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X류준열 '올빼미', 티켓값 1만5천원이 아깝지 않아[김보라의 뒷담화]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11.27 10: 14

 상영 첫날부터 4일째 1위를 기록한 영화 ‘올빼미’는 관객들로부터 열띤 호평을 얻으며 순항 중이다.
극장에서 본 실관객들이 “올해 본 한국영화 중에서 제일 재미있게 봤다” “너무 재밌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봄” “기대 안 하고 봤는데 진짜 재미있네요” “장점이 많은 좋은 영화” “몰입감이 최강이다” 등 호평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평점도 9~10점이 대다수인데 이 정도 반응이면 극장 티켓값 1만 5천 원이 아깝지 않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나이별 관람추이를 보면 ‘올빼미’는 10대부터 50대까지 고른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감상 포인트별로 보면 배우들의 연기(35%·네이버 제공 이하 동일)가 가장 높고, 이어 연출(25%), 스토리(24%)순으로 나타났다.

27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전날(26일) ‘올빼미’는 26만 528명을 동원해 일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달 23일부터 상영을 시작해 4일 간 1위를 지킨 것. 누적 관객수는 56만 5196명이다.
이달 23일 개봉한 ‘올빼미’(감독 안태진, 배급 NEW, 제작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영화사 담담)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 천경수(류준열 분)가 소현세자(김성철 분)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소현세자를 죽게 만든 일당은 누구였을지 역사와 상상을 엮어 긴장감 넘치는 궁중 스릴러로 풀어냈다.
실제로 반정을 통해 왕권을 차지한 인조(유해진 분)는 정당한 왕위 계승권자가 아니었기에 늘 불안하고, 주변을 경계하며,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탐욕에 젖어있었다. 분석 끝에 유해진이 그린 왕 인조는 그런 점에서 리얼리티를 잘 살렸으면서도, 자신만의 퍼스낼리티를 드러내 호평을 불러모으기 충분하다. 아마 내년에 열릴 각종 영화 시상식에서 그가 남우주연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수 역의 류준열은 주맹증을 앓는 침술사를 온몸으로 표현하며, 이전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얼굴을 드러냄과 동시에 한 차원 향상된 연기를 보여줬다. 앞이 안 보인다는 가정 하에, 또렷한 대사 처리와 함께 시대의 암울함을 느끼게 해준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인조가 마음 편히 왕좌를 지키지 못했기에 그는 나라 안팎으로 압박을 느꼈고, 후금을 적대시했다. 이는 아들 소현세자가 8년 간의 인질 생활을 끝내고 청에서 귀국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게 되진 않을지 걱정하며 환대하는 마음을 갖지 않았던 것이다. 영화 ‘올빼미’는 이같은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살리며 인조·소현세자·강빈(조윤서 분)·조소용(안은진 분), 그리고 내의 이형익(최무성 분)과 경수 사이에 상상력을 촘촘히 동원했다.
‘궁중으로 들어간 주맹증 침술사 경수’의 서사에 역사와 실존 인물들을 결합해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전개했고, 이로써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안태진 감독은 이준익 감독의 영화 ‘왕의 남자’(2005) 조감독 출신으로 이 작품을 통해 17년 만에 장편 상업감독으로 데뷔했다. 사극 장르에 특화된 이 감독에게 배운 장점이 영화에 잘 드러나 있다. 특히 역사를 왜곡하지 않고, 다양한 가설이 나오는 곳에 상상력을 발휘해 공백을 메운 지점이 눈길을 끌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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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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