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올해의 재발견 배우를 꼽는다면 누가 있을까? 박지훈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지난 달 18일 전편 공개된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영웅: Class 1'(이하 '약한영웅', 연출 및 극본 유수민, 제작 플레이리스트, 쇼트케이크)은 웨이브의 대표작이 된 화제의 작품.
'약한영웅1'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최현욱 분), 범석(홍경 분)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성장 드라마다. 뛰어난 작품성이 신선한 배우들과 만나 폭발적인 시너지를 낸 케이스이다. '예상치 못한' 배우들의 조합과 열연은 일면 도전적인데, 그런 점에서 토종 OTT 웨이브의 자존심을 제대로 살렸다고도 할 수 있다. 드라마 공개 직후 웨이브는 단숨에 2022년 유료 가입자 1위를 기록했다.
그 가운데에는 박지훈이 있다. 프로젝트 인기 아이돌 그룹 워너원으로 활동한 박지훈은 서사의 중심에서 극을 이끄는데 내내 그가 선보이는 흐리멍텅하면서도 날카로운 이중적인 눈빛은 오랜 여운을 남긴다. ‘내 마음속에 저장’의 유행어를 만들며 누구보다 초롱초롱 러블리한 눈빛을 뽐내던 박지훈의 새 얼굴은 일면 충격적이다.

러닝타임 내내 우수에 가득찼지만 분노가 서려있는 눈빛으로 슬픔의 정서를 전달한다. 그러면서도 유약해보이는 몸에서 반전으로 드러나는, 뛰어난 두뇌를 활용한 전략적 액션은 보는 이에게 짜릿함을 안기고 강자에게 굴하지 않은 잡초같은 근성과 의리는 응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박지훈은 단연 남녀노소를 아우르며 공감을 일으킬 만한 연기를 선보였다.
이 작품은 'D.P. 학원물'로도 불리는데 실제 'D.P.' 한준희 감독이 크리에이터로 활약했다. 그는 박지훈을 두고 "제작사 쇼트케이크 김명진 대표님이 박지훈 배우를 추천하셨고,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을 보고 신기했다. '저 친구가 워너원의 그 친구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했다. 저는 그 드라마도 재미있게 봤는데 거기서 박지훈 배우가 연기할 때 속을 알 수 없는 이상한 친구로 봤다. 그런데 극을 끌고 가는 에너지가 있었다. 저는 어떤 작품이든 혼자서 극을 끌고 가는 건 어마어마한 무게라고 생각했다. 그걸 끌고 가는 걸 보면서 '안정적인데?'라고 생각했다. 여러가지 얼굴들이 있겠다고 봤다. 그래서 제작사 대표님이 왜 추천했는지 알겠더라. 감독님도 비슷한 걸 본 것 같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제 또래 배우들 중 더욱 두각을 드러내게 된 박지훈은 인터뷰에서 “이런 액션을 처음 하다보니까 긴장도 됐다. 제가 항상 영혼을 갈아서 만든 작품이라고 말씀드리는 이유가 ‘연시은’이라는 캐릭터를 정말 많이 연구했고, 캐릭터 구축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또 이 작품의 캐릭터가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이 작품이 저에게 있어서, 대중에게 있어서 중요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싶다. 저의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드리고자 했다”고 전했다.

스스로 이를 갈고 캐릭터와 작품을 준비했다는 말이다. 그는 “이번 작품 반응 중에 ‘드라마를 보면서 박지훈을 본 게 아니라 연시은을 본 것 같다’는 글이 있었다. 제가 아니라 캐릭터가 보인다는 말은 정말 극찬인 것 같다. 저보다 캐릭터가 보였으면 좋겠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저는 스스로 틀에 가두지는 않는다. 작품이 주어지면 캐릭터에 누구나 다 어색하지만, 그 어색함을 벗어던지고 제가 해야할 것에 집중한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2022년을 넘어 2023년 그가 보여줄 더 많은 얼굴이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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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웨이브