜 세워보자는 마음이었다. 2라운드 시작 전에 서로 안아주고 악수하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무대를 하는 순간 보이스 리더 분들이 일어나시는 게 보이면서 ‘성공했다, 즐기자’는 마음으로 주이와 무대를 꾸몄다. 그 무대가 유일하게 후회가 없는 무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라운드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문수아. 3라운드 프로듀서 매치에서는 로코베리가 프로듀싱 한 ‘비가 오면 생각이 나’를 두고 오마이걸 미미와 격돌했다. 문수아는 ‘비가 오면 생각이 나’를 재즈로 편곡한 무대를 펼쳤고, 3-2로 승리를 거뒀다.

문수아는 ‘비가 오면 생각이 나’ 무대에 대해 “컴백 시기와 겹쳐서 시간을 정말 쪼개서 연습을 했다. ‘비가 오면 생각이 나’를 처음 들을 때 잔잔한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데, 딱 재즈 편곡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즈에 도전해 보고 싶기도 했는데, 편곡을 하면서 임팩트로 스캣을 넣게 됐다. 난 스캣을 해본 적이 없어서 여러 가수분들의 스캣을 찾아보니 정말 화려했다. 그래서 멤버 하람에게 많이 물어보고, 멤버들에게 들려줬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렇게 준비해서 무대에 올라 마이크 테스트로 한소절을 불렀는데 여기 저기서 환호성이 들리더라. ‘괜찮은 것 같다’라는 생각과 함께 안도감, 자신감이 생겼다.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한 부분은 아쉽기 때문에 한 번 더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다. 본무대에서는 스캣 실수가 있었다. 연습한 스캣과 다른 음이 나왔다. 그걸 하람에게 이야기를 했는데, ‘전혀 몰랐다. 오히려 그게 진짜 스캣이다’라고 말해주더라”고 이야기했다.
3라운드까지 승리를 거머쥐면서 문수아는 7위였던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고, 4라운드 데스매치에서도 유빈과 맞붙어 5-0 승리를 거두며 최종 순위 2위로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했다. 7위에서 2위까지, 드라마틱한 순위 변화를 이끌어낸 문수아는 “순위에 정말 연연하지 않았다. 순위가 나를 증명해 주는 부분이긴 하지만 ‘7위에서 2위까지? 멋있다’ 정도의 느낌이었지, 2위까지 올라왔으니 1위까지 해야지라는 생각은 없었다. 내가 노력을 한 부분을 알아봐 주시고, 인정받았다는 생각만으로도 너무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파이널 라운드에서 문수아는 ‘The Magic!an’을 선곡했고, 같은 팀 멤버 션, 시윤과 함께 무대를 꾸몄다. 멤버들과 특별한 무대를 꾸미며 ‘두 번째 세계’를 마무리한 문수아는 “아쉽다기보다는 진짜 후련했다. 최종 발표에서 내 이름이 언제 불리는지에 연연하지 않았고, 그 파이널 무대에 설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다. 그런 큰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기도 하고, 파이널 무대는 멤버들과 함께 섰기에 좋은 추억이 됐다. 선배님, 팬분들 앞에서 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다. ‘두 번째 세계’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기에 순위가 아쉽진 않았다”고 말했다.

▲ 빌리의 성장, 문수아의 ‘두 번째 세계’는 이제 시작
‘두 번째 세계’를 통해 문수아는 스스로 생각했던 선입견을 깨고 한계를 넘어섰다. 문수아는 “‘두 번째 세계’를 마치면서 이제 새싹을 틔웠다는 느낌이다. 씨앗을 뿌린 후 새싹이 보이기 전까지는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는 법인데, 이제 밖으로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씨앗을 뿌린 상태에서 이제 싹을 틔웠으니 딱 한 단계 성장한 셈이다. 문수아의 ‘두 번째 세계’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수아는 ‘두 번째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출연자였다. 무대가 매번 기대를 모았고, 문수아는 그 기대에 부응하며 스스로 ‘두 번째 세계’를 열었다. ‘두 번째 세계’ 최대 수혜자가 문수아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다. 문수아 역시 “스스로 ‘두 번째 세계’ 최대 수혜자라고 생각한다. 너무 많은 것을 배워서 좋았다. 일단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고, 내가 내 스스로 가졌던 한계와 선입견을 와장창 깰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거침없이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이야기했다.
문수아의 경험은 빌리로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 10일, 데뷔 1주년을 맞이한 빌리. 문수아는 “이제 1년 된 신인인데도 이렇게 좋은 기회가 계속 온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 1년 사이에 많은 앨범을 냈는데, 팬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하고,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함께해 주셨기 때문에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1년이 누구에겐 긴 시간이지만 저희에게는 되게 짧은 시간이었고, 저한테는 유독 짧게 느껴진 시간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1주년이 됐다는 것도 감사하다. 팬분들이 많이 사랑해주셨기에 1주년도 가능했고, 축하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1년 동안 많은 모습 보여드렸지만, 더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얼마 전에 한국을 대표해서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유튜브 팬페스트 10 (YouTube FanFest 10)’에 다녀왔다. 해외를 처음 나가보는데, 해외에도 많은 팬분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너무 신기했다. 앞으로 더 많은 빌리브(팬덤)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고, 더 넓은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도 많아졌다. 더 다양한 활동으로 찾아갈테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긴 연습생 생활을 거쳐 데뷔한 문수아는 자신을 스스로 증명해 내면서 ‘문수아’라는 이름과 ‘빌리’를 대중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두 번째 세계’의 문을 활짝 열면서 이제 막 싹을 틔웠다는 문수아. 앞으로 그의 성장, 그 성장과 함께 클 빌리에게 기대가 모이는 건 당연하다. 문수아와 빌리의 ‘두 번째 세계’는 이제 막 시작됐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