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이주원 "캐스팅 돼 엄마랑 울었다…유해진 닮고 싶어"(종합)[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12.11 06: 34

 이주원(12)은 아직 친구들과 노는 게 더 좋은 어린이다. 하지만 사극 스릴러 ‘올빼미’에서 계산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 생동감과 무한한 확장성을 지닌 놀라운 아역배우의 탄생을 알렸다.
이주원은 최근 서울 합정동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부모님, 친구들과 ‘올빼미’를 3번이나 봤다. 이렇게 연기 칭찬을 많이 해주신 게 처음이어서 기분이 좋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올빼미’(감독 안태진, 제공배급 NEW, 제작 씨제스엔터테인먼트·영화사 담담)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 천경수(류준열 분)가 소현세자(김성철 분)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지난달 23일 극장 개봉한 ‘올빼미’는 손익분기점을 달성해 흥행에 성공한 작품으로 등극했다.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이주원은 ‘올빼미’에서 소현세자와 강빈(조윤서 분)의 장남 석철 역을 맡았다. 3차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그는 “합격 소식은 오디션을 마친 뒤 한 달 정도 후에 들었다. 그 시간 동안 저는 떨어졌는 줄 알았는데 엄마가 전화를 받고 깜짝 놀라며 우셨다. 저도 이 영화에 캐스팅 되어서 너무 좋았다”고 당시의 감정을 떠올렸다.
엄마와 함께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는 이주원은 “그날 부모님과 함께 나갈 준비를 하다가 갑자기 연락을 받아서 너무 놀랐다.(웃음) 엄마랑 같이 울었다. 처음엔 놀랐지만, 이후부터는 빨리 촬영장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영화 스틸사진
석철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어렵지 않았냐고 묻자, “엄마가 방향성을 짚어주며 저와 같이 연구했다. 석철은 어릴 때부터 엄마, 아빠를 못 보고 자란 캐릭터인데 실제로 저는 그런 일을 겪어보지 못 했다. 그래서 제 동생들이 사라진다거나, 몇 년 동안 못 만난다는 상상을 하며 이해하려고 했다”고 인물을 접하고 연기로 해내기까지의 과정을 술술 풀어냈다. 그는 겪어보지 않은 원손의 처지와 감정을 자신만의 방식대로 연구하는 영민한 배우였다.
이주원은 “제가 역사를 좋아하기 때문에 역사책을 찾아보며 당시 시대상을 연구했다. 책은 ‘Why? 한국사’를 읽었고 영상 같은 건 찾아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석철이 어마마마, 아바마마를 못 보고 살아서 하소연하는 장면이 있는데, 저는 그의 감정을 초반에 빵 터뜨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근데 감독님이 감정을 점점 쌓아가야 한다고 얘기해주셨다. 또한 어마마마, 아바마마를 만나서 정자로 뛰어가는 신이 있었는데, 저는 역할의 특징을 고려해서 덜 신나게 뛰었다. 근데 감독님이 ‘더 신나게 뛰어라’고 하시더라. 감정 조절 부분에서 감독님이 세밀하게 디렉팅 해주셨다. 오케이 컷이 날 때마다 감독님이 ‘잘했다’면서 계속 안아주셨다. 그래서 더 집중이 잘 됐고 저도 더 잘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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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원은 석철이 경수 앞에서 오열하는 장면에 대해 “그 신을 소화하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컷이 많이 나누어져 있었기 때문에 다른 배우들 찍을 때는 감정을 최소화했다. 중요한 신이다 보니 저 스스로 감정을 몰입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주원은 “눈을 감고 조윤서 배우님을 진짜 엄마로, 김성철 배우님을 진짜 아빠로 생각하고 머릿속에 그리면서 연기했다. 두 분도 최대한 저와 부모-자식 관계처럼 보이려고 노력을 많이 하셨다”고 눈물 연기를 실감나게 소화한 비법을 전했다.
2017년 7살의 어린 나이에 단편영화 ‘서바이벌 가이드’로 일찌감치 배우 생활을 시작한 이주원은 한 해 한 해 성장하면서 “연기에 대한 부담감이 점점 커지는 거 같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촬영장에 가고 연기하는 게 재미있다. 친구들이 제게 ‘나는 꿈이 없는데 너는 빨리 찾아서 좋겠다’고 한다”고 털어놨다.
이주원은 ‘어린 의뢰인’(2019), ‘미션 파서블’(2021), ‘스텔라’(2022) 등의 영화와 ‘마더’(2018), ‘구미호뎐1’(2020), ‘본 어게인’(2020), ‘시지프스: the myth’(2021), ‘옷소매 붉은 끝동’(2021), ‘불가살’(2022), ‘소년심판’(2022) 등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경력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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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해온 작품들 가운데 가장 뿌듯한 것은 ‘올빼미’와 ‘시지프스’다. 이 드라마를 할 때 제가 처음으로 시청자들에게 연기 칭찬을 많이 받았다. 엄마가 댓글을 캡처해서 다 보여주셨다.(웃음) 칭찬을 많이 받아서 좋았는데 댓글 중에 ‘오늘 (어린)시그마 연기 미쳤다’ ‘오늘 후반부 아그마(아이+시그마)가 살렸다’는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며 해맑게 웃었다.
이주원은 아직 초등학교 5학년이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연기자의 길을 걷겠다는 진로가 확고했다.
“저는 유해진 배우님 닮고 싶다. 최근에 ‘공조2: 인터내셔날’을 완전 재미있게 봤다. 그동안 유해진 배우님을 TV에서 봤을 때 밝고 코믹연기를 잘하시는 줄 알았는데, 이번 촬영장에서 쉬는 시간에도 계속 대본을 읽으며 연습하시는 걸 보고 멋있었다. 유해진 배우님과 현장에서 소소한 대화 빼고는 나눠본 적이 없다. 카리스마가 넘치셔서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먼저 말을 걸어주셔서 감사했다.”
연기의 재미를 맛본 이주원은 앞으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도전하고 싶다고. “불우한 역할, 맞는 역할은 자주 해서 현대극에서 부유한 가문의 아들 역을 하고 싶다.(웃음) 악역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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